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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조선·건설·로봇에 IT를 입힌다

직장인 L씨는 아침 기상과 함께 원격 의료 서비스를 받는다. 변기에 설치된 센서를 통해 수집된 건강 정보가 주치의 병원으로 보내져 그날의 주의할 사항과 함께 ‘정상’이라는 메시지가 화장실 모니터 화면에 뜬다. 거실 벽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TV에 내장된 컴퓨터는 날씨 정보를 종합해 그날에 어울리는 의상 코디를 해준다. 스마트 냉장고가 추천한 식단으로 아침식사를 한 뒤 지능형 전기자동차를 타고 출근해 무인 주차 시스템에 차를 맡긴다.

정부의 ‘IT 코리아 미래전략’ 보고서가 그리는 4년 뒤 한국인의 생활상이다. 정부는 이런 미래상을 실현하기 위해 정보기술(IT) 산업을 적극 육성키로 하고, 2013년까지 민간과 함께 189조3000억원을 투자한다는 청사진을 내놨다. 기업 등 민간이 175조2000억원을 투자할 것으로 기대되는 가운데 정부 예산 14조1000억원을 투입하겠다는 것이다.

방송통신위원회와 지식경제부는 2일 이명박 대통령 주재로 서울 상암동 누리꿈스퀘어에서 열린 대통령 직속 미래기획위원회 5차 회의에서 이런 내용을 보고했다.

정부는 IT 산업 전략을 크게 다섯 갈래로 나눠 추진할 계획이다. ▶10대 IT 융합 전략 산업 육성 ▶글로벌 수준의 소프트웨어(SW) 업체 육성 ▶반도체·디스플레이·휴대전화 세계 1위 유지와 달성 ▶와이브로·인터넷(IP)TV·3D(입체)TV 시장의 활성화 ▶초광대역 네트워크 구축이 그것이다. 방통위의 장석영 정책총괄과장은 “이런 로드맵이 제대로 먹히면 2013년의 잠재성장률 상승 효과가 0.5%포인트에 이를 것”으로 추정했다.

◆전통 산업과 IT의 융합=세계 최대 조선업체인 현대중공업은 23일 무선인터넷인 와이브로를 활용해 ‘유비쿼터스 조선소’를 완공한다. IT와 조선을 버무려 생산 능률을 높이려는 첫 시도다. 삼성테크윈은 유인·반자동 시스템 위주인 국방 무기가 무인·자동 시스템으로 전환하는 흐름에 맞춰 국방 로봇 시장에 적극 참여한다. 로봇과 IT의 결합이다.

5대 IT 전략의 핵심은 기존 산업에 IT를 접목하는 것이다. 자동차·조선·의료·섬유·기계·항공·건설·국방·에너지·로봇은 IT 융합 효과가 큰 10대 전략 업종으로 선정됐다. 이에 따라 자동차 등 산업융합IT센터를 올해 3개에서 2012년까지 10개로 늘린다. 또 국가 사회간접자본(SOC)에 IT를 접목한 ‘지능형 인프라 구축 마스터플랜’을 연내에 수립하기로 했다. 10월까지 ‘시스템 반도체 2015’ 종합계획을 수립해 IT 융합의 기술적 기반을 다질 방침이다.

곽승준 미래기획위원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두 개를 합쳐 완전히 다른 게 나오는 것이 융합이다. 정보통신부를 없애고 IT 관장을 지식경제부와 방송통신위원회로 나눴는데 이번에 융합의 실천적 모습을 보여줬다”고 말했다.

상대적으로 낙후된 SW 산업이 집중 육성 대상으로 꼽혔다. 노무현 정부는 DMB·와이브로·무선인식(RFID) 등에 중점을 둔 IT 정책을 폈다면, 이번 정부는 산업 경쟁력의 원천을 SW로 본 것이다. 이에 따라 ‘SW 장학생’ 선발 등을 통해 차세대 SW 리더를 양성하고 이달 중에 ‘SW공학센터’를 설립하기로 했다. 정부는 지난해 기준으로 국내 3개(삼성SDS 등)였던 글로벌 100대 IT 서비스 기업 수가 2013년까지 6개로 늘 수 있도록 지원하기로 했다. 글로벌 100대 패키지 SW 기업이 전무한데 2013년까지 2군데를 만들자는 목표도 세웠다.

이와 함께 반도체·디스플레이·휴대전화 세 분야에서 세계 시장 점유율 1위를 달성하거나 기존 1위를 유지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또 와이브로와 인터넷TV·3DTV 시장의 활성화를 도모할 계획이다. 2012년까지 디지털TV 방송 전환 작업을 끝내고, 2011년 대구 세계육상선수권대회와 2012년 런던 올림픽을 계기로 3D TV 실험 방송을 하기로 했다.

◆‘IT 홀대론’ 물러가나=현 정부 들어 회자된 ‘IT 홀대론’이 ‘IT 대세론’으로 바뀔지 주목된다. 이번에 나온 5대 전략은 상당 부분 해묵은 정책 과제들이지만, ‘융합’이란 개념을 통해 IT 활용도를 높인다는 점에서 차별화된다. 대신 척박한 풍토의 국내 SW 산업에서 세계 상위권 업체를 몇 년 안에 육성하겠다는 의욕은 과한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이 대통령은 “요즘 IT의 기가 죽었다고들 하는데 난 IT의 힘이 작았던 적이 없다고 생각한다”며 “대한민국의 모든 산업이 경쟁력을 가질 수 있는 건 IT의 힘”이라고 말했다.  심재우·

서승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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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