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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양의 컬처코드 (23) 동방신기, 일본으로 간 까닭은

#남성그룹 동방신기(사진)의 일본 활약상이 눈부시다. 지난 4~5일 도쿄돔 공연을 끝으로 올해에만 총 25만명을 동원하면서 일본 전역 투어를 마무리했다. 도쿄돔은 일본에서도 손가락에 꼽히는 톱스타들만 서는 무대. 도쿄돔 내부에는 마이클 잭슨, 롤링 스톤스, 스팅 등 이 곳을 거쳐간 세계 정상급 해외 뮤지션들의 사진을 전시해놓았을 정도다.



7월 1일 발매된 일본내 28번째 싱글 ‘스탠 바이 유’도 날개돋힌 듯 팔리고 있다. 8일까지 18만장이 팔리며, 일본 최고의 아이돌 그룹 아라시에 이어 오리콘 위클리 차트 2위에 올랐다. 6일에는 아라시를 제끼고 데일리 차트 1위에 올라 현지 언론을 깜짝 놀라게도 했다.



2005년 일본 데뷔한 동방신기의 성장사에는 드라마틱한 구석이 있다. 한국 최고의 아이돌 그룹이라는 타이틀을 벗어던지고 완전 밑바닥에서부터 시작했다. 통역 없이는 한발짝도 움직일 수 없었고 백화점,대학가 등에서 공연했다. 간이 무대도 아닌 백화점 통로 계단과 대학의 썰렁한 강당에서 수십명을 모아놓고 노래부르는 동영상은, 동방신기의 국내팬들에게는 눈물없이 볼 수 없는 전설로 통한다.



#동방신기의 일본진출은, 2단계로 접어든 한류의 현지화 전략의 성공 사례로도 꼽힌다. 국내 콘텐트의 인기가 자연스레 국경을 넘은 한류의 전형적인 사례들과 달리, 일본음악과 일본어를 가지고 현지 가수들과 경쟁했다. 외모, 댄스, 가창력을 갖춘 실력파 아티스트 이미지를 얻었다. 무엇보다 음악적으로 훨씬 폭넓고 성숙한 장르를 선보였다. 국내에서는 대형기획사에 의해 만들어진 아이돌이라는 따가운 시선을 벗지 못했던 것과 비교하면 아이러니가 느껴지는 대목이다.



그러고보면 지금껏 한류의 선봉장에 서온 대부분의 콘텐트는 대부분 국내에서 저평가됐다(‘대장금’ 정도가 예외다). 한류라는 말을 처음 만든 클론 등의 댄스음악은, 국내 음악시장 획일화의 주범으로 비판받았다. ‘겨울연가’ 또한 폭발적 인기와 무관하게 감성과잉의 퇴행적 순애보라는 비평이 많았다.



#동방신기의 활약상은, 한국과 일본의 음악시장 상황도 극명하게 대비시킨다. 싱글 ‘스탠 바이 유’가 단 1주일만에 팔아치운 18만장이란 기록은, 최근 국내에서는 쉽지 않은 판매량이다(동방신기가 2008년부터 현재까지 일본에서 판매한 앨범은 총 180만 장에 달한다). 음반판매량 집계 사이트인 ‘한터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올 상반기 가장 많이 팔린 앨범은 슈퍼주니어의 ‘쏘리 쏘리’로 10만9000장이다. 서태지 8집은 5만9000장, SG워너비 6집은 3만9000장에 그쳤다.



물론 국내 음악시장이 앨범에서 음원으로 넘어간 탓도 있지만, 일본과는 비교되지 않는 시장 사이즈다. 대중문화의 파워는 시장 규모에서 나온다는 것은 새삼스러운 얘기가 아니다. 할리우드 영화와 미국 팝이 가장 파워풀한 것은, 영어사용 시장이 세계 1위이기 때문이다.



여기에 일본 특유의 음악문화, 팬문화가 있다. TV음악프로그램에는 아이돌에서 록가수,엔카가수들이 함께 출연한다. 그만큼 다양한 음악장르가 공존하고 있다는 것이다. 온갖 농담따먹기를 해도 본령은 노래다. 가수의 창작물을 공짜로 얻는 것은 생각할 수 없고, 한번 팬이면 평생을 가면서 심지어 부모 자식 세대를 이어가면서 지지하는 팬문화도 한몫한다. 아이돌이 아티스트로 커가고 함께 나이들어간 팬들이 50~60대가 될때까지 공연장을 찾는 풍경이 펼쳐진다. 단지 우리보다 인구가 많다는 이유만으로 일본이 미국에 이은 대중음악 2위 강국인 것은 아닌 것이다.



한 음악관계자는 “10대 중·후반에 데뷔해서 20대 중반이면 그 한계를 다하는 것이 요즘 한국 아이돌 모델의 대세다. 남성 아이돌은 군입대를 기점으로 수명을 다하기도 한다. 가수 입장에서는, 군대라는 2~3년 공백쯤은 너끈히 기다려줄 일본시장이 매력적일 수 밖에 없지 않겠냐”고 말했다. 가수를 조로시키는 게 아니라 키워내는 음악문화적 환경. 동방신기에 이어 빅뱅까지 우리의 아이돌들이 일본으로 가는 까닭이다. 



양성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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