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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 칼럼] 나로호와 인공위성

온 국민이 가슴을 졸이며 발사 장면을 지켜보았던 우리의 첫 우주발사체 나로호가 탑재한 인공위성을 결국 제 궤도에 올려놓지는 못했다. 화염을 내뿜으며 하늘로 치솟을 때의 가슴 뭉클했던 감동도 잠시, 자체 우주 발사 성공국의 대열에 합류하기 위해서는 좀 더 많은 노력과 시일이 필요할 듯하다.

인공위성은 무슨 힘으로 지구 주위를 돌 수 있느냐고 묻는 분들이 가끔 있다. 제 궤도에 일단 진입한 인공위성은 더 이상 별도의 추진력으로 도는 것이 아니다. 위성의 원심력과 지구의 중력, 즉 만유인력이 균형을 이루기 때문에 거의 반영구적으로 달처럼 지구 주위를 돌 수 있는 것이다.

우주 공간에는 지상과 달리 공기나 다른 방해물이 거의 없으므로 뉴턴의 관성법칙에 따라 처음의 속도가 그대로 유지된다. 물론 인공위성의 초기 속도는 발사체인 로켓이 정확히 제공해 주어야만 한다.

인공위성의 회전 속도와 궤도의 높이 등을 구하는 문제는, 이공계 대학 1학년 수준의 일반물리학 교과서에도 많이 나온다. 인공위성의 원심력은 회전 속도의 제곱 및 질량(무게)에 비례하고 고도, 즉 지구 중심과 위성 사이의 거리에 반비례한다. 반면 이와 평형을 이루는 지구와 위성 간의 만유인력은 지구와 위성의 질량에 비례하고 거리의 제곱에는 반비례한다.

두 힘의 항목을 등식으로 놓고 풀면, 인공위성의 질량은 서로 상쇄되어 없어지고 만유인력 상수와 지구 질량은 변하지 않는 일정한 값이므로 결국 변수로 남는 것은 위성의 회전 속도와 거리, 즉 궤도의 높이밖에 없다. 위성의 궤도가 높을수록 지구 주위를 도는 속도는 느려진다.

이번 나로호 실패의 원인은 위성 보호덮개인 페어링 한쪽이 제때 분리되지 않았기 때문으로 발표되었다. 로켓 2단이 인공위성보다 훨씬 무거운 페어링을 짊어진 채 비행하느라 제대로 속력을 내거나 정확한 궤도 진입을 위해 제어하기가 매우 어려웠을 것이다. 나로호가 이번에 쏘아 올린 과학기술위성 2호는 소형 위성으로서 자체 추진체가 없으므로, 2단 로켓과 일단 분리된 이후에는 속도나 궤도 높이 등을 더 이상 제어할 방법이 없다.

사실 우리의 첫 통신위성으로서 1995년 8월 미국의 델타 로켓에 실려 발사되었던 무궁화위성 1호 역시 이번과 비슷한 약간의 실패가 있었다. 주 엔진에 부착된 보조로켓 중 하나가 제때 분리되지 않는 바람에 위성을 정상 궤도에서 상당히 못 미치는 높이에 올려 놓았던 것이다. 그러나 무궁화위성에는 이번 위성과는 달리 자체 추진체와 연료가 있었기 때문에 스스로의 추력을 이용해 가까스로 정상 궤도의 높이까지 도달할 수 있었다.

무궁화위성과 같은 통신위성은 정지궤도 위성으로서, 지상에서 보면 우주 상공의 일정한 위치에 떠서 정지해 있는 것처럼 보인다. 이는 위성이 지구를 도는 속도가 지구의 자전 속도와 똑같기 때문인데, 정지궤도 위성의 고도는 약 3만6000㎞다. 이것은 지구와 달 사이 거리의 약 10분의 1 정도 되는 고도로, 이번 나로호에 실린 위성의 도달 목표 고도였던 약 300㎞에 비해 무척 먼 거리다.

우주강국을 향한 우리의 발걸음은 이제 첫발자국을 땐 것에 불과하다. 설령 성공했다 해도 자만해서는 안 되고, 실패했다 해서 좌절하거나 실망할 필요도 없을 것이다.

최성우 한국과학기술인연합 운영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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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