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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금폭탄 때문에 … 영국 ‘엑소더스’

미국인 앤드루 웨스비체는 2006년 뉴욕을 떠나 영국 런던에 있는 소프트웨어 회사에 일자리를 구했다. 고소득자인 그는 유명 인사가 많이 사는 런던의 부촌 ‘노팅힐’에 거주하고 있다. 수퍼모델 엘 맥퍼슨, 백만장자 리처드 브랜슨 등이 그의 이웃이다.

하지만 그는 조만간 다시 미국으로 돌아갈 예정이다. 영국 정부가 고소득층에 물리는 소득세가 너무 심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웨스비체는 “내가 아는 미국인들은 이미 다 떠났다”고 말했다. 웨스비체와 비슷한 이유로 영국을 떠나는 미국인은 최근 1년 새 4900명에 달한다.

블룸버그는 최근 ‘엘 맥퍼슨도 미국인의 영국 탈출을 막지 못한다’ 제하의 기사에서 “비싼 물가와 경기 침체에다 소득세율 인상에 따른 실질소득 감소로 영국을 떠나는 외국인이 늘고 있다”고 보도했다. 늘어나는 세금 부담 때문에 다국적기업들이 영국 파견 직원들을 본국으로 불러들이고, 영국 외국인학교의 재학생이 줄어드는 등 외국인의 영국 탈출이 가속화하고 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영국 정부는 연봉 15만 파운드(약 3억원) 이상 고소득층의 소득세율을 현행 40%에서 내년부터 50%로 올리기로 했다. 또 2011년부터는 개인연금 납입액에 대한 소득공제율을 40%에서 20%로 낮출 방침이다. 이를 통해 막대한 재정적자와 국가부채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계획이지만, 부유층과 기업인에 대한 역차별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과도한 세금을 피해 영국을 떠나는 기업도 적지 않다. 맥도날드는 1974년 런던에 첫 점포를 연 뒤 유럽 본사를 계속 런던에 둬왔지만 스위스 제네바로 본사를 옮기기로 했다. 지적재산권 관련 수입 등에 대해 기존보다 두 배 이상의 세금을 물게 된 게 본사 이전의 이유인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해 이후 차터·비즐리 등이 본사를 영국 밖으로 옮겼다. 그렇지 않아도 금융위기로 경영이 어려운데 세금까지 불어났기 때문이다.

컨설팅회사 매킨타이어 허드슨의 조사에 따르면 영국 기업 5곳 중 1곳은 ‘지금과 같은 세금 제도라면 영국에서 기업 활동을 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90%의 기업인들은 ‘세금 때문에 인재 유출이 심각한 상태’라고 지적했고, 89%는 ‘영국의 세금 제도가 기업의 해외 이전을 부추긴다’고 응답했다.

이 회사의 니겔 메이 컨설턴트는 “재정이 괜찮은 기업들조차 부담이 만만치 않다”며 “세금 증가가 미래 성장을 막을 수 있다는 점을 정부가 간과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손해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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