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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권, 철거민 단체, 안티 MB 카페 … ‘이념’으로 물든 광장

6·10 항쟁 22주년인 10일 서울광장에서 2만2000명(경찰 추산)이 모인 가운데 ‘6·10 범국민대회’가 열렸다. 경찰과 서울시는 서울광장 사용을 불허했지만 민주당과 시민단체가 주축이 된 주최 측은 행사를 강행했다. 이 과정에서 주최 측과 경찰의 충돌이 이어졌다. 대회가 열린 후에는 일부 참가자가 도로를 점거한 채 경찰과 대치하기도 했다.

6·10 민주항쟁 22주년을 맞아 10일 오후 서울광장에서 집회가 열렸다. 이날 집회에는 민주당 의원 등 2만2000여 명(경찰 추산)이 참가했다. [김상선 기자]

주최 측과 경찰의 산발적 충돌은 이날 새벽부터 시작됐다. 전날 민주당이 서울광장에서 천막농성에 돌입한 뒤 이날 새벽 진보신당과 민주노동당이 각각 천막농성에 합류했다. 용산 철거민단체, 안티 이명박 카페, 진보연대 등의 단체도 천막을 쳤다. 민주당은 이날 오전 서울광장에서 정세균 대표 등 4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대책회의를 열고 서울광장 사수 방침을 밝혔다.

주최 측과 경찰의 마찰이 본격화된 것은 오전 8시쯤. 주최 측이 무대 시설을 실은 1t짜리 트럭 8대의 서울광장 진입을 시도하면서다. 경찰은 전·의경을 동원, 차량의 진입을 막았고 이 중 한 대를 견인 조치했다. 경찰과 주최 측이 몸싸움을 벌이는 과정에서 민주노동당 이정희 의원이 구급차에 실려 나갔다. 강기갑 민주노동당 대표도 부상을 입었다고 주최 측은 주장했다. 민주당 강기정 의원은 몸싸움 과정에서 경찰에 체포됐으나 의원 신분을 밝히고 풀려나기도 했다.

오후 6시가 되자 민주당 의원들이 앞장서 무대 시설을 실은 차량을 포위하고 있던 경찰을 밀어냈다. 이 장면을 찍던 KBS 카메라 기자는 참가자들에 의해 계란 세례를 당했다. 무대 차량이 확보된 후 민주당 등 각 단체는 천막을 접고 행사를 준비했다.

오후 7시15분 행사가 시작됐다. 경찰은 기동복 차림이 아닌 일반 근무복 차림의 의경들을 동원해 서울광장을 둘러쌌다. 하지만 일부 참가자가 덕수궁 대한문 앞 태평로 양 방향 전 차로를 점거하고 나섰다. 이들이 세종로 네거리로 진출을 시도하는 과정에서 남대문서 교통과장이 시위대에게 폭행을 당하기도 했다. 프레스센터 앞 도로에 차벽을 설치한 경찰은 방송차를 통해 “여러분과 충돌할 생각이 없으니 광장으로 올라가라”며 시위대를 설득했다.

그러나 6000여 명으로 불어난 시위대는 “청와대로 가자”는 구호를 연호하며 프레스센터 앞 도로에서 경찰과 대치를 이어갔다. 오후 9시30분쯤 경찰 병력이 덕수궁 대한문 쪽으로 접근하자 일부 시위대가 물병과 달걀을 던졌다. 경찰도 이들을 향해 색소총을 발사했다. 시위자 한 명이 실신해 쓰러졌고, 경찰 한 명은 시위대에 둘러싸여 구타를 당했다. 10분 후 경찰 6개 중대가 시위대를 시청역 3번 출구까지 밀어냈다. 경찰에게 폭력을 휘두른 4명도 검거했다. 경찰은 대회가 끝난 뒤인 오후 11시10분쯤 도로에 있던 시위대를 해산시켰다.

앞서 이날 오전 국가인권위원회는 ‘서울광장에서 범국민대회를 개최할 수 있게 해 달라’며 참여연대가 낸 긴급구제 신청을 각하했다. 인권위는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민변)이 이 문제와 관련해 전날 법원에 집회 금지 통보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낸 것을 각하의 이유로 들었다. “해당 사안에 관한 법적 절차가 진행되고 있어 인권위가 중복해서 판단을 내릴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전국에서 시국행사 잇따라=6·10 항쟁 기념일인 이날 전국에서 시국 관련 행사가 잇따랐다. 6월민주항쟁계승사업회 등 시민단체들은 범국민대회에 앞서 서울 정동 성공회대성당에서 6·10 항쟁 22주년 기념식을 열었다. 이해학 사업회 대표(목사)는 개회사에서 “우리는 인권과 민주를 유린한 이명박 정부를 독재 정권이라 명칭하고 싶다”고 말했다. 참석자들은 ‘국민들께 드리는 글’을 통해 ▶정치 보복에 대한 사죄와 책임자 처벌 ▶치안 통치 중단과 표현의 자유 등 기본권 보장 ▶냉전적 대북 강경책 중단 등을 요구했다. 대도시를 중심으로 지방 14개 지역 39곳에서도 이날 노무현 전 대통령을 추모하고 정부를 비판하는 집회가 열렸다.

자살한 고(故) 강희남 조국통일범민족연합 초대 의장(목사)의 영결식도 이날 치러졌다.

시민사회와 학계 등의 시국선언도 계속됐다. 변호사와 법학교수들은 서울 서초동 서울변호사회관 앞에서 ‘인권과 민주주의 수호를 위한 선언’을 발표했다. 이들은 “정부 공권력의 독선과 횡포는 전직 대통령에 대한 검찰권의 오·남용에 국한되지 않고 민주주의와 인권이라는 헌정질서 자체를 위협하는 지경에 이르렀다”며 “민주주의를 후퇴시키고 국민 기본권을 침해하는 정책과 행동을 중지하라”고 촉구했다. 선언엔 박재승 전 대한변호사협회장 등 변호사 680명과 양승규 전 세종대 총장 및 법학교수 195명 등 875명이 서명했다.

정여 스님(범어사) 등 부산 지역 종교계 인사 51명도 성명서를 발표해 노 전 대통령 서거에 대한 정부의 반성과 남북 관계 정상화를 기원했다. 연세대와 한국외대·인하대·인제대·제주대 등 대학 교수들도 이날 시국선언을 발표했다.

이충형·장주영·이정봉 기자, 사진=김상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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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