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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 관계에 미칠 영향

일본 총선을 취재하는 기자들이 30일 민주당 후보들의 벽보로 도배된 도쿄 민주당 선거본부에서 개표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변화를 기치로 내건 민주당은 이날 선거에서 압승해 54년간 일본 정치를 좌지우지했던 자민당 시대를 마감시켰다. 민주당의 최대 과제로는 경기 회복이 꼽혔다. [도쿄 AP=연합뉴스]

한국 정부가 30일 치러진 일본 총선 결과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한·일 관계에 미칠 영향 때문이다.

정부 당국자는 “옛 친구와 헤어지고 새 친구를 사귀어야 할 때”라고 말했다. 오랜 기간 한·일 관계의 파트너로 한국에 낯이 익었던 자민당 인사들이 물러나고 새로운 인물들이 무대에 등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총리 취임이 유력한 하토야마 유키오 대표나 실력자인 오자와 세이지 대표대행 등 몇몇을 제외하면 민주당 정치인들은 한국과의 인적 관계가 약한 편이다.

하지만 정권 교체와 인적 쇄신에도 불구하고 한·일 관계에서 본질적인 변화는 없을 거라는 예상이 지배적이다.

큰 테두리에서 볼 때 일본 민주당의 이념과 대외 정책이 자민당과 대립되기보다는 유사점이 더 많고, 특히 한반도 정책에서는 자민당과 뚜렷한 차이점을 발견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정강 정책을 보더라도 독도 문제나 과거사 문제 등에서 근본적인 입장 변화를 예상하기는 힘들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일 관계를 담당하는 정부 당국자들에게선 민주당 정부의 출범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는 기류가 느껴진다.

한 당국자는 “(정부 입장에서 볼 때)민주당 정부가 나쁠 게 없다”고 말했다. 이는 민주당이 한국 등 아시아 국가들과의 관계를 중시하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고, 한·일 관계에 화근이 돼 왔던 야스쿠니 신사 참배 반대를 명확히 하는 등 과거사 관련 사안에서 주변국의 입장을 상당히 배려하고 있기 때문이다. 주로 자민당 우파 정치인들에게서 많았던 역사 문제와 관련한 망언도 민주당 정권에선 잠잠해질 거란 기대를 하는 것도 이 같은 기류에서다.

또 민주당이 당론으로 내건 세부 정책을 짚어보면 자민당보다 전향적인 점들이 몇 가지 눈에 띈다는 게 정부 당국자들의 평가다. 한 당국자는 “총론에는 변화가 없지만 각론에서는 약간의 호재(好材)가 있다”고 말했다.

가령 민주당은 재일교포들에 대한 지방참정권 부여를 추진과제로 내걸고 있다. 이는 오랫동안 한국 정부가 일본 정부에 요청했던 문제로, 자민당 정권은 소극적 태도로 일관했다. 민주당은 당 내에 이를 추진하는 의원 모임이 결성돼 있고, 지난해에는 조총련계를 제외한 영주권자에 대해 참정권을 부여해야 한다는 내용의 법안 제출을 제언하기도 했다. 정부 당국자는 “물론 민주당도 당내 정파별로 의견이 달라 민주당이 집권한다고 자동적으로 이 문제가 해결된다는 보장은 없지만 논의가 표면화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기대했다.

◆도쿄로 달려간 한국 정치인들=(한국)민주당의 송영길·김효석 의원과 김민석 최고위원은 일본 총선을 하루 앞둔 지난 29일 도쿄를 방문해 자민당과 민주당 후보의 유세를 직접 참관하는 등 관심을 보였다. 송 의원 등은 나가시마 하키히사, 나카야마 신지 등 일본판 ‘386 의원’들(80년대 학번)을 만나 인맥을 다지기도 했다. 민주당의 한 의원은 “양국의 민주당 지도부끼리 접촉을 늘려가야 한다”고도 말했다.

예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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