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Load Image preLoad Image
검색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주요 기사 바로가기
다른 기사, 광고영역 바로가기
중앙일보 사이트맵 바로가기

대인기피증 틱장애 50대, 네 차례 치료 받고 머리 흔들림 멈춰

변영돈(53·변영돈 신경정신과 의원) 원장은 신경정신과 전문의다. 그는 최면 치료 효과에 대한 믿음이 있다. 1987년 대한최면치료학회를 설립한 그는 지금도 이 학회를 이끌고 있다. 80여 명의 의사가 회원이다.“최면은 각종 질환을 치료하는 데 유용한 도구”라는 게 변 원장의 지론이다. 자기 전공 분야가 있는 의사들이 최면을 활용하면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다고 믿는다. 최면 치료를 “무의식 세계를 탐구, 건강에 이상을 불러온 근원을 찾은 뒤 최면 유도자의 암시를 통해 질병을 치료하는 것”이라고 정의했다.

“무의식 속에서 질병 원인 찾아”
최면 치료가 쓰이는 분야는 다양하다. 금연이나 비만 등 생활 습관을 바꾸는 것에서부터 신체적·정신적 질환 치료까지.스트레스와 콤플렉스로 인한 신체적 이상장애는 주변에서 종종 볼 수 있다.지난달 11일 50대 후반의 남성 A씨가 변 원장을 찾아왔다. 그는 남의 시선을 똑바로 바라보지 못했다. 머리를 자꾸 흔들고 입술을 씰룩대기도 했다. 이 모든 증상은 어려서 천연두를 앓았던 콤플렉스 때문에 생긴 것이었다. 2년 전부터 약물 치료를 받았지만 낫질 않았다.

최근 모 방송 프로그램의 실험 참가자 뽑기 이벤트에 응모해 최면 치료 대상자로 선정됐다. 변 원장은 최면 상태에서 그에게 두려운 상황을 떠올리게 한 뒤 “괜찮습니다, 편안합니다”라고 암시를 줬다. 두려움을 중화시켰다. 6월 초까지 네 차례 치료를 받은 뒤 A씨의 머리 흔들림이 멈췄다. 다른 사람의 시선도 피하지 않게 됐다. 완치까지 20일이 걸렸다.

분당 서울대 병원 윤인영 교수(신경정신과)도 최면 치료를 한다. 윤 교수는 전환장애를 앓는 40대 중반 남성을 최근 최면요법으로 치료했다. 전환장애는 분노로 인해 심신의 연결이 일시적으로 단절되는 것이다. 이 환자는 6년 동안 말도 못하고 걷지도 못했다. 집안에 우환이 겹친 것이 원인이었다. 치료3주만에 말을 했고 걷기까지는 3개월이 걸렸다고 윤 교수는 소개했다. 그는 “전환장애나 기억상실증 등은 최면이 아니면 고치기 어렵다. 최면은 효과가 있는 정신과 치료방법 중 하나”라고 말했다. 하지만 국내에는 임상치료를 할 수 있는 의사가 많지 않다고 했다. 최면은 불안감, 불면증, 우울증, 공포장애, 강박증 등 정신질환 치료에 자주 쓰인다.

비행기 탑승 공포증을 앓고 있는 40대 중반 사업가. 어느 날 자신이 탄 비행기가 싱가포르 상공에서 난기류를 만나 죽을 뻔할 정도로 놀란 뒤부터 비행기 타는 게 공포가 됐다. 하지만 해외 출장이 잦은 비즈니스맨이라서 이겨내야 하는 처지다. 그도 최면 치료에 의지하고 있다.

ARS,인터넷 이용한 최면치료도
최면 치료는 수술 환자의 긴장을 이완시키는 데도 활용된다. 피부가 가려운 아토피 환자의 고통을 줄여줄 수 있는지에 대한 연구도 진행 중이다.운동선수들의 집중력 향상에도 쓰인다. 운동선수들에게는 ‘수행 불안(Performance Anxiety)’이라는 게 있다. 티샷이나 퍼팅 등에서 고도의 정밀성을 요구하는 골퍼들에게서 자주 나타나는 증상이다. 퍼팅을 하려는 도중에 심장이 터질 것같이 뛰는 바람에 실수를 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섬세한 기교를 필요로 하는 바이올린 등 악기 연주자도 비슷하다.

