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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yle& 2009 여름 즐기기] 작가에게 배우는 사진 찍기의 기술

낯선 여행지에서의 기억은 사진의 힘을 빌리면 한결 생생해진다. 여기서 한걸음 더 나아가 내가 원하는 대로 사진을 찍을 수 있다면 언제라도 현장 그대로의 느낌과 추억에 잠길 수 있다. 중견 사진작가 방병상, 유재학의 사진을 통해 ‘표현의 방법’들을 배워봤다.

서정민 기자

‘애드벌룬’. 2002년 여의도 여의나루 부근 야외 수영장.

‘바이싸이클’. 2002년 여의도 부근 도심 공원.
2002년부터 2005년까지 작업한 ‘in green heaven(녹색 천국 속으로)’ 시리즈는 도시인들의 여가를 주제로 했다. 한강 둔치 수영장, 벤치, 공원 나무 아래 삼삼오오 모여 휴식을 취하는 사람들이 대상이다.

처음엔 도시가 배경이었지만 2004년부터 지방 관광도시 주변의 자연으로 무대를 넓혔다. “자연은 도시와 분위기는 달라도 결국 여가를 즐기기 위해 도시인이 가는 곳”이라는 게 이유였다. 제목은 ‘녹색 천국 속으로’지만 사진 속 사람들에게서 특별한 감흥이 느껴지지는 않는다. 흔한 배경 속에서 무심하고 담담한 표정으로 존재할 뿐. 이 시리즈가 ‘공간과 군중을 객관적인 시선으로 기록하는’ 다큐멘터리 형식을 띠고 있기 때문이다.

‘관찰자적 입장에서 보기’는 사진가 방병상이 오랫동안 추구해 온 방식이다. 그저 바라볼 뿐, 사진가의 감정이 사진 속에 담기길 원치 않는다. 그래서 그의 사진들은 전시 때마다 제목이 바뀌기도 한다. 특정 이미지에 몰입되지 않도록 하기 위함이다.

또 한 가지 장치는, 제목이 붙더라도 사진 속 주변부의 것에 주목한다는 점이다. 너무 작아서 하늘에 묻혀 버린 ‘풍선’, 오른쪽 귀퉁이에 소품처럼 놓인 ‘자전거’처럼. 의미 없이 지나칠 수 있는 소품(조연)들을 굳이 제목에 끌어다 놓는 이유는 “프레임을 해체하기 위한 복합적 장치”라고 한다.

대부분 사진의 한 가운데, 많은 면적을 차지한 것에 주목하기 마련이다. 그런데 이렇게 변방의 것을 제목으로 하면 관람객의 시선이 넓게 이동한다는 것. ‘익숙한 것에서 벗어나 낯설게 보기’ 또한 사진가 방병상이 좋아하는 주제다.

사진 찍기 노하우

첫째, 광각 렌즈의 묘미를 즐겨라.


“중형 필름 카메라인 마미야 6×7과 43mm 초광각 렌즈를 주로 사용한다. 이 렌즈의 특징은 화각이 100도 가까이 넓다는 점이다. 도시가 넓은 듯 보이지만 실은 아주 갑갑한 공간이다. 이처럼 한정된 공간도 광각렌즈로 촬영하면 거대하고 웅장한 느낌을 갖게 된다. 이미 알고 있는 것과는 다른 풍경을 만나는 재미를 느낄 수 있다.”

둘째, 플래시를 사용해 보라.

“수영장 사진에서 색이 또렷해 보이는 것은 소형 플래시를 사용했기 때문이다. 피사체 가까이에서 플래시를 터뜨리면 밝은 부분과 어두운 부분이 극명히 대비되면서 선명함이 강조된 사진을 만들 수 있다. 대낮에 자동카메라가 플래시를 터뜨렸을 때처럼 괴기스러운 사진은 싫다면 자연광 노출과 플래시를 이용한 인공노출 비율의 차이를 좁히면 된다. 플래시를 사용한 티는 안 나면서 원하는 명암 대비 효과를 볼 수 있다.”



