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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태균 기자의 푸드&메드] 신종플루에 가려진 A형간염·노로바이러스 위험

요즘 눈만 떴다 하면 신종 플루 관련 뉴스가 쏟아진다. ‘하루 새 환자가 200명 이상 추가됐다’ ‘치료제·백신이 태부족하다’ ‘앞으로 유행이 2년은 더 간다’ 등 암울하고 답답한 소식이 대부분이다.

신종 플루는 바이러스에 의한 질환이다. 신종 플루와 일전을 벌이는 것도 벅찬데 우리 국민은 요즘 A형 간염·노로 바이러스의 협공까지 받고 있다. 평상시라면 신문 1면을 장식하고도 남을 기세지만 신종 플루로 인해 완전히 가려진 형국이다. 언론이 덜 다룬다고 해서 병이 감염된 당사자를 봐주는 법은 없다.

A형 간염을 보자. 질병관리본부는 지난해 3만2000여 명이 A형 간염에 걸려 이 중 10여 명이 숨졌다고 파악하고 있다.

지난 26일 ‘바이러스와 식품 안전’을 주제로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한국식품안전연구원 주최) 워크숍에서 질병관리본부 천두성 박사는 “지난해 우리 국민 10만 명당 64.7명이 A형 간염에 걸렸다”며 “올해도 지난해 이상일 것”으로 예상했다. 올해 7월 말 현재 질병관리본부의 표본 조사에선 1만1146명이 A형 간염에 걸린 것으로 집계됐다. 하지만 실제 환자 수는 표본 조사치보다 최소 서너 배는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표본 조사치는 일부 병원에서 집계된 환자 수만을 통계로 잡고 있다.

우리나라의 지난해와 올해 A형 간염 발생률(10만 명당 64.5명 이상)은 미국(2007년 10만 명당 5명 이하)은 물론 중국의 1990년 발생률(10만 명당 55명 이하)보다 오히려 높은 수치다. 중국은 지난 20년간 국민을 대상으로 A형 간염 백신을 접종하는 등 방역사업에 열중했다. 그 성과로 A형 환자 수가 꾸준히 줄어 2007년엔 10만 명당 10명 이하로 감소했다. 우리는 정반대다. 최근 5년간 환자 수가 30배나 증가했다. 그런데도 정부 차원의 A형 간염 방역대책이 부족하다. 백신 접종에 대해서도 뚜렷한 지침이 없다.

올 들어선 A형 간염 환자 수가 신종 플루보다 세 배 이상 많다. 치사율도 신종 플루 못지 않다. 치사율이 0.41%에 달한다는 외국 통계도 있다. 같은 통계에서 50세 이상 고연령층은 감염되면 1.75%가 숨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1∼4군 법정 전염병이 아니라 지정 전염병으로, 다소 ‘느슨하게’ 관리되고 있는 것도 A형 간염이 확산되는 배경이다.

혈액을 통해 전염되는 B형·C형 간염과는 달리 A형 간염은 분변을 통해 전파된다. 따라서 손 씻기가 최선의 대책이다.

노로바이러스는 국내에서 2006년 이후 3년째 발생 건수·환자 수에서 1위인 식중독 원인균이다. 곧 다가올 가을·겨울이 더 우려스럽다. 날씨가 추워지면 더 빈발해서다. 이 바이러스는 손 씻기로 대처하기엔 한계가 있다. 백신도 없다. 오염된 지하수나 생굴이 원인 식품이 되기 쉽다. 관련 음식은 반드시 익혀서 먹는 지혜가 필요하다.

신종 플루에만 온통 신경을 빼앗겨 A형 간염·노로바이러스를 무시하는 우는 범하지 말자.

박태균 식품의약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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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