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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SDI, 안과진료 봉사 14년째 천안 시민과 눈으로 대화

천안적십자봉사관에서 열린 삼성SDI 천안사업장의 안과진료 봉사현장을 찾은 한 시민이 의료진으로부터 시력측정을 받고 있다. [조영회 기자]
1일 오후 2시 천안시 서북구 성정동 천안적십자봉사관 3층 강당. 시력을 측정하는 장비 앞에서 흰 가운을 입은 의사와 간호사가 분주하게 움직였다. 20여 명의 노인과 장애인들은 강당에 마련된 의자에 앉아 자신들의 차례를 기다렸다. 이들은 기본적인 시력측정을 한 뒤 정밀시력측정을 거쳐 안경을 맞추거나 혹은 수술을 받기도 했다. 10여 명의 자원봉사자들은 봉사관을 찾은 노인이나 장애인들의 접수를 도왔다.

이날 하루 강당을 찾은 시민은 200여 명. 대부분 60세 이상 노인과 기초생활수급자, 소년소녀가장, 3급 이상 장애인 등이었다. 이들 중 팔순의 한 할머니는 수술용 버스에서 백내장 수술을 받았다. 2일과 3일 두 차례 치료를 더 받으면 완치가 된다고 했다. 수술에 들어가는 비용은 모두 무료다. 안경제작에 들어가는 비용 역시 전액 무료다.

1일부터 3일까지 진행된 이번 ‘천안시민 대상 무료 안과 의료봉사’는 삼성SDI 천안사업장이 모든 비용을 부담하고 서울 실로암안과병원에서는 10여 명의 의료진을 지원했다.

◆삼성SDI, 14년째 안과 의료봉사=1995년 천안에 사업장을 짓고 가동에 들어간 삼성SDI. 삼성SDI는 공장가동 직후 ‘천안에 뿌리를 내릴 만한 방법이 없을까’ 고민했다. 천안을 비롯해 부산과 수원에서도 공장을 운영하는 삼성SDI는 3개 지역의 시민들에게 ‘눈과 관련된 봉사’를 하기로 결정했다. 첨단디스플레이부품인 PDP·LCD·HDTV 등 눈과 관련된 제품을 생산하는 기업의 특성을 감안해 ‘눈’으로 다가서는 봉사활동이 친근하게 느껴질 수 있다는 판단에서였다.

처음엔 눈과 관련된 진료(수술)만 지원하다 2005년부터 안경을 만들어 제공했다. 농촌이나 저소득층에게는 시중에서 10만원 가량 하는 안경이 비싸 눈이 나빠져도 선뜻 안경을 맞추기 어렵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안경 제조 이후 비용이 2000여 만원 이상 추가로 들어가지만 첫해부터 호응이 너무 높아 2005년 이후 한 해도 거르지 않고 있다. 매년 400여 명이 혜택을 받고 있다.

지난해에는 576명이 진료를 받은 뒤 417명이 안경을 맞췄다. 3명은 백내장 수술을 받았다. 1996년 의료봉사가 시작된 이후 5000여 명 이상이 진료를 받았고 100여 명 가랑이 수술을 받았다. 안과수술 중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백내장 수술의 경우 일반병원에서 40만~50만원 이상이 들어가지만 경제적 여건이 어려운 저소득층이나 장애인들에게는 남의 일처럼 여겨졌다. 하지만 삼성SDI의 무료수술이 지원되면서부터는 매년 진료가 진행되는 9월을 기다리는 시민이 적지 않다고 했다.

이날 안경을 맞춘 한기주 할아버지는 “밖에 나오면 햇빛 때문에 눈이 부시지만 팔순이 넘은 나이에 비싼 안경을 맞추기가 부담이 적지 않았다”며 “고맙게도 삼성에서 무료로 안경도 맞춰주고 안과진료도 해주니 너무 고맙다”고 말했다. 광덕에서 버스를 타고 왔다는 현석은 할아버지도 “10년 전부터 매년 나와서 진료도 받고 시력검사를 한다”며 “이번에는 돋보기를 하나 만들어준다고 해서 맞췄다”고 했다.