방병상 40세, 홍익대 산업미술대학원 사진디자인전공 졸업. 현재 한국종합예술학교 미술원 조형예술과 강사



유재학 작가의 ‘해안 풍경’

‘남국재견’ 시리즈 가운데.
사진가 유재학은 ‘남국(南國)’을 좋아한다. 한때 필리핀에 살았고, 지금도 한국과 번갈아 오가며 남국을 주제로 한 시리즈 사진을 찍고 있다.

그가 동남아 지역을 좋아하는 이유는 “뜨겁고 후덥지근한 기후 속에서는 시간이 천천히 흘러가는 것 같아서”다. 사람도 자연도 슬로비디오로 움직이는 듯한 나른한 풍경이 맘에 든다고 한다. 그는 이 편안함 속을 걷는 일도 좋아한다. 요즘의 ‘디카’족에게는 고물카메라처럼 보이는 ‘필카’ 롤라이 플렉스를 손에 들고 사진가가 아닌 양 거닐다 마음을 건드리는 빛과 상황을 마주치면 그 순간 사진을 찍는다.

구도나 장면을 의도하고 찍는 경우는 거의 없다고 한다. 생각을 많이 할수록 예전에 교과서·학교·책에서 ‘배운 것’ ‘본 것’ 들이 떠오르기 때문이다. 그것에 사로잡히면 지금 막 새롭게 다가온 풍경도 결국 구태의연한 사진이 된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유재학은 피사체를 ‘찾기’보다 다가온 것을 ‘잡는’ 일을 즐기는 사진가다. 빨리, 갑자기 잡는 바람에 대부분의 사진이 초점이 흔들리기도 하고 명암대비 효과도 거의 없다. 한마디로 강렬함이 없다. 그런데 끌린다. 단아한 사진들은 처음에는 편안하게 느껴진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대번에 읽혀지지 않는 그 무엇 때문에 보는 사람은 계속 긴장하게 된다. 쉽게 읽혀지지 않는 나른한 긴장감, 이것이 유재학의 사진이 의도하는 바다.

사진 찍기 노하우

첫째, 시간을 잘 살펴라.


‘남국’ 시리즈 중 하나. 해 뜨기 바로 전 바닷가에서 수영하는 아이.
“피사체보다 빛의 상태를 먼저 살피는 편이다. 사진은 결국 빛이 연출하는 그림이라고 생각한다.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시간대는 해가 질 무렵과 해가 뜰 때다. 해 뜨기 전, 하늘과 땅이 하나로 연결돼 보이는 때도 좋아한다. 시간적으로는 아주 짧지만 이 찰나를 잘 이용하면 빛의 묘미를 즐길 만한 사진을 만들 수 있다. 한 가지 주의할 것은 눈과 카메라가 감지하는 빛의 정도가 다르다는 점이다. 그런 점에서 디지털카메라는 유용하다. 바로 그 차이를 확인할 수 있으니까.”

둘째, 좋아하는 렌즈를 가져라.

“내가 주로 사용하는 카메라는 독일제 ‘롤라이 플렉스’다. 2안 리플렉스 카메라로 렌즈 교환이 안 된다. 피사체를 끌어오고 밀어 버리는 줌 기능이 안 된다는 얘기다. 피사체와의 거리가 제한적이면 불편을 느끼는 사람도 있지만 나는 오히려 이 점이 맘에 든다. 기술이 안 보이는 사진을 좋아하기 때문이다. 망원이나 광각렌즈를 이용하면 어디선가 본 듯한 사진을 만드는 데 급급하게 된다. 크게 찍고 싶을 땐 실제로 가까이 다가가 보라. 새로운 풍경이 보인다. 좋아하는 렌즈를 하나만 계속 사용하다 보면 내가 진짜 좋아하는 사진이 뭔지 파악하기도 쉬워진다.”



유재학 46세·서울 예술대학 사진과 졸업. 현재 필리핀과 한국을 오가며 작품 활동 중.

홈페이지 주소 www.yujeha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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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