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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리포트] 강술, 원샷… 청소년 부추기는 영화 속 음주

음주 장면 없이 영화를 만들기는 어려울까.

알코올 질환 전문 다사랑(한방)병원은 최근 5년 동안(2005~2009년 상반기) 국내에서 흥행에 성공한 ‘가문의 부활’ 등 한국영화를 무작위 방식으로 30편(‘청소년관람가’ 등급) 모니터링했다. 그 결과 96%에 해당되는 29편에서 술을 마시는 장면이 나왔다.

음주 장면은 모두 121회를 기록했다. 특히 올 상반기에 상영된 영화에선 음주 장면이 평균 4.8회(6편)로 나타나 2007년(7편, 평균 3회), 2008년(5편, 평균 2.6회)에 비해 1.5∼2배 많았다.

나쁜 음주 방식과 행태를 보여준 영화도 부지기수였다. 술은 잘만 마시면 건강에 이롭다는 것은 상식. 하지만 영화 속에선 안주 없이 술을 마시고(32%), 원샷을 하며(28%), 술을 강요(23%)했다. 또 잔을 돌리거나(10%), 폭탄주를 마시는 장면(7%)도 많이 등장했다. 특히 음주 뒤 주정(48%), 행패(28%), 울거나 울먹이는(15%) 비이성적 행태도 자주 보였다.

음주 노출이 가장 많은 영화는 ‘투사부일체’였다. 무려 15회나 음주 장면이 나왔고, 이 중 13회가 잘못된 음주, 4회가 잘못된 행태를 보였다. 음주 장면이 전혀 없는 영화는 ‘박수칠 때 떠나라’ 한 편뿐이었다.

영화 속 인물들은 어떤 상황에서 술을 마셨을까. 가장 흔한 상황은 ‘친목이나 회식 등 모임’으로 47%를 기록했고, ‘스트레스 해소’(21%)가 뒤를 이었다. 스트레스의 유형은 직장문제 52%, 가정불화 24%, 이성문제 16% 순이었다.

문제는 이들 영화가 모두 청소년 관람가 등급이라는 사실이다. 음주 장면이 청소년의 모방심리를 자극할 수 있다는 것. KBS 방송문화연구소는 ‘방송의 음주·흡연 장면이 시청자에게 미치는 영향’을 조사한 바 있다. 그 결과에 따르면 10∼20대의 경우 50%가 음주 장면을 시청한 뒤 음주 욕구를 느낀다고 답했다.

술을 마시고 난 뒤 주정을 부리는 행동을 보여주는 것도 문제다. 주정은 치기어린 행동이나 멋있는 행동이 아니라 치료받아야 할 질환이다.

다사랑(한방)병원 신재종 원장은 “알코올 중독은 음주에 대한 사회의 관용과 연관돼 있다”며 “영화나 드라마에서 쉽게 음주문화를 접하지 못하도록 술 마시는 장면을 줄이는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고종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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