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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소리의 신명, 세계가 알아봤다

국악 퍼포먼스 그룹 들소리 공연팀이 서울 성산동 연습실에서 ‘법고 시나위’를 연주하고 있다. 왼쪽부터 오현아(거문고), 양정윤(가야금), 전현숙(대고), 선혜림(소고·심벌즈)씨. [박종근 기자]

‘음악은 국경과 인종을 초월한다’는 빤한 문장은 이들의 음악을 듣는 순간 설득력을 가진다. 둥둥둥둥 가슴을 울리는 대고(큰북)와 소고(작은북), 징·거문고·가야금 등이 함께하는 국악 연주로 세계인에게 감동을 안겨 온 국악 퍼포먼스 그룹 ‘들소리’. 이들이 한국 아티스트로는 처음으로 올해 세계 최대의 월드뮤직 마켓인 ‘워맥스’(WOMEX·THE WORLD MUSIC EXPO)의 공식 쇼케이스 공연팀으로 선정됐다. 10월 30일 덴마크 코펜하겐에서 열리는 공연을 앞두고 바쁜 일정을 보내고 있는 들소리를 만났다.

◆한국보다 외국에서 유명=‘워맥스 공식 쇼케이스 초청’이라는 행운은 2000년대 초반부터 세계로 시선을 돌려 미국·유럽을 비롯한 41개국에서 공연을 해온 ‘들소리’의 오랜 노력이 거둔 성과다.

“국악을 현대 음악과 접목시킨 우리 공연은 음악계의 ‘마이너’인 국악계에서도 ‘마이너’에 속하는 것이었죠. ‘마이너 중의 마이너’로 살아남기 위해서는 세계로 눈을 돌릴 수 밖에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한국 음악을 세계에 알리겠다’는 거창한 계획보다 생존을 위해 해외로 나갔던 거죠.” 1984년 문화마을 ‘들소리’를 만들고, 이후 25년간 이끌어온 문갑현 대표의 설명이다.

“국악이 뿜어내는 신명과 집단에너지는 세계 무대에서도 충분한 경쟁력을 가질 것”이란 문대표의 신념은 적중했다. 역동적이고 빠른 장단의 타악 연주에 풍물악기와 창이 결합된 이들의 공연은 월드뮤직 팬들에게 큰 반응을 불러일으켰 다.

지난해 미국 뉴욕에서 열린 음악축제 ‘글로벌페스트’의 오프닝 무대에 선 ‘들소리’에 대해 뉴욕 타임스와 버라이어티 등 현지 언론들은 “월드뮤직계에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준 공연”이라고 극찬했다.

◆‘세계적인 스타’ 키워내야=들소리의 공연팀은 현재 약 20여명. 대부분 20대~30대의 젊은이다. 입단 순간부터 전공악기와 상관없이 타악기와 창 등을 익혀야 하는 고된 훈련이 기다리고 있지만, 세계 무대에서 우리 음악을 알린다는 자부심이 힘든 시간을 견뎌내게 만든다.

이번 ‘워맥스’ 무대에서 이들은 한국의 전통 축제를 무대화한 공연 ‘타오놀이’와 ‘월드 비트 비나리’ 등의 창작 레퍼토리를 45분간 선보이게 된다. 문갑현 대표는 “국악이 월드뮤직 시장에 뿌리를 내리기 위해서는 세계적인 월드뮤직 스타를 키우는 것이 시급하다”며 “이번 워맥스 무대가 좋은 기회가 되리라 믿는다”고 말했다.

이영희 기자, 사진=박종근 기자

◆워맥스(WOMEX·THE WORLD MUSIC EXPO)=1994년 독일 베를린에서 시작된 월드뮤직 박람회. 세계 각국 민속음악과 재즈, 포크 등을 주로 소개한다. 2008년에는 90개국 2800여 팀이 참가했다. 세계 각종 페스티벌과 이벤트 기획자, 음반사· 배급사·매니지먼트사 관계자들이 방문해 뮤지션들의 음악을 듣고, 현장에서 공연을 구매한다. ‘공식 쇼케이스’는 음악 관계자 및 관객들 앞에서 음악을 선보이는 ‘워맥스’의 가장 큰 행사다. 올해에는 한국의 들소리를 포함, 37팀이 선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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