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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형동의 중국世說] 인도양을 둘러싼 용과 코끼리의 포효

“인도양을 얻으면 세계를 지배한다.” 이는 일찍이 해가 지지 않는 판도(版圖)를 자랑하던 대영제국 해군의 금언이다.
지난 8월 20일 팔람 라주 인도 국방담당 국무장관은 “중국이 인도양 지역에 영향력 확대를 꾀할 것”이라면서 “이런 중국의 동향이 인도 안보에 위협이 된다면 대응조치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용)과 인도(코끼리)는 공히 고대 문명 발상국가로 유구한 세월 동안 종교와 문화적 가치를 교환하며 상호 견제와 협력을 도모해왔다. 현대에 들어 양국은 전쟁과 반목의 시기를 거치기도 했으나, 2005년에는 ‘전략적 동반자 관계’라는 평화적 모드로 전환하였다.
미국 국가정보위원회(NIS)는 “20세기가 미국의 세기였다면 21세기는 중국과 인도가 주도하는 시대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두 나라가 21세기 국제 정치와 경제면에서 ‘주요 행위자(key player)’로 급부상하고 있는 것이다.

이렇게 미래 세계의 중심축으로 떠오른 양국은 외교상 동반자 관계를 표방하고 있지만 ‘영토주권’이라는 국가 기본요소의 화로 속에서는 분쟁의 씨앗을 키우고 있다. 전장 2500km에 달하는 영토분쟁에 직면해 있고, 파키스탄과 달라이 라마는 양국의 아킬레스 건으로 작용하고 있다. 나아가 인도양과 남아시아를 무대로 한 지역패권 경쟁이 세인의 관심을 고조시키고 있다.

요즈음 중국과 인도는 각각 대양해군을 지향하며, 군비와 지역 패권경쟁 레이스에 불을 댕기는 모양새다. 중국은 작년 말 소말리아로 구축함 2척을 파견한 가운데 인도의 영향권인 남아시아와 인도양에 대한 진출을 본격화하고 있다. 파키스탄은 물론 미얀마와 몰디브, 스리랑카 등에서도 공군기지나 항만건설을 지원하여 이 지역 내 해∙공군 교두보를 확보해 가고 있다. 게다가 중국은 ‘고기술 조건하에 국부전쟁 수행’ 이라는 군사전략에 입각하여 전략무기(핵.미사일) 현대화와 정보전 능력배양 등에 주력하고 있다. 또한 2007년 1월 세계를 놀라게 했던 미사일을 이용한 위성요격, 신형 젠-10 전투기 배치, 항모 건조 추진 등 군사대국으로서의 면모를 일신하고 있다.

이러하니 인도의 대(對)중국 견제의 칼이 칼집 속에서만 울기에는 너무 절박한 상황이 된 것이다. 인도는 2007년 말 ‘신 해양군사전략’을 발표하면서 전방위적인 외교로 군사강국들과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이미 2005년 7월에는 미국과 핵 협정을 체결하여 미국으로부터 합법적인 핵 보유국 지위를 인정 받았고, 현재는 러시아와 프랑스의 기술지원으로 ‘ATV’라는 비밀 무기개발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그리고 지난 7월 26일에는 5500톤급 핵 추진 잠수함 진수식을 가졌으며, 미국에 3척의 항모와 2척의 핵 잠수함도 주문했다. 이쯤 되면 영국 국제전략문제연구소(IISS)의 통계담당도 혼란이 올 것이다.

인도양은 에너지 수송과 무역 항로서의 가치로 인해 21세기 들어 최대 전략 요충지로 지목되고 있다. 또한 인도양은 해적의 아지트인 소말리아와 세계의 화약고인 중동 제국 등과도 접해 있어 국제사회의 관심도는 날로 그 높이를 더하고 있다. 이에 미 해군은 공해상 위협요소에 대처한다는 명분으로 ‘일천 척의 해군(Thousand-Ship Navy)’ 구상을 제안했다. 각국의 해군과 국제기구 등이 동참하여 WMD(대량살상무기) 이동을 통제하자는 ‘전 지구적 해양전략(Global Maritime Strategy)’의 일환이라고 한다.

이제 인도양 역내 전략적 게임 참가자가 미국과 유럽 외에 중국, 인도가 새 주역으로 참여하면서 강대국간의 충돌을 우려하는 소리도 높다.

중국은 일찍이 명 나라 때 정화(鄭和)를 통해 인도양을 거쳐 페르시아와 아프리카에 이르는 해상 실크로드를 개척한 바 있어 인도양에 대한 향수가 짙을 수 있다. 인도로서도 무굴 제국 위용의 자긍심에 대척되는 중국 후한(後漢)의 반초(班超)에게 당한 패배와 1757년 영국에 사실상 주권을 내준 플라시 전투를 잊을 수 없을 것이다.

그러나 2차대전의 영웅 몽고메리 원수는 “평화의 열쇠를 쥐고 있는 것은 힘이고, 힘있는 국가만이 이상을 실현할 수 있으나, 정신적인 면이 무력보다 강하다” 라는 말을 남겼다. 이제 중국과 인도는 과다한 군비경쟁을 자제하고 국제사회의 책임 있는 대국으로서 21세기 세계 공동번영의 영예로운 정신문명사 창조에 정진해주기를 희망해 본다.

한형동 산둥성 칭다오대학 객좌교수

※중앙일보 중국연구소가 보내드리는 뉴스레터 '차이나 인사이트'가 외부 필진을 보강했습니다. 중국과 관련된 칼럼을 차이나 인사이트에 싣고 싶으신 분들은 이메일(jci@joongang.co.kr)이나 중국포털 Go! China의 '백가쟁명 코너(클릭)를 통해 글을 보내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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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