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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등급위 서버도 다운시킨 디도스, 도박업자가 거짓말 숨기려고 공격

게임물을 심의해 등급을 분류하는 게임물등급위원회는 올 3월 한 달 동안 거의 업무가 마비됐다. 디도스(DDoS·분산 서비스 거부) 공격 때문이다. 등급위 온라인심의시스템이 첫 공격을 받은 것은 3월 4일 오후 5시쯤. 접속량이 갑자기 몰리며 서버가 다운됐다. 한 번 다운된 서버를 복구하는 데 거의 하루가 걸렸다. 하지만 복구를 하고 나면 다시 공격이 시작됐다. 이렇게 같은 달 22일까지 모두 10차례에 걸쳐 공격이 계속됐다. 이 기간 동안 온라인으로 심의 신청을 받고 결과를 통보하는 업무는 큰 차질을 빚었다. 등급위엔 “어떻게 된 거냐”는 게임업자들의 항의 전화가 빗발쳤다.

이 난리통을 일으킨 범인은 30대 도박사이트 운영자였다. 경찰청 사이버테러대응센터는 정보통신망 이용 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위반 혐의로 최모(39)씨를 구속하고, 유모(33)·양모(37)씨 등 2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9일 밝혔다.

최씨가 디도스 공격용 악성코드 ‘넷봇 어태커(NetBot Attacker·NB)’를 구입한 것은 지난해 10월. 그는 조선족 유씨를 통해 중국 해커 사이트에서 프로그램을 구입했다고 경찰에 진술했다. 그가 디도스 공격을 계획한 것은 경쟁 도박사이트의 영업을 방해하기 위해서였다. 회원 수가 수익으로 직결되는 도박사이트의 특성상 서로 디도스 공격으로 회원 방문을 막는 일이 잦다는 것이다. 최씨는 “내가 운영하는 사이트도 디도스 공격을 받은 적이 있다”고 경찰에서 진술했다.

그는 올 3월까지 5개월간 포털사이트나 종교단체 사이트 게시판에 ‘무료로 음란물을 다운받을 수 있는 곳’이라는 광고글을 올렸다. 그의 사이트를 찾아온 네티즌들은 실제로 무료로 음란물 동영상을 내려받을 수 있었다. 악성코드와 함께 압축된 파일이었다. 동영상을 재생하면 자신도 모르는 사이 컴퓨터엔 악성코드가 깔렸다. 이렇게 최씨가 조종할 수 있게 된 ‘좀비 컴퓨터’는 5개월 새 7400여 대가 됐다. 최씨는 이 좀비 컴퓨터들로 경쟁 도박사이트 대여섯 곳을 공격했다. 또 다른 도박사이트에서 일하는 양씨가 돈을 보태가며 공격을 부추겼다.

게임물등급위를 공격한 건 다른 게임업자에게 한 거짓말을 숨기기 위해서였다. 그는 지난해 10월 한 게임업자에게 “내가 대신해 심의를 통과시켜 주겠다”고 하고 700여만원을 받아 챙겼다. 이후 “왜 심의에 통과되지 않느냐”는 업자의 독촉을 피하기 위해 게임물등급위 사이트를 다운시켰다는 것이다. 게임물등급위는 이 공격을 계기로 인터넷데이터센터(IDC)를 이전해 해킹 대응시스템을 강화했다. 연간 예산이 2억~3억원 정도 추가로 드는 작업이다. 등급위 관계자는 “업무 차질로 인해 게임 업자들이 받은 피해는 경제적으로 환산하기 어려울 정도일 것”이라며 “겨우 3명이 벌인 장난이 이렇게 큰 피해를 낳았다는 것이 허탈하다”고 말했다.

임미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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