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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북이 달린다’ 흥행대박, 이문식은 배 아프다



이문식이 땅을 칠 일이 생겼다.

영화 '거북이 달린다'(씨네2000)의 출연 요청을 거절한 내막 때문이다.

이문식은 2005년 '거북이 달린다'의 섭외 1순위 배우였다. '마파도'(05)가 예상 외의 홈런을 친 직후였다. 당시엔 '거북이 달린다' 대신 원제 '화이팅 조형사'로 통했던 때다.

񟳨'(02)로 연출 데뷔한 이연우 감독은 내부 모니터링 결과 이문식이 충청도 형사 조필성에 가장 흡사하다고 판단, 그에게 가장 먼저 시나리오를 건넸다. 당시 이문식의 매니저는 책을 본 뒤 출연을 설득했지만, 이문식의 마음은 다른 곳에 가 있었다. 바로 같은 형사물인 '공필두'(06). '형사 공필두'에서 제목이 바뀐 이 영화는 설경구 주연 '용서는 없다'를 연출하고 있는 김형준 감독이 제작한 영화다.

이문식이 '공필두'를 선택하자 '화이팅 조형사'를 준비한 신생 영화사 천지인 측은 망연자실했고, 탈주범 송기태 역으로 물망에 오른 고수의 출연도 없던 일이 돼버렸다. 모든 게 헝클어진 것.

그러나 운명의 장난인지 '공필두'는 흥행에 참패했고, '화이팅 조형사'는 그로부터 4년 더 숙성(?)된 후 제목을 바꾸고 김윤석이라는 빅카드를 기용해 개봉 첫주 박스오피스 1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20일엔 세자릿수 관객 돌파도 가능할 전망이다. 이문식 입장에선 이래저래 배가 아플 수밖에 없는 상황.


한 충무로 관계자는 "김선아(세븐데이즈)·이정재(파리의 연인)·송윤아(대장금) 등 유독 흥행작을 피해가는 배우들이 있지만 모든 작품은 자기 짝이 있는 법"이라며 "'거북이 달린다'에 이문식이 출연했더라도 지금 상황과 달라졌을지 모른다"며 선을 그었다.

김윤석-정경호 주연 '거북이 달린다'는 2003년 시나리오가 완성돼 무려 6년 만에 빛을 본 '대기만성형' 영화다.

김범석 기자 [kbs@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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