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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 내린 드라마 ‘찬란한 유산’서 찬란한 조연 이승형

26일 대단원의 막을 내린 SBS ‘찬란한 유산’. 시청률 40%대를 돌파하며 화제가 된 이 드라마는 새로운 연기자들도 발굴해냈다. 물오른 연기력을 과시한 한효주와 이승기를 비롯, 악녀 연기로 주목받은 문채원 등이다. 표 집사 역을 맡은 이승형(40)도 그 중 하나. 1992년 SBS 공채 탤런트 2기로 활동을 시작해, 17년 무명의 설움을 털고 드디어 자신의 존재를 알렸기 때문이다.

드라마 ‘찬란한 유산’에서 진성식품 장숙자 사장(반효정)의 오른팔 표 집사 역으로 무명생활의 설움을 씻은 탤런트 이승형. [구희언 인턴기자]

그는 “시청자들이 드디어 제 이름을 기억하기 시작한 것 같다. 큰 사랑을 받으니 정말 행복하다”며 벅찬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표 집사는 방영 초기부터 감초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조폭 출신의 요리사 겸 집사에, 충직하고 인간적인 매력이 더해졌다. 부자집 철부지 며느리 유지인과의 러브 라인도 인기에 불을 지폈다.

이승형은 경희대 체육학과 시절 아르바이트로 CF 활동을 하면서 연예계와 인연을 맺었다. 당시 ‘리복’모델이던 이종원 등과 함께 CF계를 누볐다. 90년에는 김청기 감독의 실사영화 ‘로보트 태권브이’에서 훈이 역으로 출연하기도 했다.

그러나 막상 시작한 탤런트의 길은 쉽지 않았다. 선배인 SBS 1기 성동일의 조언대로 모든 CF를 끊고 연기에 매달렸지만 경제적 어려움만 깊어졌다. “90년대엔 중장비 기사 자격증을 활용해 카센터 정비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활동을 이어갔죠. 6개월간 중국집, 미용실을 운영하기도 했는데 말아먹었어요. 그때도 주방에서 TV 드라마를 보면 ‘내가 저자리에 있어야 하는데’ 하는 생각에 피가 머리로 치솟기도 했죠. 수업료를 톡톡히 치루고 제 천직으로 돌아왔습니다.”

그는 자기 출연 편수를 헤아리지 못한다. 조·단역은 물론이고 2~3회 나오고 마는 우정출연, 결혼식 엑스트라까지 뭐든 마다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매니저도 없다.

“매니저들은 보통 작은 배역이면 하지 말고 제대로 된 역할이 올 때까지 기다리라고 하지요. 제 생각은 달랐어요. 아무리 작아도 절 찾아주는 배역이 있으면 그게 행복했고, 테스트 받는 기회라 여겼어요. 작은 배우는 있어도 작은 배역은 없는 거니까요.”

지금까지는 주로 주인공의 친구나 선후배, 혹은 주인공을 괴롭히는 악역 등 ‘배경’으로만 나왔다. 극중 멜로라인은 연기 생활을 통틀어 두번째다. 상대역인 유지인은 실제로는 띠동갑 대 선배. 하지만 유씨가 워낙 소탈하고 격의없이 대해줘 마치 5살쯤 어린 후배와 연기한 기분이었다고 한다. 드라마의 인기에 힘입어 이씨는 유지인과 함께 18년만의 CF를 찍었다. 예능 프로 출연도 처음 했다.

그가 꼽는 ‘찬란한 유산’의 성공비결은 팀워크. 전체 분장실에서 서로 끊임없이 대화하고 호흡을 맞춘 것이 멋진 팀플레이로 이어졌다고 분석한다. 그는 표 집사 연기를 위해 김명민의 목소리 톤과 백윤식의 무표정함을 연구했다고 한다.

"SBS 탤런트들은 500 대 1의 경쟁률을 뚫고 들어와 한 기수에 2, 3명이 살아남아요. 그간 200여 명이 뽑혀 지금껏 활동하는 사람이 20명이 채 안됩니다. 계속 연기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감사하죠. 주인공이 아니어도 탄탄한 조연으로 70살까지 서고 싶은 게 꿈입니다. 스타가 아니라 연기의 장인이 되고 싶은 거죠.”

양성희 기자 , 사진=구희언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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