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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 샛별] 바이올리니스트 김수연

이달 모차르트의 곡들로 앨범을 낸 바이올리니스트 김수연씨. 개성이 분명한 해석과 당당한 연주 스타일을 뽐냈다. [유니버설 뮤직 제공]
바이올리니스트 김수연(22)씨가 올 6월 세계적 권위의 ‘퀸 엘리자베스 국제 콩쿠르’ 결선에서 선택한 작품은 베토벤 협주곡이었다. 다른 참가자들은 멘델스존·차이콥스키·시벨리우스 등을 골랐다. 이른바 ‘콩쿠르 필승’ 레퍼토리다. 화려한 기교를 뽐낼 수 있는 작품들이기 때문이다.

김씨는 ‘지나치게 진지하고 느린 작품을 골랐다’는 우려를 들었다. 게다가 1악장에서는 방심한 사이에 실수까지 했다. 콩쿠르의 초반 라운드부터 비상한 실력으로 눈길을 끌었던 김씨는 결국 4위에 그쳤다. 1위는 멘델스존을 연주한 호주의 참가자에게 돌아갔다.

“보통은 제일 익숙한 작품을 들고 콩쿠르에 나가죠. 하지만 저는 새로운 곡을 연주해 볼 좋은 기회라고 생각했어요.” 새로 익힌 낯선 곡으로 출전해 3위 안에 못 들었지만 그는 “많은 것을 배워 기분이 좋다”고 한다.

◆한 걸음씩 뚜벅뚜벅=“소설 『모모』를 보면 청소부가 등장해 기막힌 말을 남겨요. ‘끝이 보이지 않은 길을 다 청소하는 방법은 한발씩 떼며 깨끗이 하는 것 뿐’이라는 거에요.” 그는 자신의 음악을 여기에 비유했다. 콩쿠르·연주·녹음 등 수많은 일을 앞으로 해야하지만 그 순간순간 자신에게 가장 도움이 될 길을 선택한다는 뜻이다.

김씨는 독일 뮌스터 태생이다. 유학생 부부 사이에서 태어나 5살에 바이올린을 시작했다. 17세에 뮌스터 음대에 입학했고 하노버, 레오폴트 모차르트 콩쿠르 등에서 1위에 오르며 이름을 알렸다. 그는 수많은 고민과 함께 걸음을 내딛고 있다.

“음악 콩쿠르가 올림픽처럼 ‘선수’들의 실력을 제대로 가늠할 수 있을까요?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콩쿠르를 무조건 나가지 않는 것이 과연 옳을까요?” 김씨는 “기교가 완벽한 연주자들이 넘치는 요즘, 과연 어떤 연주자가 필요한가에 대해서도 생각이 많다”고 한다.

◆있는 그대로 진지하게=최근 발매된 앨범 또한 쉽지 않은 선택이었다. 그가 고른 레퍼토리는 소나타 세 곡 등 모두 모차르트다. 여기에 ‘아, 어머니께 말씀드리죠’라는 주제의 변주곡을 편곡해 넣었다. ‘반짝반짝 작은별’ 선율로 시작하는 작품이다. “변주곡은 일종의 보너스 트랙이에요. 너무 진지한 앨범이 될까봐서요.” 다음 앨범은 바흐의 ‘무반주 바이올린 소나타와 파르티타’를 준비하고 있다.

이런 행보 속에서 그가 많이 듣는 충고는 “너무 무거운 것 아니냐”는 것이다. 대중적인 레퍼토리와 연주 스타일이라면 좀 더 쉽게, 빨리 주목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 부분에 대해 고민을 많이 했는데, 아무래도 있는 그대로의 제 모습을 보여주는 게 좋을 것 같아요.” 김씨는 책 읽기를 유난히 좋아하고, 친구들과 어울리는 것보다는 사색을 즐긴다. 이런 김씨를 위해 도서출판 한길사의 김언호 대표가 독일로 책을 부쳐주는 후원자를 자처했을 정도다.

연주 스타일에도 이 성격이 묻어난다. 주위를 의식하기 보다는 굵은 선으로 제 갈길을 가고, 집중력이 유난히 뛰어나다. 이번 앨범의 아름답고 소박한 모차르트 소나타에서도 굵은 선을 표현해냈다. 자신의 고민처럼, ‘완벽한 기술자’ 대신 고유의 스타일을 가진 연주자로 남을 수 있으리라는 희망이 엿보인다.

◆김수연 독주회=9월 6일 오후 5시 서울 역삼동 LG아트센터.

김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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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