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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yle& Street Sketch] 셔츠 깃 세운 그 남자

올해 4월 미국 보스턴에서 푸마 신제품 발표회를 겸한 파티가 열렸다. 스포츠 브랜드의 모임인 데다 드레스 코드가 ‘캐주얼’이었기 때문에 슈트를 입을 만큼 격식을 갖추지 않아도 됐다. 이날 눈에 띈 사람은 터키에서 온 남자 기자였다. 그는 검은색 진바지에 빨간색 ‘폴로셔츠’를 입고 폭이 좁은 검정 넥타이를 매고 있었다. 캐주얼한 폴로셔츠에 넥타이를 매니 편안한 ‘파티 의상’으로서도 어울리고 스타일도 세련돼 보였다.

다음 날 아침, 거리에서 한 남자를 봤다. 옅은 하늘색 면바지에 흰색 폴로셔츠를 입고 있었는데, 공작새가 꼬리깃털을 세우듯 칼라를 한껏 펴 올린 모습이었다. 순간, 일행 중 남성지 아레나 기자와 내 눈이 마주쳤다. 우린 둘 다 그 남자의 셔츠 칼라를 내려 주고 싶어 안달이 났던 거다. “제가 희생할까요? 아이 라이크 유, 한마디 하죠 뭐.” 자신이 남자에게 다가가 게이인 척 스킨십을 하면서 슬쩍 칼라를 내려 주고 오겠다는 얘기다. 물론 우리 중 아무도 그에게 위험을 강요하지 않았다.

봄부터 여름까지 남성복 중 사랑받는 옷이 바로 폴로셔츠다. 이 셔츠를 설명하면, 우선 특정 브랜드와는 상관없다는 걸 알려주고 싶다. 과거 유행했던 폴로경기 유니폼에서 따온 디자인이기 때문에 붙여진 이름일 뿐이다. 특징은 칼라가 있고, 앞 여밈에 두세 개의 단추가 달렸다는 점이다.

그럼 폴로셔츠와 혼용돼 쓰이는 ‘피케셔츠’는 뭘까? 폴로셔츠 디자인은 요트·조정·승마 등의 귀족 스포츠에서 많이 응용됐다. 1927년 프랑스의 테니스 영웅이었던 르네 라코스테는 긴팔을 입어야만 하는 경기 규칙을 깨고 반팔 셔츠를 입고 코트에 등장했다. 라코스테는 디자인뿐 아니라 독특한 짜임의 면 조직을 새롭게 고안해 셔츠를 만들었다. 내구성이 좋고 원단 표면에 구멍이 뚫린 격자무늬의 특수 면 조직을 이용한 이 셔츠는 이후 프랑스어 ‘피케(pique·뚫다)’에서 이름을 따 피케셔츠로 불리게 된다. 정리하면 폴로셔츠는 디자인을, 피케셔츠는 면 조직의 특성을 구분하는 명칭이다.

복잡하면 그냥 ‘칼라가 있는 셔츠’라고 부르면 된다. 정말 우리가 기억할 것은 칼라 모양을 어떻게 해서 입느냐다. 한때 칼라를 세워 입는 게 멋쟁이로 통했던 적이 있다. 아마도 당시 어느 유명 연예인을 흉내 낸 게 아닐까. 그런데 이 폴로셔츠의 태생이 귀족 스포츠였음을 생각하면 칼라를 단정하게 내린 모습이 아름답고 멋있는 착장법이다. 한여름, 날도 더운데 칼라를 세우고 걷는 남자는 허세를 부리는 것 같고, 정말 느끼해 보인다.

서정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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