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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철언씨 돈 163억 횡령 여교수 2심서 4년형

서울고법 형사11부(부장 이기택)는 노태우 정부 때 실세였던 박철언 전 체육청소년부 장관이 맡긴 178억여원을 횡령한 혐의로 기소된 강모(48·여) 전 H대 교수에게 징역 4년의 실형을 선고했다고 30일 밝혔다. 그러나 강씨가 투병 중이어서 법정구속은 하지 않았다. 1심은 징역 4년6월을 선고했었다.

재판부는 “강씨가 횡령한 돈으로 부동산과 외제 승용차를 구입하는 등 비난 가능성이 매우 높고, 박 전 장관에게 입힌 손해를 대부분 회복하지 못해 엄벌이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하지만 “강씨가 횡령한 돈의 일부를 박 전 장관의 지시에 따라 쓰기도 했으며, 박 전 장관이 자신의 돈이라는 것을 숨기고 세금을 줄이기 위해 강씨에게 돈을 맡긴 측면도 있는 점 등을 고려해 형을 정했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1심이 강씨가 횡령했다고 판단한 돈 가운데 일부는 박 전 장관이 새롭게 별도의 자금을 주면서 보관을 부탁한 것이 아니라 강씨가 이미 횡령해서 자신의 오빠 등의 계좌에 입금해 놓은 것이기 때문에 따로 횡령죄가 인정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하지만 ‘2000~2005년 강씨가 지인들에게 미화 19만 달러 등을 송금한 것은 박 전 장관의 지시에 따른 것이기 때문에 횡령한 것이 아니다’는 강씨 변호인 측의 항소이유 대부분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강씨가 횡령한 금액은 총 163억여원으로 산정했다.

한편 강씨의 부탁을 받고 박 전 장관의 돈이 통장에 입금된 것처럼 통장 71개를 위·변조한 혐의로 구속 기소된 H은행 지점장 이모(47·여)씨에게는 1심과 같이 징역 1년6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강씨는 2001년 6월부터 2007년 2월까지 박 전 장관으로부터 통장에 입금하라고 받은 돈 178억여원을 통장 위·변조 등의 방법으로 76차례에 걸쳐 인출한 혐의로 지난해 7월 기소됐다. 당시 검찰은 강씨가 횡령한 돈을 부동산·외제차 구입, 생활비, 무용단 공연비 등으로 대부분 사용했다고 밝힌 바 있다. 

박성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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