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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대 샤먼의 신비로운 술법, 근대엔 과학의 영역으로

최면(催眠)은 영어로 ‘hypnosis’입니다. 어원인 ‘hypnus’는 그리스어로 ‘잠’을 뜻합니다. 예전 사람들은 최면을 수면(睡眠), 즉 잠의 일종이라고 생각했던 모양입니다. 그렇지만 최면은 잠을 자는 상태가 아닙니다. 최면은 환각이 아니라 각성(覺醒) 상태입니다. 흔히 최면을 무의식 상태라고 생각하는데 의식이 있는 상태라는 얘깁니다. 한마디로 의식과 무의식이 공존하는 상태인 거죠.

최면은 ‘트랜스(trance)’ 상태라고도 합니다. 트랜스는 몰입이란 뜻입니다. 성경에도 신과 사도들과의 소통이 트랜스 상태에서 이뤄진다는 기록이 있습니다.
최면의 역사는 인류의 역사만큼이나 오래됐습니다. 고대 샤먼(Shaman)들이 치료에 최면 상태를 이용했다는 서구의 기록이 있습니다. 그리스 로마 시대에도 최면에 관한 기록이 있다고 합니다.

최면에 대한 본격적인 연구가 이뤄진 것은 비교적 최근입니다. 근대 최면에 대한 의학·과학적 분석을 시작한 것은 의사였던 프란츠 안톤 메스머(Franz Anton Mesmer·1734~1815)가 처음인 것으로 전해집니다. 메스머가 근대 최면의 아버지로 불리기는 하지만 최면 현상에 대한 이해는 부족했다고 합니다. 그의 업적은 정신이 육체에 미치는 영향을 최초로 보여줬다는 점입니다.

최면 상태가 잠을 자는 것과 다르다는 주장을 한 것은 영국의 외과의사인 제임스 브레이드(James Braid·1795~1861)입니다. 그는 한 상태는 의식이 되나, 또 다른 상태는 의식이 안 되는 상태를 생각했습니다. 그것을 단일관념, 혹은 이중의식이라는 말로 설명했습니다. 브레이드 이후 많은 최면학자가 등장했습니다.

정신분석학의 창시자인 지크문트 프로이트(Sigmund Freud·1856~1939사진)도 최면치료를 이용한 정신분석을 시도했습니다. 프로이트는 그러나 말년에 후학들에게 최면을 하지 말도록 권합니다. 그래서 최면하는 사람들은 “프로이트가 최면을 흥하게도 하고 망하게도 했다”는 얘기를 합니다.

그가 최면을 그만두게 된 계기에 대해선 조금 설명이 갈립니다. 어떤 사람은 프로이트에게 최면치료를 받던 환자가 그를 껴안는 장면을 프로이트의 하녀가 목격해 최면을 위험한 것으로 여기게 되었다고 합니다. 미국에서 상담심리학 박사학위를 딴 설기문 마음연구소장은 “문헌에 보면 프로이트가 최면 스킬이 부족했다는 대목이 나온다”고 말합니다.

최면치료 전문의로 대한최면치료협회 회장인 변영돈 정신과 의사(서울대 의대 겸임 부교수)는 ‘프로이트의 변절’을 두 가지로 설명합니다.
“첫째는 최면이 정신분석에 비해 경제적 이득이 별로 없었기 때문이고, 둘째는 오이디푸스 콤플렉스 때문입니다. 그의 주요 학설은 "신경증이란 오이디푸스 콤플렉스가 풀리지 않아서 그렇다"는 것인데, 이는 바로 자신의 양친을 해하려는 무의식적인 소망입니다. 즉 정신분석의 부모인 최면을 해하고자 한 것이죠.”

한동안 쇠퇴의 길을 걷던 최면은 제2차 세계대전 중에 르네상스를 맞습니다. 전쟁으로 인한 병사들의 정신적 충격을 치료함에 있어 최면이 좋은 효과를 보였기 때문입니다.과학적 발전도 있었습니다. 최면은 최면을 거는 사람이 걸리는 사람에게 어떤 힘을 전달해 줌으로써 생긴다는 생각에 근본적인 변화가 온 것입니다.

최면을 거는 사람의 힘이 아니라 걸리는 사람의 타고난 최면감수성에 따라 걸리고 안 걸리고가 결정된다는 겁니다.최면은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제대로 꽃을 피웠습니다. 미국 의학협회(American Medical Association)는 최면을 1958년에 합법적인 치료방법으로 인정했습니다. 3년 뒤엔 미국 심리학회(American Psychiatric Association)에서 인정했습니다. 지금은 미국의 주요 의대와 치대의 약 3분의 1, 대부분의 심리학과에서 최면을 정식교과목으로 채택하고 있다고 합니다.

한국은 1987년에 최면을 정식 치료법으로 인정했습니다. 이런 사실은 아직까지 제대로 알려져 있지 않습니다. 20년이 지났지만 최면치료라 하면 아직도 신비롭거나 ‘최신’ 치료법쯤으로 여겨지는 것 같습니다.최근에는 다양한 분야에서 최면을 활용하고 있습니다. 치료뿐만 아니라 경찰 수사, 심리 상담 등 영역을 계속 넓혀 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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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