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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 오디세이’ 그림과 사진 사이 국경은 없다



그리스 영웅 오디세우스의 삶은 모험의 연속이었다. 트로이 전쟁에 참가하고, 거인 폴리페모스에게 목숨을 잃을 뻔하고, 아내 페넬로페에게 구혼하는 경쟁자들을 모조리 물리친다. 어쩌면 이런 시련들은 한 인간이 겪어야만 하는 인생의 과정을 상징하는지도 모른다.

무더운 여름을 맞아 즐거운 모험을 떠나 보면 어떨까. 서울 한복판에서 열리고 있는 사진전 񟭉 오디세이'(8월 18일까지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는 '밀레니엄 이후 10년, 사진의 바다 항해일지'라는 부제처럼 전혀 다른 9개의 심미안에 의해 탄생한 사진들을 맛볼 수 있는 자리다.

주명덕·배병우·구본창·이갑철·민병헌·최광호·이정진·오형근·고명근 등 대한민국 최고의 사진 작가 9명의 대표작 100여 점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진다.

사진일까, 그림일까?

이 전시는 한 마디로 9인 9색이다. 작가들 중 가장 나이 많은 사람은 1944년생인 주명덕이다. 가장 어린 작가는 1964년생인 고명근으로 주명덕과 20년 차이가 난다. 사물을 바라보는 관점이나 사진을 인화한 방식도 제각각이다.

주명덕의 관심은 도시다. 버스정류장에서 보는 명품 광고 사진이나, 차를 타고 가면서 바라본 거리를 렌즈 안에 담았다. 그의 흑백 사진은 비가 내린 후의 도시를 감도는 청량함으로 충만하다.

엘튼 존이 소나무 사진을 구입해 더욱 유명해진 배병우의 사진은 장인정신을 느끼게 한다. 이번 전시에 나온 소나무와 오름 시리즈는 한국의 강산이 지닌 아름다움과 생명력을 그대로 전달한다. "나는 갈 때마다 느낌이 달라지고 시시각각으로 변하는 내 나라에 대한 나의 생각을 표현한다"는 그의 말에 공감이 간다.

눈덮인 세상을 담은 민병헌의 '스노랜드' 시리즈는 사진과 그림의 경계를 허문다. 얼핏 보면 그림에 더 가깝다. 설국을 연상시키는 화면은 빨아들일 것만 같은 매력으로 관람객을 유혹한다. 작가는 "자유롭게 사물을 바라볼 때 사물은 전혀 다른 모습으로 다가온다"며 주관성을 강조했다.

할머니와 할아버지가 죽어가는 순간을 포착해 큰 화면으로 확대한 최광호의 작품 앞에선 발걸음이 얼어 붙어버린다. 죽음과 맞선 작가의 대담함에 놀라게 된다. 정형화되지 않은 구도로 사물을 바라본 이갑철, 길거리에서 만난 사람들의 영혼을 찍어낸 듯한 오현근의 사진은 강렬한 이미지를 전달한다.

사진, 실·바늘과 만나다

이번 전시는 사진이 더 이상 인화지 위에 머물지 않음을 보여준다. 이정진의 'Thing' 시리즈는 한지에 사진을 인화했다. 한지 위에 감광안료를 붓으로 여러번 바른 다음 이미지들을 안착시키고, 정착액을 바르는 작업을 여러번 반복하는 과정을 거쳤다. 그 결과 허공에 떠있는 사물 속 사진들은 스스로 묵직한 존재감을 드러낸다.

사진을 겹겹이 꿰매어 만든 구본창이나 조각과 사진의 접점을 찾아 입체적으로 홀로그램을 구현한 고명근의 작품은 사진이 미술의 영역으로 넘어가 있음을 알린다. 이 전시를 본 관람객 최윤석씨는 "대단히 인상적이다. 사진의 다양한 표현 방법에 매료됐다"고 밝혔다.

한편 이갑철·오형근·고명근은 각각 오는 25일·8월 1일과 8일 마스터 클래스를 연다. 문의 (02)2000-6474.

장상용 기자 [enisei@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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