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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우덕의 13억 경제학] 중국증시(61)‘그들이 베이징 금융가로 달려간 까닭은?’

한국과 공산중국이 수교한 게 1992년이었습니다. 만 17년이 지났네요. 그동안 양국 경제협력의 패러다임도 크게 바뀌었습니다.

그 과정을 보면 이렇습니다.

수교 전 양국 경협은 간접무역이 주류였습니다. 홍콩을 통한 교역이지요. 수교와 함께 직접투자가 시작됩니다. 많은 한국 임가공업체들이 중국으로 공장을 옮겼던 겁니다. 완구 신발 섬유 등의 업체가 주류였지요. 2000년들어 중국인들의 소득수준이 높아지면서 소비시장 교류가 본격적으로 시작됐습니다. 많은 한국 상품이 중국에서 판매됐지요.

간접무역→직접투자→소비시장 진출 등의 단계를 밟아온 것이지요?

그렇다면 다음에 올 한중경협의 큰 흐름은 무엇일까요?

자본시장 교류가 그 하나라는 게 저의 생각입니다. 양국간에 많은 투자자금이 오가고 있고, 증시에도 상대국 기업이 상장되고 있습니다. 시작일 뿐입니다. 앞으로 그 움직임은 더 거세어 질 것입니다. 제가 줄기차게 '중국증시'칼럼을 쓰는 이유도 바로 거기에 있습니다.

오늘 칼럼에서 그 현장을 살펴보겠습니다. 최근 저희 신문에 썼던 기사를 조금 수정해서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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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달 6일 베이징의 금융거리인 진룽제(金融街)의 한 고급 식당. 정장차림의 비즈니스맨 6명이 저녁 식사를 하고 있다. 서울에서 온 한국투자증권 관계자와 중국 최대 자산운용사인 중국생명자산관리(CLAMC)의 직원들이 만나는 자리였다. 말이 식사지 실은 비즈니스 미팅이었다. 긴장감이 감돌기도 했다. 한국투신이 운용하게 될 중국 A주식 투자펀드인 QFII(적격내국인기관투자가)펀드 운용을 위한 자문사 선정이 '협상' 주제였다.

"CLAMC는 최대 규모 펀드운용사로 투자 노하우가 풍부하다. 고품질 자문서비스를 보장할 수 있다. 같이 일 해보자"(중국 측)
"CLAMC의 해외투자기금인 QDII(적격내국인기관투자가)펀드를 한국증시에 투자할 뜻은 없는가? 그 관련 업무를 한국투자증권에 달라. 서로 이익이 있어야 하지 않겠는가"(한국 측)

양측은 '잘 해보자'라는 선에서 이날 회의를 끝냈다. 조강호 한국투자증권 해외사업추진실 부장은 "중국증시 투자를 위한 최고의 파트너를 잡기 위해 주요 자금운용사와 접촉하고 있다"며 "중국 측도 매우 적극적으로 한국증권사를 대하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아래 사진은 베이징 진룽제)



'진룽제 미팅'은 한·중 경협의 새로운 흐름으로 등장한 '자본시장 교류'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양국 자본시장 교류의 시작은 2005년 말 본격 등장한 '차이나 펀드'였다. 홍콩증시에 상장된 중국기업이 주 투자 대상이었다. 그러나 2008년 푸르덴셜(코리아)·미래에셋 등을 시작으로 국내 증권사들이 QFII자격을 따내면서 상하이·선전증시의 A주 투자도 가능해졌다. 최영호 삼성증권 상무는 "올해 중국금융당국이 승인한 11개 QFII 중 4개가 한국업체였다"며 "국내 증권사의 중국진출은 늦었지만 가장 활발하게 움직이고 있다"고 말했다.



반대 방향으로도 진행 중이다. 중국정부가 승인한 해외투자 펀드인 QDII가 한국증시에 관심을 갖고 있다. 현재 중국 금융기관이 운용하고 있는 10개 QDII펀드 중 3개 펀드가 한국에 투자되고 있다. 특히 상토우머건(上投摩根)아태펀드는 지난 6월 말 현재 11억7172만 위안(약 2110억 원)을 한국증시에 투자하고 있다. 전체 투자자금의 8.17%로 홍콩 호주에 이어 3위다.

천둥(陳東) CLAMC국제영업부 사장은 "한국증시에는 삼성전자·POSCO·LG전자 등 글로벌기업이 있어 매력적"이라며 "어느 정도의 탐색기가 지나면 차이나머니의 '한국증시 러시'가 이뤄질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베이징 차오양취(朝陽區)의 화마오(華貿)센터 13층에 자리잡고 있는 한국증권거래소 베이징사무소는 또 다른 한·중 자본시장교류의 현장. 정문을 밀치고 들어서니 서너명의 중국인들이 파워포인트 화면을 띄워놓고 프리젠테이션을 하고 있다. 회사 소개였다. 한창우 사무소장은 "한 달에 4~5개 중국업체가 한국증시 상장을 위해 회사소개 자료를 들고 방문하고 있다"며 "거꾸로 중국기업을 찾아가 설명회를 갖기도 한다"고 말했다. 2005년 사무소설립이후 450여개 중국 업체를 방문했단다.

현재 한국증시에 상장된 중국기업은 중국원양자원·화풍그룹 등 모두 6개. 22개 중국업체가 주간사 계약을 맺고 상장절차를 밟고 있다. 올해 3~4개 업체가 추가로 얼굴을 내밀 전망이다. 시차(중국과 1시간)가 거의 없어 주가관리에 편하다는 점, 빠른 상장절차, 높은 유동성 등의 매력이 있어 한국증시 상장을 노린 중국기업이 늘고 있다"는 게 한 소장의 설명이다.

지분투자·벤처투자 등도 무시못할 요소다. 사모펀드인 마이에셋자산운용이 한 예다. 이 회사는 코스피 상장업체인 중국원양자원에 200억 원을 투자, 상장 후 매각해 728억 원의 평가차익(수익률 364%)을 얻었다. 윤승용 KTB차이나 사장은 "골드만삭스·모건스탠리 등 글로벌 투자은행이 이미 중국 시장을 깊숙히 잠식했다"며 "그러나 국내 증권업체의 몸집에 맞는 투자영역은 얼마든지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자본시장 교류를 양국 경협의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보고 있다. 표민찬 서울시립대 교수는 "중국 역시 미국·유럽 등 서방 시장보다는 접근하기 쉽고, 금융기법도 크게 발달한 한국을 자본시장 교류 대상으로 선호하고 있다"며 "중국은 금융업계의 해외 자본시장 진출 대상지이자, 함께 성장할 파트너"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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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연구원 전력발전연구부ㆍ군비통제센터를 거쳐 1994년 중앙일보에 입사한 국내 첫 군사전문기자다. 국방부를 출입한 뒤 최장수 국방부 대변인(2010~2016년)으로 활동했다. 현재는 군사안보전문기자 겸 논설위원으로 한반도 군사와 안보문제를 깊게 파헤치는 글을 쓰고 있다.

박용한 연구위원 : park.yonghan@joongang.co.kr (02-751-5516)
‘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