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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하고 싶으세요? 재밌는 사람 되세요”

한식을 미국인의 식탁에 올려놓고 싶다는 진수 테리.
미국서 성공한 한국 여성으로 꼽히는 진수 테리(53·한국명 김진수)씨는 본인을 ‘재미 전도사’라고 표현한다. 지난주 인천에서 열린 ‘2009 세계한민족여성네트워크’에 연설자로 초청받아 방한한 그는 “울상을 짓는다고 일이 잘 풀릴 것도 아니고, 경제 불황이 해결되는 것도 아니지 않느냐”며 “이럴 때일수록 재미를 찾고 많이 웃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재미를 강조하게 된 건 본인의 뼈아픈 경험 때문이다. 85년 미국으로 이민가 취직한 회사에서 해고를 당했을 때 얘기다. “상사가 저에게 ‘당신은 일은 열심히 하는데 같이 일하는 게 재미가 없어서 힘들다’고 하더라고요. 충격을 많이 받았죠.”

이후 성격과 태도를 180도 바꿨다. 자주 웃고 농담도 하며 분위기를 긍정적으로 만들려고 노력했다. “여러 문화권의 사람들이 섞인 미국에서 성공하기 위해선 소통이 중요하다는 걸 깨닫게 됐어요. 나만 혼자 잘 되겠다고 아등바등하지 않겠다고 결심했지요.”

그런 노력이 결실을 맺어 87년 관리자로 입사한 가죽벨트 업체에서 회사의 매출을 세 배 이상 늘렸다는 평가를 받기에 이르렀다. 다른 직원들과 항상 즐겁게 소통하니 일도 잘 됐다고 한다. 이후 93년 옮겨간 의류업체에선 회사를 업계 상위권으로 올려놓았다는 공로로 현지 언론에서 ‘미국을 대표하는 100대 여성 기업인’으로 선정되는 기쁨도 맛봤다.

90년대 말부터는 갈고 닦은 소통 능력 및 리더십을 살려 아시아계 지도자로서의 입지도 넓혔다. 각계각층에 자신감과 희망을 주제로 연설을 하며 유명인사가 됐다. 미국 ABC 방송은 2005년 그를 미국의 아시아계 지도자 11인 중 한 명으로 뽑았고, 이에 앞선 2001년 샌프란시스코 시 정부는 매년 7월1일을 ‘진수 테리의 날’로 선정했다. 그 비결은 오직 한 가지, ‘재미’다.

다문화 환경에서 사업을 펼치는 기업을 상대로 컨설팅을 하는 ‘어드밴스드 글로벌 커넥션스’를 운영하는 지금도 항상 새로운 것에 도전해 즐거움을 찾는다. 올해 초엔 랩 음악에 도전해 음반까지 냈다. 젊은이들에게 자신감을 가지라는 게 음반의 주제다. “저도 할 수 있으면 누구나 할 수 있어요. 랩 음반도 그렇고, 성공도 그래요. 재미있게, 자신 있게 하는 게 열쇠지요.”

최근엔 도전 목표를 하나 더 정했다. 미국에서 한국음식의 매력을 알리는 것. 5월엔 미 방송국 CBS와 손을 잡고 미국 프로듀서들을 이끌고 서울을 찾기도 했다. “미국인 친구들에게 한식을 대접하면 마치 신세계를 발견한 듯 좋아하더라고요. 그런데도 왜 한식이 미국에서 제대로 대중화 되지 못했을까, 궁금해서 두 발 벗고 나섰지요.”

한식 캠페인의 모토로 삼은 것도 ‘재미와 즐거움’이다. “한식은 함께 나눠 먹으며 즐겁게 먹는 음식이라는 이미지를 강조했어요. 한식을 아예 모르는 미국인들도 많거든요. 이들의 관심을 끌려면 예쁘지만 지루한 홍보 영상으로는 안 됩니다.”

한국 정부 및 미 서부 지역의 한국 교민들이 십시일반 재정적 지원을 해서 CBS 팀을 끌고 서울을 찾아 곳곳을 방문하며 한식의 이미지를 담았다. 미국에서 한식을 알리기 위해선 미국인 제작진과 함께 일해야 한다는 생각이었다. 당시 방한했던 폴 블리스 CBS 프로듀서는 “한식의 깊이에 놀랐다”며 “한식은 막연히 맵고 공격적인 맛일 거라고 생각했는데 그렇지 않아 미국인들에게도 충분히 매력적”이라고 평가했다.

진수 테리 팀이 이렇게 제작한 영상은 미 서부 지역 CBS 채널을 통해 5월 중순부터 7월 초까지 총 500여 회가 방송됐다. 결과는 뿌듯했다. “설문조사 기관 의뢰를 해봤더니 캠페인 전에는 ‘한식을 전혀 모른다’는 미국인들이 90퍼센트 정도였는데 후엔 그 숫자가 45퍼센트로 내려갔다”는 것. 뿐만 아니라 미 서부의 권위 있는 일간지 ‘샌프란시스코 크로니클’은 캠페인이 끝난 7월, 한식에 대한 특집기사까지 냈다. 지금은 미국 전국방송으로 그 캠페인을 확대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한식은 한국이라는 브랜드를 높여줄 숨겨진 다이아몬드 원석이에요. 잘 다듬어 세계에 내놓아야지요. ‘재미’라는 도구로 세공을 잘 해낸다면 한식이라는 다이아몬드도 반짝반짝 빛날 날이 머지 않았습니다.”  

글·사진=전수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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