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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진택의 디자인 읽기/YF쏘나타] 날렵한 옆모습, 어색한 크롬 장식

1985년에 나온 현대자동차의 첫 쏘나타는 스텔라의 변종인 데다 많이 팔리지도 않았다. 그래서 일단 패스.

88년 출시된 두 번째 쏘나타(Y2카)가 사실상 최초라 할 수 있다. 당시 각진 세단 사이에서 유연한 몸매를 뽐내며 베스트셀러에 올랐다. 세계적 유행이던 ‘에어로다이내믹 스타일’을 충실히 따른 결과다.

93년에는 쏘나타Ⅱ가 나왔다. 당시 유행하던 ‘풀 어라운드(딱딱한 각을 잡지 않고 둥글둥글하게 만든 형상) 스타일’이 특징이었다. 에어백과 ABS브레이크를 대중화시켰는데, 뒷유리창에 ‘ABS’, ‘AIR BAG’ 스티커도 붙였다.

쏘나타Ⅱ의 앞뒤를 바꾼 쏘나타Ⅲ에는 ‘바이오닉 디자인’이 숨어 있었다. 누구는 이 차의 헤드램프가 남성의 성기에서 따왔다고 하지만 사실무근이다. 곤충이나 생물의 눈동자 느낌을 내기 위해 앞쪽이 둥글게 디자인됐을 뿐이다.

둥글둥글한 풀 어라운드 스타일에 싫증이 생기기 시작할 무렵, 포드는 ‘뉴 에지 스타일’을 유행시켰다. 생산을 위해 어쩔 수 없이 잡힌 주름이 아니라, 멋과 개성을 위해 일부러 잡은 주름이다.

98년 태어난 EF쏘나타에는 각 바퀴 위쪽과 트렁크 끝단에 뉴 에지 스타일이 들어갔다.

NF쏘나타가 나온 2004년은 품질에 집중하던 시기다. 10년을 굴려도 달가닥거리지 않는 차가 대세였다. 색을 칠하거나 도금을 통한 ‘가짜 소재’가 퇴출당한 것도 이때다. NF쏘나타도 은색을 칠한 플라스틱이 아닌 실제 알루미늄 합금 장식을 했다. 2007년 앞뒤를 살짝 바꾼 쏘나타 트랜스폼에는 트렌드에 발맞춰 뒷바퀴를 살짝 꺾어 코너링을 돕는 기술까지 들어갔다.

YF쏘나타(사진)가 9일 출시 예정이다. 여기에도 세계적인 트렌드가 가득 배어 있다. 세계 전쟁으로 치닫고 있는 자동차 경쟁에선 오직 강한 디자인만이 살아남는다. 그래서 BMW의 눈매가 무서워졌고, 아우디의 라디에이터 그릴이 거대해진 거다. YF쏘나타에는 전에 없이 크고 반짝거리는 라디에이터 그릴에, 화살촉처럼 뾰족한 헤드램프까지 박았다. 측면은 쿠페를 닮은 날렵한 라인으로, 뒷모습은 에어-스포일러처럼 쫑긋한 엉덩이로 강하게 마무리했다. 이런 세단이 대세다. 잘나가는 폴크스바겐 CC나 오펠 인시그니아도 이렇게 생겼다.

이렇게 글을 마치려는데 기이한 부분이 눈에 들어왔다. 통상 측면 유리창만 감싸던 크롬 도금이 백미러를 지나, 펜더를 넘어, 헤드램프 끝 부분까지 길게 뻗어 있다. 이건 트렌드도 아니고, 고집도 아닌 현대차만의 일탈이다. 현대차는 왜 가끔 이런 식으로 자신만의 모호한 흔적을 남기는지 궁금하다.

장진택 자동차 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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