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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영걸 교수의 공공디자인 클리닉 <3> 교량시설물, 장식보다 기능 우선

풍광 좋은 곳의 도로변에는 으레 장식적인 가로시설물이 번성합니다. 지역 이미지를 특화시키기 위한 노력으로 이해되지만, 장소의 용도나 기능과 무관한 과잉디자인 사례입니다. 그로 인해 주행 중인 운전자의 시각은 산만해지고, 보행자에겐 수려한 경관보다 현란한 시설물이 먼저 눈에 들어옵니다.


드라이브와 하이킹에 좋은 팔당대교에도 꽃봉오리를 연상케 하는 장식보행등이 설치되어 있습니다. 주변 경관과도 부조화를 이루고, 가로등·차량방호시설 등과도 어울리지 않는 이 수많은, 둥근 장식보행등은 야간에 빛이 사방으로 확산되어 운전자에게도 불편합니다. <사진 A>

다리 난간에 줄지어 늘어선 꽃봉오리 보행등을 없애니 비로소 풍경이 보이고, 난간에 덕지덕지 붙은 파이프 구조물을 걷어내고 간결한 수평 난간으로 바꾸니 강이 잘 보입니다. 난간을 딛고 올라서지 못하도록 난간 상부는 교량 안쪽으로 기울였습니다.

차도 조명은 중앙분리대의 가로등이 담당합니다. 보도는 난간지주에 내장된 조명이 빗자루로 바닥면을 쓸 듯 비추어 운전자에게는 눈부심이 없고 보행자에게는 아늑한 보행환경을 제공합니다. 수변생태공원과 연계돼 있는 보도는 자전거 이용자들이 애용하는 통로이기도 한데, 보행감각이 좋은 목재로 바닥을 포장해 보행자와 자전거 이용자 모두에게 쾌적한 겸용 보도로 만들었습니다. <그림 B>

도로법에 의거한 ‘도로안전시설설치 및 관리지침’에 따르면 교량은 도시 교통계획상 독립된 구조물이기보다 도로의 연장이며, 교량 위의 조명과 방호시설들은 주변 도로와의 연속성을 지녀야 합니다.

시각적으로 두드러진 시설물로 인해 운전자의 주의가 분산되지 않아야 하기 때문입니다. 도로시설물은 장식성보다 기능성이 우선되어야 합니다. 교량조명등과 주변 시설들도 그 자체로 인식되기보다 주변 경관에 조화롭게 통합될 때 가장 아름답습니다.

권영걸 서울대 교수·한국공공디자인학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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