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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대평 “이회창과 당 같이 못해” … 총리 또 무산되자 ‘폭발’

자유선진당의 이회창 총재와 심대평 대표가 지난 28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서울특별시당 창당대회에 참석해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 이 총재 뒤에서 있던 심 대표는 30일 “이 총재와 당을 같이할 수 없다”며 탈당을 선언했다. [연합뉴스]

심대평 자유선진당 대표는 30일 국회에서 열린 탈당 기자회견에서 이회창 총재를 강하게 비판했다. “아집과 독선적 당 운영”이라는 표현도 썼다. 1년8개월 전 이 총재와 대선 후보 단일화를 할 때와는 딴판이었다. 심 대표는 탈당 회견에 앞서 이 총재에게 아무런 연락도 취하지 않았다. 도대체 둘 사이에 무슨 일이 있어 이렇게 틈이 벌어진 걸까.

심 대표 본인은 “당의 변화를 추구하는 게 불가능하다고 판단한 게 가장 큰 이유”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당 안팎에선 총리직을 둘러싸고 누적돼온 갈등이 폭발했다는 게 정설이다. 심 대표도 회견에서 “총리직(무산)을 통해 총재의 생각과 내 생각을 정리하는 계기가 된 것은 사실”이라고 인정했다.

특히 그는 총리직을 둘러싸고 있었던 뒷얘기까지 공개했다.

“국민중심당 대표 때 총리직 제의가 있었지만 이 총재와 자유선진당을 창당하기로 약속했기 때문에 받아들이지 못했다. 작년에는 이 총재가 (내가 총리로 입각하는 게 안 된다고) 대통령에게 선언한 뒤에야 (총리직을 제안했다는) 얘기를 들었다. 굉장히 불쾌하고 자존심 상하는 일이었지만 참고 견뎠다. (이번으로) 세 번째 정부가 제안하는데 받지 않는 게 도리가 아니라고 생각했는데 결과적으로 총리를 맡아 일할 수 없는 상황이 됐다.”

뒤집어 말하면 자신이 총리로 가는 데 이 총재가 세 번이나 걸림돌이 됐다는 의미다.

이 총재는 지난 26일 당 5역회의에서 “심 대표의 총리 기용 여부와 관련해 당에 내분이 일어나는 것처럼 비쳐지는 건 매우 유감스러운 일”이라며 “이 얘기는 더 이상 나오지 않았으면 한다”고 못 박았다. 그런 뒤 이 총재는 ‘선 정책 공조, 후 총리 입각’이라는 족쇄를 채웠다. 정책 공조가 없는 상태에서 ‘선진당의 2인자’가 ‘정부의 2인자’로 자리를 옮기면 선진당이 ‘한나라당 2중대’로 전락할 수 있다는 거였다.

26일 회의에 늦은 심 대표는 뒤늦게 이 총재의 발언을 전해 들었다고 한다. 하루 뒤인 27일 비공개 의총에서 의원들은 “당을 깨려는 정치 공작에 이용당하는 것”이라며 심 대표의 입각에 반대했다. 한 당직자는 “당시 심 대표가 인격모독성 발언이라며 불쾌해했다”며 “심 대표로선 당에 더 이상 자신의 지분이 없다고 느끼고 탈당 고민에 들어간 것 같다”고 말했다.

심 대표는 이날 회견에서 “(나를 정치 공작에 이용하려 한다는 것은) 과대망상증이자 착각”이라며 “18석으로 교섭단체도 구성 못한 선진당에 총리직을 미끼로 정치 공작을 하겠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심 대표의 탈당 소식에 선진당은 발칵 뒤집혔다. 급히 국회로 달려온 이 총재는 기자들의 질문에 “유구무언”이라고만 했다. 오후에 열린 긴급 의원 총회에서 이 총재는 "선진당이나 심 대표 모두 피해자”라고 말했다고 한다. 이 총재는 곤혹스러운 모습이다. 당장 창조한국당과 어렵사리 만든 교섭단체 지위를 잃을 처지가 됐다. 충청권에서 심 대표의 탈당을 어떻게 받아들일지도 고민거리다. 선진당이 심 대표의 탈당 선언 뒤 “정치 공작”이라며 청와대를 향해 강도 높은 비판을 퍼부은 건 그만큼 당의 입지가 불안해질 수 있다는 위기감에서다. 청와대의 핵심 관계자는 “왜 집안일을 밖에다 화풀이하느냐”고 반박했다.

심 대표는 이날 기자회견 뒤 자신의 지역구인 충남 공주로 내려갔다. 선진당 소속 지방의원 중 일부는 심 대표와 함께하겠다는 뜻도 밝히고 있다. 일각에서 나도는 신당 창당설과 관련해 심 대표는 “신당 창당이나 한나라당 입당은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백일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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