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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분석] 투자·소비 촉진이냐, 나라 살림 살리기냐

한동안 가라앉았던 소득·법인세율 인하 유보 논란이 다시 수면 위로 떠올랐다.

한나라당 김성조 정책위의장은 30일 “당내에 감세 기조의 큰 틀은 유지하되 내년부터 적용될 법인·소득세의 추가 감면을 2년간 유예하자는 의견이 있고, 그것을 검토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광림 수석정조위원장도 “다음 달 4~5일 열리는 의원 연찬회에서 이 문제를 집중적으로 토론할 것”이라고 전했다. 아직 당론으로 정해지지는 않았지만 일부 의원들을 중심으로 유보 주장이 제기되고 있는 것이다.

정부는 지난해 세법 개정을 통해 과세표준 2억원 초과 기업의 법인세율을 25%에서 올해 22%, 내년 20%로 내리고, 2억원 이하 기업은 13%에서 올해 11%와 내년 10%로 인하하기로 했다. 과표구간별로 8~35%인 소득세율도 순차적으로 6~33%로 낮출 예정이다. 올해분은 이미 내렸고, 내년의 추가 인하를 예정대로 진행하느냐가 쟁점이다. <표 참조>


<그래픽을 누르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정부가 지난해 법인·소득세율 인하를 결정한 것은 ‘세원은 넓히되 세율은 낮추는’ 조세 원칙에 충실하자는 취지에서다. 세율을 낮춰 소비와 투자를 늘리자는 이명박 정부의 경제철학이 반영된 조치이기도 하다. 그런데도 내년의 추가 인하 일정을 연기하자는 의견이 자꾸 나오는 이유는 재정이 어렵기 때문이다. 올해 재정적자는 51조원에 이르고 국가부채도 지난해 국내총생산(GDP)의 30.1%에서 올해는 35.6%로 뛴다. 지역구 예산을 챙겨야 하는 의원들로서는 달가울 리 없다. 세금을 줄여줘도 기대만큼 투자와 소비가 늘지 않았다는 실망감도 배어 있다. 올 상반기 10대 기업의 투자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9.1% 줄었다. 반면 쓰지 않고 회사에 쌓아둔 돈은 자본금의 963%에 달했다. 이처럼 감세 효과가 없다면 차라리 세금을 더 거둬 정부가 직접 지출을 늘리는 게 효과적이라는 주장이 정치권에서 나오고 있는 것이다.

이에 대해 정부는 “세율 인하 원칙에 변화가 없다”는 확고한 입장이다. 특히 법인세율은 단순히 국내 문제가 아니라 경쟁국과 비교해야 하는 만큼 인하가 불가피하다는 게 정부의 생각이다. 재정부 고위 관계자는 “법인세율을 내년에 20%로 낮추는 것은 이미 전 세계에 공포하고 약속한 내용”이라며 “외국 기업이 투자 결정을 내릴 때 법인세율이 얼마냐를 가장 먼저 따진다”고 말했다. 싱가포르의 법인세율은 우리보다 낮은 16.5%, 홍콩은 17.5%다. 중국은 내년에 법인세율을 25%에서 17.5%로 대폭 낮출 예정이다.

세금에 민감한 기업들도 불만이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대부분의 기업은 법인세 인하를 전제로 사업계획을 세워놓았을 것”이라며 “법인세 인하가 유예된다면 일부 사업계획을 수정하는 것이 불가피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성균관대 경제학과 안종범 교수는 “감세는 부자와 대기업을 돕기 위한 게 아니라 투자를 늘려 성장 잠재력을 높이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재정건전성을 회복하기 위해 세율 인하를 늦춰야 한다는 정치권 논리에 대해서도 정부는 동의하지 않는다. 당장 내년 세수가 문제인데, 내년 세율 인하를 늦추더라도 이로 인해 늘어나는 세수 13조4000억원 중 대부분이 내후년에 걷히기 때문이다.

윤영선 기획재정부 세제실장은 “기업이 내년 번 돈에 대한 세금은 2011년에 거두게 되므로 세율 인하 유보가 내년 재정에 도움을 주지 못한다”고 설명했다. 이런 한계를 감안해 정부는 임시투자세액공제 폐지를 포함해 비과세·감면을 대폭 줄여 10조5000억원의 세금을 더 거두는 내용의 2009년 세제개편안을 마련했다. 지금은 이를 토대로 내년 예산안을 만드는 막바지 작업이 한창이다.

재정부 관계자는 “세율이 복잡하게 얽혀 있고, 예산도 세수 전망을 바탕으로 짜야 하는데 이제 와서 새로 만들 시간이 없다”고 말했다.

최현철·선승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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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