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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회 삼성화재배 월드바둑마스터스] 기세 대충돌

<예선 결승> ○·후야오위 8단 ●·김지석 5단

제8보(98~107)=기(氣)라는 게 있다. 정체불명의, 형언할 수 없는 어떤 힘이 있다. 공격당하기 전에 선제하려는 김지석의 ▲엔 그 기운이 가득 실려 있다. 후야오위는 조용히 98로 머리를 내민다. ▲에 정면으로 맞서지 못하고 살짝 피한 것 같지만 사실은 최강의 대응이다. 98은 대마의 명이 경각인데 어디를 들어오느냐고 힐문하고 있다. 김지석은 싱긋 웃는 것 같더니 노타임으로 99를 두드린다. 여기서 후퇴하면 ▲만 우습게 된다. 힘자랑하다 죽고 만다. 그래서 대마는 죽든 말든 가던 길을 가고 있다.

100에 대한 101도 마찬가지다. 지금이라도 ‘참고도 1’처럼 자수하면 패는 낼 수 있다. 하지만 이건 모든 게 허세였음을 자복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니 판을 거둘지언정 안 되는 일이다. 그래서 101로 돌파했고 102로 대마가 죽어버렸다. 장렬하다. 대신 흑도 103에 두어 백진을 완전 초토화했다. 김지석의 기가 창칼처럼 뻗치며 엄청난 변화를 만들어 냈다.

이해득실은 어떻게 되었을까. 흥분을 거두고 냉정하게 주판을 두드려 보니 역시 대마가 컸다. 흑이 크게 믿진 장사다. 박영훈 9단은 102로 ‘참고도 2’처럼 두었으면 판이 끝날 뻔했다고 한다(흑을 잡는 건 같으나 실전과 참고도 2의 차이가 잠시 후 드러난다, 107=패 때림).

박치문 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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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연구원 전력발전연구부ㆍ군비통제센터를 거쳐 1994년 중앙일보에 입사한 국내 첫 군사전문기자다. 국방부를 출입한 뒤 최장수 국방부 대변인(2010~2016년)으로 활동했다. 현재는 군사안보전문기자 겸 논설위원으로 한반도 군사와 안보문제를 깊게 파헤치는 글을 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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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