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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문정국 그리고 쇄신론으로 어수선한데 … MB의 장고 왜?

이명박 대통령은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이후 극심한 정치적 혼란상에 직면해 있다. 이 대통령의 최근 심기를 놓고 청와대에선 극과 극의 두 가지 분석이 나온다. 이 대통령이 전보다 더 날카로워졌다는 쪽과, 반대로 이전보다 훨씬 부드러워졌다고 주장하는 쪽이다.


최근 수석회의에서 한 수석비서관이 자신이 준비 중인 행사를 장황하게 설명하자 이 대통령은 “수석이란 사람이 밑에 있는 사람들이 써 준 보고서나 줄줄 읽고 말이야…”라고 쏘아붙였다. 얼마 전 4대 강 살리기 사업 보고대회에서 이 대통령은 “홍보 동영상 속의 강들이 강처럼 보이지 않는다”고 관계자들에게 불만을 표시했다. 9일 국무회의에선 4대 강 살리기 홍보를 제대로 못한 장관들을 향해 “몸을 던져 최선을 다하지 않는다”라고 쓴소리를 했다. 이 대통령이 날카롭고 예민해졌다고 느끼는 사람들이 드는 대표적 사례다. 이를 인적 쇄신의 예고편으로 여기는 시각들까지 청와대에는 등장했다.

그러나 이 대통령을 오랫동안 보좌해온 측근들이나 지인들의 말은 다르다. “취임 이후 너무나 많은 일들을 겪어 왔기 때문인지 이 대통령이 더 많이 참고, 성격도 둥글둥글해졌다”는 것이다. 4대 강 살리기와 관련해 옛날 같으면 불호령이 떨어졌을 법한 일에도 이 대통령이 조용조용 꾸짖거나, 아예 꾹 눌러 참는 일이 잦다고 한다. 한 핵심 참모는 “이 대통령이 자기 스스로 중심을 잡으려 애를 쓰고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최고 권부 내의 서로 다른 ‘MB 읽기’는 노 전 대통령 서거 이후 번지는 이념대립과 여당 발 쇄신론의 혼돈 속에서 참모들조차 이 대통령의 심기를 파악하기 쉽지 않다는 얘기다. 이 대통령의 본심은 뭘까.


최근 이 대통령과 만났던 한 지인은 “이 대통령이 경제회복 시기에 빚어진 정치적 혼란에 대해 안타까움을 표시하더라”고 전했다. 이 대통령이 “글로벌 경제가 조금이나마 회복되는 이 국면에서 우리 경제가 빠르게 회복하고 도약해야 하는데 정치적인 대립이 발목을 잡아 안타깝다”고 말했다는 것이다.

청와대 관계자에 따르면 이 대통령은 4대 강 살리기 사업과 관련해 “일자리 창출효과는 물론 강 주변에 문화시설과 자전거 길이 개발되는 등 국민에게 획기적으로 도움이 되는 사업임에도, 일부 국민은 이런 일엔 관심이 없고 정치적 이슈에만 매몰돼 있다”는 취지로 말했다고 한다. 노 전 대통령 서거 이후의 혼란을 이 대통령은 ‘소모적인 정치적 논란’으로 바라보고 있다는 얘기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다수 국민의 관심사인 경제와 안보 문제에 대해 뚜벅뚜벅 할 일을 계속해 나가겠다는 게 이 대통령의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과 청와대의 이런 인식에 대해 한나라당은 불만이 많다. 쇄신파 사이에선 “노 전 대통령 서거 이후 벌어진 일들을 단순히 정치적 논란으로만 봐선 안 되며 청와대 인식이 너무 한가롭다” “국민의 마음을 다독일 최소한의 조치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온다.

실제 이 대통령도 “청와대가 쇄신 요구를 완전히 거부한다”거나 “민심과 별개로 마이웨이로만 가려 한다”는 비판에 대해선 상당한 부담감을 느끼고 있다는 전언이다. 실제 본인 스스로도 인적 쇄신의 가능성은 크게 열어놓고 있다는 게 핵심 참모들의 얘기다.

다만 노 전 대통령 서거에 대한 현 정부 책임론 때문에, 또는 서거 이후 정국 주도권 다툼을 위한 정치권의 주장에 밀려 억지로 쇄신하는 모양새가 돼선 안 된다는 것뿐이다. 따라서 일단 청와대는 스스로가 정한 스케줄에 따라 민심 수습과 인적 쇄신 프로그램을 진행시킬 가능성이 크다. 그래서 12일께 박연차 전 태광실업 회장 수사가 마무리되고, 북한 문제가 16일 한·미 정상회담을 통해 가닥을 잡고, 한나라당 내부 쇄신이 마무리된 뒤인 7월에는 청와대와 정부의 쇄신이 시작되리라는 전망이 나온다.

이에 따라 청와대 인사라인은 ‘최소한 중폭 이상’의 청와대·정부 개편을 염두에 두고 인사검증 작업을 본격화하고 있다. 일단 칼을 댄다면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의미 있는 개편이 이뤄져야 한다는 의견이 이 대통령 주변의 다수 여론인 때문이다. 평소 사람을 잘 바꾸지 않기로 소문난 이 대통령이지만 지난해 6월 촛불시위 국면에선 청와대 수석 전원을 바꾼 전력도 있다.

이 대통령이 평소 부정적 의견을 피력해 오긴 했지만 이번엔 현역 의원들의 입각 규모가 커질 수밖에 없다는 전망도 나온다. 여권 전체의 결속력을 키우고 인물난을 해소하기 위해선 이런 방향으로의 개편이 불가피하다는 보고서가 이 대통령의 책상에 쌓이고 있다고 한다.

서승욱·남궁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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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