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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수대] 장마

장마전선이 남북으로 오르내리면서 남부와 중부지방에 번갈아 폭우가 쏟아지고 있다. 부산에는 7일 하루 동안 300㎜의 장맛비가 내려 큰 피해가 났다. 9일에는 서울을 비롯한 중부지방에 200㎜ 안팎의 비가 퍼부었다. 1년에 내릴 비의 15~20%가 하루 만에 내린 셈이다.

장마는 한반도 상공에 차고 습기가 많은 오호츠크해 고기압과, 온도가 높고 습기가 많은 북태평양 고기압이 벌이는 세력 다툼이다. 성질이 다른 이들 두 고기압이 맞부딪치면서 장마전선이 만들어진다.

옛사람들은 장마를 임우(霖雨)라고 했고, 지속적으로 내린다 하여 적우(積雨)라고 불렀다. 오랫동안 부슬부슬 내린다 하여 음우(陰雨)라고도 했다. 장마라는 말은 ‘댱맣’이란 말이 변해서 나온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댱’은 길다(長)는 뜻이고, ‘맣’은 물의 옛말로 비를 의미한다는 것이다. 『훈몽자회(訓蒙字會)』에는 장마 림(霖)에 대해 ‘댱마’라는 주석을 달고 있다. 장마는 중국·일본에서도 나타난다. 중국에서 장마를 ‘메이유(梅雨)’라고 하고, 일본에선 ‘바이우(梅雨)’라고 한다. 매실이 노랗게 익어갈 무렵에 내리는 비라는 뜻이다.

6월 하순에서 7월 하순까지 장마철 한 달 정도 집중적으로 비가 내리고 그 다음 폭염이 이어지던 전형적인 여름 날씨도 최근 달라지고 있다. 장맛비는 그대로인데, 장마 전과 후에 내리는 비의 양도 크게 늘어 아예 여름철 전체를 ‘우기(雨期)’라고 부르자는 얘기마저 나오고 있다. 장마의 경계가 사라지면서 기상청은 장마의 시작과 끝을 예고하는 것을 피하고 있을 정도다.

날이 갈수록 여름 날씨가 점점 드세지고 있다. 집중호우와 폭염·열대야 발생일수가 갈수록 늘고 있다. 비가 내리는 날은 줄었지만, 한번 내리면 억수같이 쏟아지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다. 올여름 열대야 발생일수도 평년(1971~2000년 평균)을 웃돌 것이라고 하니 벌써부터 땀이 난다.

여름 날씨가 변하는 것은 지구온난화 탓이다. 사람들이 내뿜은 온실가스 탓에 기온이 올라가고, 기온이 상승하면서 늘어난 수증기가 폭우가 돼 내리기 때문이다. 지구온난화로 바닷물 온도가 올라가면 태평양의 태풍도 거세진다. 엄청난 위력을 유지한 채 한반도까지 올라오는 ‘수퍼 태풍’도 나타날 수 있다. 결국 자연은 인류로부터 받은 것을 폭염·폭우·태풍이라는 형태로 그대로 되돌려 주고 있는 것이다.

강찬수 환경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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