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Load Image preLoad Image
검색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주요 기사 바로가기
다른 기사, 광고영역 바로가기
중앙일보 사이트맵 바로가기

물 한 잔 하러 갈까? 괴테가 즐기던 걸로 …

경제원론에서 ‘물은 희소자원이 아니므로 비경제재’라고 배웠던 이론은 수정돼야 한다. 어느덧 물은 ‘상품’이 됐다. 물론 물 브랜드가 나오고, 생수를 돈 내고 사먹은 건 오래됐다. 그래도 이건 그저 도시의 오염이 낳은 풍속도려니 했다. 그런데 아니다. 이제 물만 파는 워터바가 생기고, 고급 레스토랑엔 ‘와인리스트’처럼 ‘워터리스트’를 구비해놓고 골라 먹도록 한다. ‘물 소믈리에’ ‘물 매니저’라는 직업까지 등장하는 판국이다. 이젠 물도 와인처럼 달달 외워가며 공부해야 할 날이 올지도 모른다. 물을 알아야 물도 먹을 수 있는 워터바와 카페에 다녀왔다.

글=한은화 기자, 사진=권혁재 전문기자

서울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의 워터바는 내 몸에 맞는 물을 골라주고, 설명해 주는 ‘물 매니저’를 따로 두고 있다.
물 먹으며 수다 떠는 워터바 물 한 병 사먹으며 앉아서 놀 수 있는 워터바가 국내에 처음 생긴 곳은 부산 센텀시티점이다. 세계의 물이 다 모였다는 ‘물 좋은 곳’이다. 그러더니 이달 초엔 서울 신세계백화점 강남점 지하 1층 식품관에도 워터바가 생겼다. 그래서 가봤다. 냉장고엔 수십 가지의 생수병이 늘어서 있었다. 도무지 뭘 먹어야 할지 알 수 없었다. 망연자실해 있는데 나비넥타이를 맨 남자가 오더니 “어떤 물을 찾으십니까?” 하고 물었다. 자신을 물 매니저라고 소개했다. ‘물이 물이지, 어떤 물이라니?’ 하지만 여기선 왠지 무식하게 굴면 안 될 듯하여 “자극이 적은 탄산수가 있을까요?” 하고 물었다. 그러자 그는 이탈리아 탄산수인 페라렐라를 권했다. 그러곤 샴페인잔에 물을 따라 주고, 물의 맛을 해치지 않는다는 워터크래커도 몇 조각 주었다. 어쨌든 물값만 내면 바에 앉아 한동안 놀 수 있는 건 좋았다.

워터리스트 읽을 줄 알아야 서울 삼성동의 ‘노트랜스 워터 카페’는 생수를 전문으로 파는 카페다. 메뉴판에 줄지어 적혀 있는 게 모두 물이다. 종류가 40여 가지나 된다고 했다. 이 카페는 트랜스지방 퇴출운동 시민단체인 노트랜스클럽에서 만들었다.

여기 말고도 요즘 웬만한 프렌치 레스토랑엔 와인리스트와 함께 워터리스트를 갖추고 있다. 서울 후암동의 ‘나오스노바’는 와인리스트 끝에 8가지 종류의 물 리스트를 따로 두고 있다. 신사동 와인바 ‘뱅가’에는 와인과 어울리는 10여 종의 물 리스트를 따로 두고 있다.


물 한 병에 1만6000원까지, 알고 마시자

물이 이렇게 다양한 종류가 있는지 예전엔 미처 몰랐다. 물이 나오는 지역에 따라 물의 종류는 천차만별로 달라진다. 땅속을 흐르다 지상으로 자연스럽게 솟아난 물을 ‘샘물’이라 하고, 화산암 밑을 흐르는 물을 인공적으로 끌어올린 물은 ‘화산암반수’, 천연 빙하가 녹은 물을 ‘빙하수’라고 부른다. 이뿐만이 아니다. 탄산이 많이 함유돼 톡 쏘는 맛이 나는 물은 ‘탄산수’로, 물에 산소를 주입하거나 비타민을 넣는 등 기능적인 측면을 강조한 물은 ‘기능성 물’로 구분된다. 물에 함유된 성분에 따라 맛도 다르다. 칼슘·인·칼륨·나트륨·마그네슘 등의 미네랄이 들어간 정도에 따라 맛은 미세하게 달라진다. 물 하나를 고르더라도 따져 봐야 할 게 많은 시대다.

① 아쿠아파나 ② 슈타틀리히파킹앤 ③ 이드록시다즈 ④ 비타민 워터 ⑤ 옥시자이저 ⑥ 이로수 ⑦ 10,000 BC

샘물

아쿠아파나 와인 바의 와인 리스트에 단골로 오르는 물이다. 맑고 부드러워 화이트 와인, 스파클링 와인을 마실 때 함께 마시면 와인의 맛을 더욱 살린다고 알려져 있다. 이탈리아 토스카나 지방에서 나는 샘물이 수원(水原)이다. 250mL 1800원.

