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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 바둑’… 한 수, 한 수 소림무술로 착점



26세 동갑으로 현재까지 9승9패. 19번 째 대결의 승자는 누구냐. 한국의 일인자 이세돌 9단과 중국의 일인자 구리 9단이 맞붙은 ‘봉황고성배 세계바둑 영봉대결’은 대지에서 바둑을 두어 천하의 자웅을 겨룬다(棋行大地 天下鳳凰)는 슬로건 그대로 하늘이 놀라고 땅이 들썩이는 대회였다. 29일 정오 무렵, 대국장소는 후난성 봉황고성 인근에 위치한 남방장성. 야생 원숭이가 생존하는 아열대의 기후답게 성 위는 숨막힐 듯 더웠다.

남방장성은 명나라 때 묘족의 침입을 막기 위해 세운 성인데 바둑은 그 위의 한 정자에서 두어졌다. 묘족과 토가족 등 지역 주민 들이 원색적인 민속 복장을 하고 성곽을 가득 메우자 우렁찬 북소리와 함께 대국이 시작되었다. 너른 성 위에 별도로 마련된 대리석 바둑 판, 그 위로 흑백의 도복을 차려 입은 소림사 360명 무동 들이 창칼은 물론 채찍, 봉, 삼절곤 등 각종 무기를 들고 무술 솜씨를 뽐내며 날아들었다. 무동 중엔 무술을 배우러 소림사에 온 서양인도 몇 사람 보였다.

바둑 내용은 치열한 전투의 연속이었고 시종 변화무쌍하여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었다. 흑을 쥔 구리의 파상적인 공세 속에서 백은 한 동안 지리멸렬로 보였으나 이세돌은 귀신 같은 솜씨로 판을 휘감으며 역습을 전개해 나갔다. 제한시간은 각 50분 타임아웃 제. 자기 자리에 부동의 자세로 앉아있는 무동 들이 대리석의 뜨거운 열기에 못 견뎌 할 즈음 구리의 대 착각이 뛰어나왔고 안개 속 형세는 비로소 백의 우세로 기울었다. 종국하여 계가해보니 이세돌의 2집 반 승. 7월 이후 휴직 중이어서 대국 감각이 떨어질지 모른다는 우려를 깨끗이 씻어 준 멋진 드라마였다. 이세돌 9단은 승자 상금 5만 달러를 차지했다.

봉황고성은 단순한 성이 아니다. 성 내에 옛 집 들이 그대로 보존되어 있고 지금도 주민 들이 살고 있다. 더구나 성 안을 관통하는 타강(江)과 어울려 기막힌 풍광을 연출하고 있어 이젠 세계적인 관광지가 되었다. 봉황고성 대결은 바로 이 같은 풍광을 알리기 위해 마련된 이벤트로써 봉황고성 일대엔 이 대결을 보기 위해 중국 전역에서 몰려든 관광객과 보도진 들로 인해 발 디딜 틈이 없을 지경이었다.

봉황고성=박치문 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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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