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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ver Story] 성동조선해양 회장 - 수출입은행장 ‘솔직 대담’

지난달 27일 경남 통영의 성동조선해양을 방문한 김동수 수출입은행장에게 이 회사 정홍준 회장이 선박의 제작 과정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성동조선해양 제공]
은행은 기업에 돈을 빌려줘 이익을 얻고, 기업은 그 돈을 밑거름으로 성장한다. 하지만 교과서적으로 그렇다는 말이지, 현실에선 그처럼 아름다운 공생 관계를 찾기가 쉽지만은 않다. 특히 경제가 안 좋을 땐 더 그렇다. 은행은 기업을 ‘돈 달라고 칭얼대는 철부지’로, 기업은 은행을 ‘자기 잇속만 챙기는 수전노’로 바라본다.

이런 분위기에서 은행장과 기업주가 만나 속내를 털어놨다. 지난달 27일 오전 김동수 수출입은행장은 경남 통영의 성동조선해양을 방문해 이 회사 정홍준 회장을 만났다. 두 사람은 ‘달러 박스’ 역할을 하고 있는 조선업의 중요성에 대해선 공감하면서도 과당 경쟁이나 은행의 지원 등에 대해선 서로 쓴소리를 하기도 했다.

# 위기 때 은행의 역할

▶정홍준=대통령께서 “은행들이 비 올 때 우산 뺏는 일은 없도록 해야 한다”고 할 때 기업들은 기대가 컸다. 그러나 실상은 그렇지 못한 경우가 더러 있었다. 금융위기가 심화되자 시중은행들은 선수금환급보증(RG) 보증을 중단했고, 그 바람에 일부 조선사는 성사된 계약을 취소해야 했던 것으로 안다(RG는 선박이 예정대로 건조되지 못할 때에 대비해 금융사가 선주에게 선수금의 지급을 보증하는 것).

▶김동수=금융위기 이후 세계 수주 물량이 95%나 줄었다. 수주가 없으니 RG 발급이 안 된 것 아닌가.

▶정=물량이 크게 준 것은 맞다. 하지만 RG 발급을 진행하던 계약 중 일부는 시중은행의 발급 중단으로 끝내 취소됐다고 들었다. 은행도 이익을 추구하는 기업이지만 보다 공익적 관점에서 일을 처리해줬으면 하는 바람이다. 이를 감안해 위기 시엔 수출입은행과 같은 국책은행이 더 많은 역할을 해줬으면 좋겠다.

▶김=대형 조선사의 협력업체를 지원하기 위한 네트워크 대출(2조5000억원)을 포함해 조선업종에 대한 지원을 세 배가량 늘렸다. 그러나 재원은 한정돼 있다. 원하는 만큼 지원하기가 어렵다. 또 호황만 믿고 조선업체들이 평소 자금관리를 잘못한 것도 문제다. 배를 만들기 위한 선수금을 시설 확충 등 다른 용도로 많이 사용했다. 그러다 금융위기로 금융권이 움츠러드니 막상 배를 지을 돈마저 부족해진 것이다.

# 지원에서 소외된 중견기업

▶정=성동조선해양의 경우 지난해 8월 중소기업에서 중견기업으로 격상되고 난 뒤 망망대해를 떠다니는 느낌이다. 정부와 금융권의 지원이 중소기업에 집중되면서 상대적으로 중견기업 지원은 크게 약화됐기 때문이다. 이미 투입된 시설자금(5800억원)을 운영자금화해야 하는데 상황이 여의치 않다. 또 해외에 조선소를 지으면 수출입은행은 해외사업자금을 지원하고, 은행들은 지분 투자도 한다. 그런데 똑같이 수출용 배를 짓기 위한 것인데 국내에 조선소를 지으면 은행 대출 외엔 방법이 없다. 명백한 역차별이다.

▶김=역차별 문제가 거론될 수 있겠다. 검토해 보겠다. 시중은행들이 위축되면서 수출입은행이 6월부터 중소기업에 대한 시설자금 대출을 시작했다. 아울러 이걸 중견기업까지 넓히도록 방침을 정했으니 곧 조치가 나올 것이다. 다만 지원이 효과적이기 위해선 조선사들도 구조조정을 통해 경쟁력 강화에 힘써야 하지 않겠나. 특히 중국이 빠른 속도로 추격해 오고 있다.

발빠른 선주는 이미 호황에 대비

# 도전받는 조선업 경쟁력


▶정=중국이 우리보다 인건비가 싼 게 장점이지만 우리의 생산성은 중국의 15배에 이른다. 설비와 생산의 자동화도 우리가 훨씬 앞서 있다. 중국의 수주가 많이 는 것은 한국 조선소가 다 소화할 수 없는 물량이 일부 넘어갔기 때문이다. 그러나 우리와 중국 배의 중고가격이 워낙 차이 나기 때문에 중국으로 간 물량은 곧 국내로 넘어올 것이다.

▶김=그래도 걱정이다. 80년대 초에도 대대적인 조선업체 구조조정이 있었다. 지금도 비슷한 상황이다. 모든 회사가 종합 조선소를 꿈꿀 게 아니라 업체마다 자기만의 특화된 분야에서 경쟁력을 갖춰야 한다.

▶정=일부는 호황만 믿고 치밀한 준비 없이 조선업에 뛰어들었다. 그러나 우리는 80년대부터 조선기자재 사업을 하면서 차근차근 준비해 왔다. 성동조선해양이 일부 선종에서 세계 최대의 수주량을 확보한 것도 준비가 철저했기 때문이다. 육지에서 배를 만들어 바다로 띄우는 기술(육상건조기법)도 최고다. 이를 더 발전시키도록 노력하겠다.

▶김=금융권이 적극 지원하더라도 세계 조선경기가 회복되지 않으면 소용 없다. 언제쯤 수주가 금융위기 이전으로 회복하겠나.

▶정=발빠른 선주들은 배값이 많이 떨어진 지금부터 향후 호황기를 준비하고 있다. 벌크선 수주는 이미 회복이 시작돼 내년 하반기께 정상화될 것이고, 컨테이너선은 2011년께 정상화될 것으로 전망한다.

통영=김준현 기자

◆정홍준(60) 회장=기계장비 업체에서 일하다 91년 선박용 용접기를 생산하는 성동산업을 설립하면서 조선업에 뛰어들었다. 2006년 이후 전문경영인에게 회사를 맡겼다 금융위기로 조선업이 침체에 빠져들자 4월 대표이사로 복귀했다.

◆김동수(54) 행장=재정경제부 경제협력국장·정책홍보관리실장, 기획재정부 제1차관을 거쳐 지난 2월 수출입은행장에 취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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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