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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한은총재·기획재정부 장관…대한민국 경제타워 ‘신중한 경기 낙관’

이성태 한국은행 총재가 11일 서울 남대문로 한국은행 본점에서 열린 통화정책방향 설명회에서 기자들의 질문을 듣고 있다. [연합뉴스]
“당연히 출구전략에 대한 방법은 내부적으로 논의하고 있다.”(이성태 한국은행 총재, 11일)

“출구전략을 쓰는 것은 시기상조다. 다만 경기 회복에 맞춰 단계적으로 출구전략에 접근할 필요가 있다.”(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 7일)

통화와 재정 정책의 두 수장이 잇따라 비슷한 발언을 했다. ‘출구전략’에 대해서다. 경제위기 때 취했던 비상조치들을 경기회복에 맞춰 원위치로 되돌리는 작업을 말한다. 핵심은 통화와 재정이다. 금리를 올려 풀린 돈을 거둬들이는 것, 그리고 정부의 씀씀이를 세수 범위 내로 줄이는 것이다.

“출구전략 논의는 시기상조”라던 이 총재가 이번엔 조금 다른 얘기를 했다. 11일 금융통화위원회가 기준금리를 연 2%로 동결한 직후에 한 간담회에서다. 그는 “한은이 시중은행에 공급했던 달러를 거둬들이고 있는 것도 출구전략으로 본다면 이미 시작돼서 진행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다만 금리 분야는 아직 시작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논의 자체에 부정적이던 윤 장관도 출구전략의 방법론에 대한 검토는 필요하다고 했다. 두 수장이 ‘커브길을 언젠가는 돌아야 한다’는 인식을 공유한 것이다. 여기엔 경기가 예상보다 좋아질 것이라는 ‘신중한 낙관론’이 깔려 있다. 이 총재는 “2분기 성장률(전기 대비 2.3%)이 앞서 발표했던 것보다 높아질 수 있다”며 “하반기에도 전기 대비 플러스 성장을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집값 상승과 주택대출의 가파른 증가도 변화의 배경이다. 그는 “대출 증가와 집값 상승에 대해 상당한 경계감을 가지고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문제는 핸들을 꺾는 타이밍과 폭이다. 사고를 피하려면 능숙한 운전과 절묘한 시기 선택이 필요하다. 윤 장관이 방법론을 논의해야 한다는 입장이라면, 물가안정을 의식하는 이 총재는 시기 선택을 좀 더 고민하는 모양새다. 집값 걱정을 하면서도 당장 규제를 강화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생각도 비슷하다. 이 총재는 “당국의 규제로 시장의 원활한 작동이 지나치게 훼손돼서는 안 되기 때문에 조심스럽다”고 말했다. 윤 장관도 10일 “일부 과열이 있지만 현 단계에서 부동산 시장에 대한 추가 규제를 생각하지 않는다”고 했다.

경기가 좋아진다면서도, 불확실성을 강조한다. 이 총재는 “고용사정이 정부의 일자리 사업으로 조금 나아진 것 같지만 그 효과가 오래갈 수 없다”며 “성장 경로에 불확실한 것이 많다”고 말했다. 이날 국무회의에선 이명박 대통령도 “고용증대가 가시화되지 않았고, 내수 진작도 아직 멀었다”고 말했다. 또 “자칫 잘못하면 경제가 회복됐는데도 일자리는 더욱 줄어들고 서민은 더 힘들어지는 상황이 올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그렇다고 이 대통령이 경제 상황을 나쁘게 보는 것은 아니다. 지난달 27일 라디오 연설을 통해선 “세계 어떤 나라보다 먼저 회복이 되고 우리가 먼저 서민에게도 혜택을 줄 수 있지 않겠느냐는 기대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출구전략 실행은 신중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출구전략을 서두르면 먼저 압박을 받는 것은 서민이다. 금리가 오르면 갚아야 할 이자부담이 커지고, 공공사업이 줄면 근로소득도 감소한다. 서민 코드를 강조하는 정부로선 이게 큰 고민거리다. 이 총재도 이날 당장 금리를 올리지는 않겠다는 언질을 줬다. 기준금리 인상을 예상해 오르고 있는 시장금리가 너무 앞서가고 있다고 지적한 것이다. 이에 따라 이날 채권금리는 하락했다. 이 총재는 앞으로의 정책방향에 대해 “3분기 몇 달간의 경기상황을 면밀히 살피겠다”는 정도로만 힌트를 줬다. 한국금융연구원 장민 거시경제연구실장은 “3분기 경기 상황에 따라 이르면 4분기에 금리 인상이 논의될 수 있다”고 말했다. 

김원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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