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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노트] 해운대 동영상 유출 바로 당신이 피해자다

관객 1000만 명을 돌파한 영화 ‘해운대’의 동영상 파일이 인터넷에 유출됐다. 민망하고 부끄러운 일이다. 오랜 불황 끝에 모처럼 비상하는 한국영화계에 또 한번 찬물을 끼얹은 격이다.

투자배급사 CJ엔터테인먼트와 제작사 JK필름은 31일 경찰에 수사를 의뢰키로 했다. 영화사 측은 30일 “파일을 공유하는 P2P 사이트에서 동영상이 유출된 걸 29일 확인했다”며 “경제적 손실을 떠나 한국영화의 세계화를 가로막는 심각한 범죄행위로 모든 법적 대응을 하겠다”고 말했다. 사태가 심각하다는 것이다.

극장 상영이 끝나고 IPTV 서비스 시점에 불법파일이 돌았던 기존 경우와 달리 이번에는 개봉 중 불법 파일이 돌았다. 29일 현재 10만 건 이상 내려받기가 이뤄진 것으로 파악됐다. 또 지난주 중국·미국을 필두로 해외개봉(24개국 수출)이 잇따르는 상황이라 영화사의 대응은 강경할 수밖에 없었다. 올 봄 독립영화 ‘워낭소리’도 비슷한 홍역을 치른 바 있다.

사실 불법파일 유포는 한국 대중문화 전반의 고질병이다. 정부 차원의 캠페인과 단속으로는 역부족이다. 우리 문화계에 뿌리깊은 공짜심리를 없애는 게 가장 큰 숙제다. ‘나 하나쯤이야’ 하는 의식의 개선 없인 문화한국을 얘기할 수 없다.

일례로 한국과 일본의 대중문화 파워를 가르는 결정적 차이는 공짜의식이다. 세계 2위의 대중문화 강국 일본을 키워온 1등 공신은 자기가 좋아하는 아티스트의 창작품을 선뜻 구매하는 소비자들의 적극적 자세다. 국내에서 1~2만원대 CD가 4만원, 3~4만원 하는 DVD가 8만원대에 팔려도 대중들이 불평하는 일이 적다.

고가의 콘텐트는 얼핏 창작자·업자의 이익을 보호해주는 것 같다. 그러나 최종 수혜자는 소비자다. 탄탄한 유료시장이 고품질 콘텐트 생산으로 이어지는 선순환을 이루기 때문이다. ‘공짜’‘저가’에 대한 탐닉이 DVD 출시, 인터넷 상영 같은 부가판권의 궤멸 등 기형적 한국 영화시장을 불러온 건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음반·방송·신문·잡지 등 여타 미디어 시장은 어떤가. 저가·무료경쟁의 부작용이 심각하다. 고품질 콘텐트보다 고객·광고 확보에 손쉬운 선정적 아이템을 앞세우는 악순환이 빚어지고 있다.

일본의 한 영화관계자는 “DVD 판매액 등 일본영화 한 편의 수익을 정산하는 데 보통 10여 년이 걸린다”고 말했다. 10년 전 영화가 지금도 돈을 벌어들이고 있다는 얘기다. 우리의 경우 수출을 빼고 나면 극장에서 간판을 내리는 순간 그 영화의 수명도 끝나고 만다. 부가시장이 무너졌기 때문이다. 가장 큰 원인은 역시 불법파일 유포다. 이제 소비자의 선택은 분명하다. ‘공짜·저가 선호↔수준 낮은 콘텐트’의 고리를 끊는 건 오직 현명한 소비자에 달렸다.

양성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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