천안시 주민생활지원과 김영옥 서비스연계팀장은 “시에서는 읍·면·동사무소를 통해 진료를 받아야 할 시민들을 모집하고 선정한 뒤 직접 모시고 온다”며 “삼성SDI에서 이 사업을 시작한 뒤 매년 기다리는 시민이 적지 않을 만큼 호응도가 높다”고 말했다.

◆의료장비도 직접 구입=삼성SDI는 1999년 현장에서 수술이 가능한 버스를 구입, 실로암안과병원에 기증했다. 간단한 시술부터 백내장·녹내장 수술까지 가능한 장비가 장착됐다. 이 버스는 2003년까지 사용되다 북한에 기증됐고 현재 사용중인 버스는 2004년 새로 장만했다. 두 버스에서 수술을 받은 천안시민은 100여 명. 시민들에게는 단순한 버스가 아닌 ‘시력을 찾아주는 병원’인 셈이다.

이번 사업을 맡은 삼성SDI 김기홍(49) 과장은 “매년 9월이면 시민들과 만나는 게 즐거울 정도로 의료봉사에 애착이 간다”며 “만났던 시민들이 반갑게 인사를 건넬 때 가장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신진호 기자

삼성SDI 김기홍 과장 “베풀며 사는 게 가장 큰 행복”

1996년 안과 의료봉사가 처음 시작된 이후 10년이 넘도록 사업을 맡고 있는 삼성SDI 김기홍 과장(사진). 김 과장은 “10년이 넘게 봉사를 맡다 보니 어느 새 천안시민이 다 됐다”며 “베풀면서 살 수 있다는 게 가장 큰 행복”이라고 했다. 다음은 김 과장과의 일문일답.

-언제부터 봉사가 시작됐나.

“삼성SDI가 천안에서 공장을 가동한 직후인 96년부터 안과 봉사가 시작됐다. 매년 9월 초에 의료봉사가 진행돼 이젠 웬만한 시민들이 알고 있을 정도다. ”

-안경제조에도 많은 비용이 들어갈 텐데.

“처음 봉사를 시작할 때는 진료나 수술만 했다. 그러다 2005년 안경을 맞춰주기 시작했는데 호응이 너무 좋았다. 첫해 200여 명이 안경을 맞췄고 매년 늘어나 작년에는 417명에게 안경을 제공했다. 매년 2000여 만원이 추가로 들어가는 등 비용이 만만치 않지만 시민들이 만족해하는 모습을 보고 중단할 수 없었다. ”

-현장에서 직접 수술도 한다.

“의료진이 진료를 한 뒤 수술이 필요하다고 판단하면 동의를 얻어 수술용 차량에서 직접 수술을 한다. 백내장과 녹내장 등 간단한 수술은 현장에서 하지만 어려운 수술은 서울의 실로암안과병원으로 보내 수술을 받도록 지원한다.”

-어떤 시민들이 많이 찾나.

“눈과 관련된 진료는 비용도 많이 들어가고 선뜻 병원을 찾기도 어렵다. 특히 노인이나 장애인, 저소득층 이웃들은 비용 때문에 수술 받는 것을 엄두도 못 낸다. 사회복지시설에서도 많이 찾는다. 모르고 지나칠 수 있기 때문에 천안시의 협조를 얻어 농촌 구석구석까지 안내를 한다. ”

-지역을 위한 다른 봉사활동은.

“무빙투게더라는 봉사활동을 한다. 저소득층과 장애인들을 위해 무료로 이사서비스를 하는 활동이다. 삼성SDI 천안사업장에서 40개 팀이 봉사팀을 구성해 지원에 나선다. 이삿짐도 나르고 새로 이사할 집의 도배나 장판 등 주거환경도 개선해준다. 매년 50건 정도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다른 곳(아산시 등)에서 벤치마킹을 할 정도로 효과가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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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연구원 전력발전연구부ㆍ군비통제센터를 거쳐 1994년 중앙일보에 입사한 국내 첫 군사전문기자다. 국방부를 출입한 뒤 최장수 국방부 대변인(2010~2016년)으로 활동했다. 현재는 군사안보전문기자 겸 논설위원으로 한반도 군사와 안보문제를 깊게 파헤치는 글을 쓰고 있다.

박용한 연구위원 : park.yonghan@joongang.co.kr (02-751-5516)
‘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