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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00만원짜리 TV 보셨나요

덴마크의 뱅앤올룹슨이 수공예로 제작한 9000만원대 홈시어터 시스템. 오른쪽은 독일 밀레의 와인냉장고. 드럼세탁기 등 주방가전 9종 세트는 3000만원에 달한다.
백화점에서 샤넬이니 구찌니 하는 의류·화장품 등에 수백만원씩 턱턱 내는 건 ‘명품’이라는 이름값을 기꺼이 치르겠다는 뜻이다. 따지고 보면 오디오·비디오(A/V) 등 디지털 전자제품 중에는 수천만원씩 하는 것들이 있는데 ‘명품’ 소리를 잘 듣지 못한다. 대량 생산, 대량 판매 산업이라는 고정관념도 한몫한다. 같은 품목이라도 수십 배씩 받으며 이런 틈새를 뚫는 ‘명품 가전’시장을 들여다봤다.

◆집 한 채 값의 안방극장=고소득층의 까다로운 기호를 맞춰야 하는 홈시어터 시스템 쪽에 명품 대접을 받는 것들이 많다. 삼성전자가 2007년 선보인 70인치 발광다이오드(LED) TV는 5900만원에 팔렸다. LG전자가 2004년 출시한 71인치 금장 플라스마(PDP) TV는 8000만원 가격표를 붙였는데도 세계적으로 1000대 이상 팔렸다. 중동의 부호들이 대거 사들였다는 후문.

모뉴엘 ‘주얼리PC’. 금박 70돈과 스와로브스키 수정 3554개로 장식했다. 4500만원.
아예 초고가 제품에 집중하는 업체도 있다. 1950년 설립한 덴마크의 뱅앤올룹슨은 10여 년 전부터 수공예로 제작한 홈시어터 시스템으로 명성을 쌓으면서 명품 전문업체로 탈바꿈했다. 국내에 선보인 50인치 PDP TV ‘베오비전9’는 3930만원이다. 여기에 3320만원짜리 프런트스피커 ‘베오랩5’, 814만원짜리 DVD 플레이어 ‘베오센터2’ 등을 조합하면 홈시어터를 꾸미는 데 9044만원이 든다. 이 회사의 오용현 팀장은 “예비 고객의 가정을 방문해 제품과 어울리는 가구·벽지·카펫까지 맞춰주는 서비스를 제공한다”고 설명했다.

벨기에의 바코는 고급 프로젝터로 이름났다. 빛의 3원색인 빨강·파랑·녹색을 따로따로 뿌려주는 3관식 프로젝터 가격은 7200만원이다. 한 국내 업체가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으로 일본 업체에 달마다 4000대씩 납품했던 고급 노래방 시스템도 2000만원을 호가한다. 서울 압구정동 갤러리아백화점 명품관에서 판 모뉴엘 ‘주얼리PC’ 가격은 4500만원에 달한다. 무게 35㎏에 달하는 황동 몸체에 70돈 분량의 금박을 입히고, 스와로브스키의 수정 3554개를 박은 별종이다.

이런 제품들은 제조업체나 수입업체에서 고객과 일대일 상담을 해 판매, 설치해 주기 때문에 얼마나 팔렸는지, 고객은 어떤 이들인지 정보가 거의 드러나지 않는다. 다만 서울 강남의 고급 아파트촌과 강북 이촌동·한남동·성북동 등지의 부자 동네 단독주택에 많이 들어가는 편이다. 익명을 원한 업계 관계자는 “40대 전문직들 중에 지하에 나만의 영화관을 꾸며놓는 경우가 많은 편”이라고 전했다.

◆주방도 명품시대=디지털 가전뿐만 아니라 백색가전 쪽에도 고급 제품이 꽤 있다. 고급 주상복합아파트에 들어가는 빌트인 제품의 가격대가 높은 편이다. 올해 창립 110년인 독일 밀레는 주방가전으로 유명하다. 드럼세탁기·커피메이커·와인냉장고 등으로 구성한 주방 가전 9종 세트가 3000만원이다. 안규문 밀레코리아 사장은 “러시아 크렘린 궁을 비롯해 카를로스 스페인 국왕의 개인 요트, 교황이 머무는 바티칸시국 등에 제품을 공급해 명품 브랜드 이미지를 가꿨다”고 말했다. 우리나라엔 서울 도곡동 타워팰리스, 삼성동 아이파크 고급 아파트에 제품을 공급했다. 이탈리아 아크리니아·스나이데로, 독일 지마틱 등도 명품 브랜드로 꼽힌다. 삼성·LG 등 국내 업체들도 빌트인 고가품 시장 공략에 나설 방침이다.

김창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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