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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전세대란 단기 대책만으론 안 된다

정부가 어제 황급히 전세시장 안정대책을 내놓았다. 여름 주택 비수기인데도 서울 강남권을 중심으로 전세대란 조짐이 심상치 않기 때문이다. 강남권 대규모 재건축 단지의 입주가 마무리되고 아파트 신규 물량이 감소하면서 서울지역 아파트 전셋값은 올 들어 5%가 넘게 올랐다. 이번 안정대책에는 중소형 오피스텔의 바닥난방 면적을 늘리고 새로운 도시형 생활주택 공급도 확대하는 방안 등이 담겨 있다. 근로자·서민을 위한 전세자금 대출도 6000억~8000억원 규모로 늘리기로 했다. 그러나 이런 단기대책만으로 달아오른 전세시장을 식힐 수 있을지 의문이다.

이번 전세 파동으로 서민정치를 내건 이명박 정부는 체면이 말이 아니게 됐다. 치솟는 전셋값만큼 서민 가슴을 멍들게 하는 것도 없다. 더구나 정책 혼선이 전세대란을 야기한 측면이 적지 않다. 경제위기에 대응하느라 부동산 규제를 갑자기 완화하면서 재건축·뉴타운 등 재개발이 한꺼번에 진행돼 신규 전세 수요가 갑자기 늘어난 것이다. 올해 서울 시내에서만 지난해보다 60% 늘어난 3만여 가구가 멸실된다. 주택당국이 건설경기와 주택거래 활성화에만 매달린 것이 전세대란의 부메랑으로 돌아온 셈이다. 거꾸로 2012년께 역(逆)전세대란을 우려하는 전문가들도 적지 않다. 동시 다발적으로 추진되고 있는 80여만 가구의 신도시 아파트가 입주를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다.

부동산 시장이 이같이 냉·온탕을 반복하는 것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 정부는 눈앞의 전세대란을 진정시키기 위해 보다 실효성 있는 대책을 추가로 마련할 필요가 있다. 우선 오피스텔 바닥난방 면적은 이미 사문화된 지 오래다. 현실에 맞게 오피스텔을 주거용으로 양성화시켜 공급을 자극하는 방안을 모색해야 할 것이다. 정부의 중장기 주택공급 대책도 보다 치밀하게 손질해야 한다. 주택시장의 특성상 2~3년 앞을 내다보고 수급 차질이 생기지 않도록 미리 대비해야 할 것이다. 특히 정책 변경에 따른 쏠림 현상이 심한 재건축·재개발·뉴타운 등은 중앙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적극 개입해 관리처분이나 철거시기, 건축 시점을 재조정할 필요가 있다. 그래야 전세 수요를 적절히 분산시킬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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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용한 연구위원 : park.yonghan@joongang.co.kr (02-751-5516)
‘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