에비앙 국내에 처음으로 수입된 생수다. 프랑스 알프스의 만년설이 녹은 물로 알프스의 청정 이미지로 국내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15년간 빙하의 퇴적층을 통과하며 자연 여과되다 지층으로 솟아난 물을 취수했다. 칼슘 함량이 높아 맛이 약간 텁텁하다. 500mL 1300원.

탄산수

슈타틀리히파킹앤 대문호 괴테가 즐겨 마셨다 해서 ‘괴테의 물’로 유명하다. 독일 파킹앤 지역에서 나는 지하수로 천연탄산수소염이 많이 들어 있다. 250mL 6000원.

이드록시다즈 물에서 짠맛이 난다. 물병 밑에 하얀 미네랄 침전물이 가라앉아 있는 것이 보인다. 프랑스 오베르뉴 지방의 화산지대에서 채취한 천연 미네랄 탄산수로, 풍부한 미네랄·마그네슘이 원기 회복에 도움이 된다는 입소문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200mL 4400원.

보스 물병 모양이 마치 얼굴에 바르는 화장품 같다. 캘빈 클라인의 향수 디자이너가 디자인했다. 이 병을 인테리어 소품으로 활용하려고 대량으로 구매하는 사람까지 있을 정도. 노르웨이의 천연 탄산수로 물맛이 부드럽다. 375mL 5500원.

초정탄산수 미국 샤스타 광천, 영국의 나폴리나스 광천과 함께 3대 광천으로 유명한 충북 청원군의 초정리 천연 광천수로 만들었다. 역사 속에서 세종대왕·세조대왕 등이 초정리를 직접 찾아 60일간 머물며 이 물로 질병을 치료한 것으로 알려졌다. 500mL 1200원.

화산암반수

볼빅 프랑스 오베른 지역의 휴화산 청정 계곡에서 취수했다. 이곳 화산암을 거쳐 자연적으로 여과된 물로, 자극이 없고 부드러운 맛이 특징이다. 500mL 1350원.

삼다수 1998년 출시된 이래 국내 생수시장의 대표 주자로 인기를 끌고 있다. 제주의 한라산 420m 깊이의 지하에서 취수한 천연 화산암반수다. 약알칼리수로 현무암층에 있는 미네랄 성분이 물속에 녹아 있는 것이 특징이다. 500mL 400원.

기능성 물

비타민 워터 여섯 가지의 맛과 색으로 여성들에게 인기다. 미국 드라마의 여주인공이나 해외 유명 스타들의 사진에서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물이기도 하다. 여섯 가지 물에 포함된 영양소가 다 달라 골라 먹는 재미도 있다. 500mL 1700원.

옥시자이저 이탈리아 북부 산맥에서 채취한 미네랄 워터에 산소를 듬뿍 집어넣었다. 일반 생수보다 3000% 이상의 산소를 함유하고 있는 게 특징. 운동을 하거나 공부를 하는 사람에게 좋단다. 500mL 5800원.

이로수 자작나무 수액을 모아 만든 물이다. 자작나무 특유의 향이 나면서 미끈미끈한 질감을 가지고 있다. 자작나무는 충치 예방에 효과가 있는 자일리톨의 원료로, 껍데기와 수액은 화장품·의료품의 원료로 쓰인다. 500mL 1만6000원.

빙하수

10,000 BC 캐나다의 브리티시컬럼비아 빙하 지역에서 녹은 고대의

빙하수를 헬기를 이용해 떴다. 순수한 물, 불순물이 적다는 이미지로

인기다. 미네랄이 많이 함유돼 있다. 375mL 9800원.
AD
온라인 구독신청 지면 구독신청

중앙일보 핫 클릭

PHOTO & VIDEO

shpping&life

뉴스레터 보기

김민석의 Mr. 밀리터리 군사안보연구소

군사안보연구소는 중앙일보의 군사안보분야 전문 연구기관입니다.
군사안보연구소는 2016년 10월 1일 중앙일보 홈페이지 조인스(https://news.joins.com)에 문을 연 ‘김민석의 Mr. 밀리터리’(https://news.joins.com/mm)를 운영하며 디지털 환경에 특화된 군사ㆍ안보ㆍ무기에 관한 콘텐트를 만들고 있습니다.

연구소 사람들
김민석 소장 : kimseok@joongang.co.kr (02-751-5511)
국방연구원 전력발전연구부ㆍ군비통제센터를 거쳐 1994년 중앙일보에 입사한 국내 첫 군사전문기자다. 국방부를 출입한 뒤 최장수 국방부 대변인(2010~2016년)으로 활동했다. 현재는 군사안보전문기자 겸 논설위원으로 한반도 군사와 안보문제를 깊게 파헤치는 글을 쓰고 있다.

박용한 연구위원 : park.yonghan@joongang.co.kr (02-751-5516)
‘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