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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은 감동 못 주면 끝 … 동서 구분은 의미 없어요”

이생강(左)씨의 대금 연주에 맞춰 바비킴이 아리랑 을 불렀다. 바비킴은 “음악을 만들다 보니 점점 한국적인 정서를 담게 된다”며 “ 피는 속일 수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최승식 기자]

갓 쓰고 대금 부는 국악인과 넥타이 매고 노래하는 젊은 뮤지션이 만났다. 이생강(72)씨는 중요무형문화재 제 45호 대금산조 예능보유자. 미국동포 출신 뮤지션 바비킴(36)은 흑인음악을 바탕으로 한국인의 감성을 건드리는 노래를 부른다. 색깔도, 세대도 다른 두 사람이 함께 무형문화를 알리는 데 앞장선다. 9월18일부터 10월7일까지 부천시 상동 부천영상문화단지에서 열리는 ‘2009 부천무형문화엑스포’ 홍보대사로 나선 것이다. 11일 본사 스튜디오에서 두사람과 만나 음악과 전통을 이야기했다.

-바비킴과 무형문화의 조합은 이색적인데요.

바비킴 : 무형문화란 ‘형체가 없는 문화’이니 제가 하는 음악도 일종의 무형문화죠. 저는 이번 엑스포를 배우는 자세로 참관하려 해요. 전통의 영향을 받은 현대음악이 한국인으로서 만들 수 있는 가장 아름다운 음악이 아닐까 하거든요. 저는 두 살 때 미국으로 이민을 갔어요. TV나 한인사회 콘서트에서 항상 눈에 띄는 것이 전통문화였어요. 소리에서부터 창법, 춤, 의상 등 모든 것에서 동양적·한국적 아름다움을 보았죠. 이생강 선생님의 대금 소리에도 울컥 했어요. 마치 사람과 대화를 나누는 듯 표현하시더군요.

이생강 : 팝이나 힙합이라고 하면 우리 전통의 것과 동떨어져 있다고 보기 쉬운데, 저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아요. 현대인에게 정착되면 이 음악이 훗날 또 전통 음악이 되는 겁니다. 제가 대금을 불지만 가요에 맞춰 반주하기도 하고, 현대적으로 해석해 연주하기도 해요. 5음계 국악기를 테크닉으로 서양 7음계까지 커버하는 것이죠. 서로 구심점을 만들면 접목이 가능해요.

바비킴 : 제가 제일 궁금한 건 리듬이에요. 전통 장단이 제겐 익숙치 않거든요. 미국 흑인 음악의 리듬, 특히 힙합이나 솔은 아프리카 전통 리듬악기 봉고의 소리에 딱 맞아떨어지더라고요. 전통 음악의 박자와 소리에 어떻게 멜로디를 얹을 것인가에 관심이 있어요.

이생강 : 세계를 다니며 각국 민속예술단을 봐도 우리 장단만큼 다채로운 게 없어요. 같은 두 박자라 해도 그 박자를 만드는 모양이 엄청나게 많거든요.

-함께 음악 작업을 할 계획은 없으신지요.

바비킴 : 저는 여태 두려워했던 것 같아요. 제가 잘 모르는 악기 소리를 제 음악에 섞었다간 규칙을 어기고 욕만 먹을 것 같았거든요. 앞으로 기회가 있으면 선생님을 자주 찾아뵙고 많은 이야기를 나눠 좋은 음악을 만들고 싶어요. 오늘 선생님께서 기타리스트 김광석 선배님과 함께 작업하신 최근 음반을 선물로 주셨어요. 그 만남이 어떨지 정말 궁금해서 얼른 들어보고 싶어요.

이생강 : 이 사람이 워낙 겸손한 것일 뿐, 지금 무엇이라도 소화시킬 수 있는 역량을 지녔다고 봐요. 자신만의 독특한 음이 있고 노래도 워낙 뛰어나니 문제될 게 없죠. 오히려 제가 국악기로 어떻게 바비킴의 노래를 보필하는가가 문제죠. 함께 해봐야죠.

바비킴 : 저도 전통 음악을 현대 음악과 접목시킬 수 있는 방법을 연구해봐야겠어요.

이생강 : 이제 서양이니 동양이니 하는 구분은 의미 없다고 봐요. 대중에게 감동을 주지 못하는 음악은 살아남지 못해요. 이런 뛰어난 젊은이들과 함께 하면서 조상이 남긴 훌륭한 악기를 지켜나가야죠. 우리의 것을 원형으로 새로운 음악을 만든다면 세계적 음악이 될 겁니다.

이경희 기자, 사진=최승식 기자

◆부천무형문화엑스포(www.bucheonexpo.org)=국내 무형문화재 장인 152명, 해외 11개국 공연단이 참가해 무형문화를 알리는 엑스포. 국내외 무형문화유산 1079점이 전시되고 69개팀이 198회 공연한다. 무형문화재 보유자가 작업하는 모습을 보고 체험도 하는 ‘공방거리’와 ‘아프리카 기획전’ ‘캘리그라프전’ 등이 마련된다.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인 몽골 ‘모린쿠르’ 연주, 캄보디아 왕실 공연 ‘압사라 댄스’ 등도 선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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