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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트북을 열며] 과학 영재들의 꿈, 왜 못 키워 주나

정말, 장하다. 매년 우리의 어린 학생들은 세계 과학 경연(競演)에서 최고의 실력을 뽐낸다. 올해도 그랬다. 국제과학올림피아드에 참가한 중·고생 전원이 메달을 따고 있다. 물리·정보 올림피아드 각각 종합 2위, 수학·화학 각각 4위, 생물 6위의 성적을 올렸다. 과학올림피아드에는 세계 각국의 영재가 참가한다. 대회는 지난달부터 영국·독일 등 각국에서 8개 분야별로 진행 중이다. 5개(물리·수학·생물·화학·정보 올림피아드)는 끝났고, 3개(지구과학·천문·중등과학)는 9월부터 순차적으로 진행된다. 21년간 우리가 거둔 성적은 화려하다. 1988년 호주 수학올림피아드에 첫 출전한 이래 분야별로 14번이나 우승했다.

과학 ‘영 파워(young power)’만 출중한 게 아니다. 일반 학생의 수학·과학 실력도 세계 최상급이다. 2007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세계 고1 학생 40만 명을 비교한 국제학업성취도평가(PISA)가 그 근거다. 우리 학생의 과학 점수는 522점, 수학은 547점으로 OECD 평균보다 각각 22점과 49점 높았다.

이런 성과는 사실 ‘기적’에 가깝다. 어린이에게 과학자의 꿈을 심어줘야 할 초등학교는 과학 전담 교사가 전체의 10%에 불과하다. 실험실도 부족하다. 중·고생들은 과학 문제 풀이를 달달 외우기 바쁘다. 과학을 쉽고 재미있고 흥미롭게 배우려면 실험이 필수인데 학교 현장은 너무 척박하다. 그렇지만 중·고교생 과학 영재들의 실력은 쟁쟁하다. 잘 키우면 세계 과학계의 리더가 될 잠재력 있는 새싹이 많은 것이다. 얼마 전 산화한 나로호의 한(恨)을 풀어줄 우주 탐사의 주역도, 노벨과학상 수상자도 이들 가운데 나올 수 있다. 우주 탐사 원천기술을 개발해 ‘스페이스 클럽(space club)’ 가입국을 만들겠다는 포부를 당당히 밝힌 학생도 있다.

과학 영 파워들의 독창성·창의성·열정이 영글도록 지원하는 것은 어른의 책임이다. 역대 노벨 과학상 수상자 530명의 상당수가 20~30대에 결정적인 연구 성과를 올렸다고 한다. 젊은 과학도가 마음껏 연구에만 매진할 수 있도록 환경·시설·인력을 지원해 주는 것이 중요하다는 얘기다. 그러려면 과학정책의 손질도 필요하다. 미국·일본·유럽은 기초연구·개발·응용연구 3대 핵심 분야 투자비 가운데 50~60%를 기초연구에 쓰고 있다. 우주개발이든, 첨단생명공학이든 원천기술이 가장 중요하다는 판단을 했다는 것이다. 반면 우리는 세 분야에 30%씩 나눠주기를 한다. 사람에 대한 투자도 인색하다. 기술 종속을 벗어날 출발점을 잘못 짚은 것이다.

한국 과학의 미래를 이끌어갈 인재를 체계적으로 육성·관리·지원하는 것은 정말 중요하다. 그것은 어른들의 몫이다. 10대 때는 세계 1등인데, 왜 성인이 되면 10등·100등으로 밀려나는가. 단기 성과에만 급급해 과학 새싹의 꿈을 키워 줄 사후관리 시스템 구축에 소홀한 게 아닌가. 정부·대학·연구소·학교가 모두 곱씹어봐야 할 과제다.

양영유 교육데스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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