‘시험 불안(Test Anxiety)’ 증상을 호소하는 수험생들에게도 최면 치료는 유용하다.
우리나라가 세계 최초로 개발한 최면 치료 기법도 있다. 1996년 ARS(자동응답전화) 최면 치료와 2002년 ‘인터넷을 이용한 최면 금연, 비만 치료(www.choimyun.co.kr) 프로그램’이 그것이다. 의지만 있으면 전화나 인터넷으로도 최면 치료가 가능하다. 이를 대인공포, 시험 불안, 불면증 치료에 적용해 본 것이다. 개발자인 변영돈 원장이 실제 효과를 입증해 국제최면학회지에 발표했다.

흔히 귀신에 씌었다고 하는’빙의(憑依)현상’도 최면 치료 대상이다. 20대 중반의 일본 여성 B씨는 조울증 진단을 받고 약물 치료를 받았지만 차도가 없었다. 지난 4월께 최면 치료를 받으러 한국에 왔다. 최면 상태에서 그녀는 “내 몸 안에 귀신이 여럿 있고 몸에는 남녀 귀신이 항상 붙어 산다. 무서워서 잠도 못 잔다. 자살도 생각했다”고 고통을 털어놨다. 어떤 귀신이 보이느냐고 묻자 B씨는 지팡이를 짚은 할아버지 귀신, 외계인, 저승사자를 그림으로 그렸다. 그녀는 1주일에 세 차례씩 집중 최면 치료를 받았고 2개월여 만에 치유가 됐다.

변 원장은 “귀신이 보이거나 느껴지는 것은 무의식이 귀신의 존재를 필요로 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최면, 효과 두고 논란도
최면이 만병통치약은 아니다. 국내 심리학자, 정신분석학자들은 최면의 효과를 인정하지 않는다. 과학적으로 입증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정신과 전문의이자 소설가인 이나미 박사는 “빨리 증상을 교정하는 데 집착하면 오히려 치유되지 않고 증상이 이동할 수 있다. 개인적으로 최면의 치료 효과를 신뢰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고대안암병원 정신과 이헌정 교수는 “환자에 따라 도움이 될 수 있겠지만 일반적인 치료법은 아니다”고 말했다.

지나친 상업주의도 경계 대상이다. 인터넷 포털 사이트에 나오는 최면 관련 사설단체 게시판에는 빙의와 전생 치료 경험을 담은 글들이 수십 건씩 올라와 있다. 광고 같은 내용들이다.변 원장은 “최면 치료 기관을 찾는 환자들은 대부분 이 병원 저 병원을 다 거친 후 마지막에 온다. 그들의 절박한 상황을 이용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구독신청

AD
온라인 구독신청 지면 구독신청

중앙일보 핫 클릭

PHOTO & VIDEO

shpping&life

뉴스레터 보기

김민석의 Mr. 밀리터리 군사안보연구소

군사안보연구소는 중앙일보의 군사안보분야 전문 연구기관입니다.
군사안보연구소는 2016년 10월 1일 중앙일보 홈페이지 조인스(https://news.joins.com)에 문을 연 ‘김민석의 Mr. 밀리터리’(https://news.joins.com/mm)를 운영하며 디지털 환경에 특화된 군사ㆍ안보ㆍ무기에 관한 콘텐트를 만들고 있습니다.

연구소 사람들
김민석 소장 : kimseok@joongang.co.kr (02-751-5511)
국방연구원 전력발전연구부ㆍ군비통제센터를 거쳐 1994년 중앙일보에 입사한 국내 첫 군사전문기자다. 국방부를 출입한 뒤 최장수 국방부 대변인(2010~2016년)으로 활동했다. 현재는 군사안보전문기자 겸 논설위원으로 한반도 군사와 안보문제를 깊게 파헤치는 글을 쓰고 있다.

박용한 연구위원 : park.yonghan@joongang.co.kr (02-751-5516)
‘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