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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사 순례단 직거래장터는 어려운 농가들의 희망

“안동의 특산품은 간고등어입니다. 하나씩 구입해 가족과 맛있는 저녁식사 하세요.”

혜자 스님이 108산사 순례기도회를 마치고 버스에 오르기 전 농산물 직거래 장터에서 보살님들에게 외치는 소리다. 가져온 고등어가 순식간에 모두 팔려 나갔다.

스님은 옆으로 옮기시더니 마늘을 들고 과잉 생산으로 어려운 농가를 돕자고 팔을 걷어붙이신다. 부부가 트럭에 싣고 온 마늘 역시 동이 났다.

스님은 순례기도를 마치면 농산물 판매대에 가서 직접 판매를 돕는다. 어려운 농가를 위해 뛰시는 것이다. 스님께서는 기도와 참회를 통한 번뇌의 소멸도 중요하지만, 자비를 베푸는 선행이 더욱 중요하다고 하시며 몸소 행동으로 보여 주신다.

실천에 있어서는 때와 장소를 불문한다. 시급한 농촌 현안 중 하나가 우리나라 총각에게 시집온 외국 여성들이라고 말씀 드리자 순례기도회원들과 인연 맺기를 주선해 먼 타향살이에 조금이라도 위안이 될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만드셨다.

혜자 스님의 특징은 한마디로 자상함에 있다. 큰스님이라 접근하기가 어려울 것으로 생각했으나, 자주 뵐수록 모두를 헤아려 보듬어 주시는 너그러움과 따사로움에 누구나 스스럼없이 가까이 모시고 싶은 분이다.

소통을 잘 하신다는 얘기다. “5000명 이상 되는 순례객을 이끌다 보면 어려움이 없느냐”고 물으면 그분들의 얘기를 다 들어보면 해답이 나온다는 것이다. 무엇을 해야 할지 무엇이 잘못됐는지, 어디로 가야 하는지 방향이 나온다는 것이다. 스님의 사상과 지향점을 잘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지금 하시는 일이 아주 많다. 지진해일 등 자연재해에 피해 본 스리랑카 난민과 어린이를 위해 복지타운 건설하기, 동전을 모아 북한 어린이에게 우유 보내기, 국군장병들에게 간식거리 제공하기, 네팔 어린이를 위해 초등학교 건립하고 룸비니 동산 탑 조성하기, 캄보디아와 불교 교류 활성화 사업, 순례 사찰 지역 효행상 수여, 환경보호, 인도·중국에서 자매결연 추진하기 등 108가지도 넘을 듯하다.

스님의 은사 스님인 청담 스님께서 “미래의 불교는 산중에서 거리로, 도시에서 농촌으로, 한국에서 세계로 나가야 한다”는 말씀을 철저히 실행하고 계신다.

주위에서는 이벤트에 치중한다는 염려도 있다. 그러나 지금은 진리를 구하는 데 중점을 두는 것보다 실천이 더 중요할 때다. 지금은 불교의 포교와 대중화를 위해서는 보다 쉽게 접근할 수 있는 방안을 제시하고, 실천하는 스님이 필요할 때다.

재미있는 것은 순례 행사를 지난 3년간 매월 2~3차례 실시했지만 비나 눈 때문에 행사에 지장 받은 적이 없다는 것이다. 비가 오다가도 행사가 시작되면 그치고, 버스에 오르면 비가 내리는 식으로 날씨에 관해선 복 받은 행사다. 우리 고향 농촌에 꿈과 희망을 가꾸어 주는 사절단에 가끔 신기하게도 무지개가 뜨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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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