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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미안 허스트 시들고 클래식 다시 뜨나

사상 유례없는 불황은 미술 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치고 있는가. 올해로 40회를 맞은 세계 최대 규모의 미술품 장터 ‘아트 바젤’(6월 10~14일)에 관심이 쏠리는 이유다. 공식 개막에 앞선 프리뷰 행사에 참석하기 위해 각국 컬렉터와 딜러, 기자 등 수천 명이 9일 오전 11시(현지시간) 스위스 바젤 시내의 대형 전시장 ‘메세 바젤’로 한꺼번에 몰려들었다.

미국 팝아티스트 앤디 워홀의 11m짜리 대작 ‘빅 리트로스펙티브 페인팅’(1979)이 7400만 달러(약 888억원)에 아트 바젤 마켓에 나왔다. [정형모 기자]
◆클래식의 귀환=‘아트 바젤 위원회’가 발간하는 소식지 ‘디 아트 뉴스페이퍼’는 이날 “다이아몬드나 금으로 만든 ‘반짝이’의 시대는 가고, 수작업의 정성스러움이 돋보이는 클래식 작품이 인기를 얻을 것”이라고 예견했다. 이 신문은 도날드 저드·알렉산더 칼더·루시오 폰타나를 비롯한 ‘아르테 포베라(‘헐벗은 미술’이란 뜻을 지닌 1960년대 전위 미술운동)’ 작가들의 작품이 대거 등장한 반면, 데미안 허스트나 무라카미 다카시 등 최근 작품값이 급등했던 작가들은 시들하다고 지적했다.

전시장 1, 2층에 부스를 낸 각국 화랑은 미술관급 수준의 작품을 내놓고 관람객을 손짓했다. 미국의 대표적인 갤러리 ‘가고시안’과 ‘리만 머핀’, 영국의 ‘화이트 큐브’와 ‘리손’, 독일의 ‘아이겐+아트’ 등에는 피카소의 초기작, 자코메티의 청동조각을 비롯해 앙리 마티스·바실리 칸딘스키·로이 리히텐슈타인 등의 작품이 그야말로 즐비했다. 미국의 팝아티스트 앤디 워홀(1928~87) 작품은 무려 31개 갤러리가 들고 나왔다.

주목받는 작가의 작품은 곧 ‘빨간 스티커’(팔렸다는 의미)가 붙거나 벽면에서 사라졌다. 영혼을 빨아들이는 듯한 공간 감각이 일품인 애니시 카푸어의 조각 ‘무제’는 67만 5000 파운드(약 13억 5000만원)에 바로 팔려버렸다. 필립 거스톤의 1977년작 ‘블루 스카이 그린 시’ 역시 220만 달러(약 26억 4000만원)에 거래됐다. 윔 델보예의 쇠를 녹슬게 처리한 조각 ‘고딕 타워’, 안소니 곰리가 식빵으로 사람의 형상을 표현한 ‘소비’, ‘말보로 담배’ 사진으로 유명한 리처드 프린스의 사진과 독일작가 네오 라우흐의 신작에도 뜨거운 관심이 쏟아졌다. 미국 ‘가고시안’ 갤러리의 닉 시무노빅 아시아 담당 디렉터는 “최근의 경제위기가 오히려 팔릴만한 작품을 시장에 나오게 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아트 뉴스페이퍼’지는 “이는 딜러들에게도 좋은 기회이며 결국 대중에게 문을 여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위성 페어의 부상=아트 바젤에는 그 위상에 못지않은 소규모 미술 시장이 곳곳에 있다. SCOPE, VOLTA, LISTE 등이 대표 아트 페어다. 아트 바젤에 들어가지 못한 작가와 화랑이 자신의 작품을 선보이는, 일종의 ‘마이너 리그’다. 하지만 그 수준이 아트 바젤에 비해 크게 떨어지지 않는다는 것이 중평이다. 파리에서 활동하는 한국작가 민정연씨의 작품 ‘4분’은 SCOPE에서 3만5000유로(약 5900만원)에 거래됐다.

이같은 위성 페어는 아트 바젤 측에서 만든 것은 아니다. 아트 바젤이 명성을 얻으면서 독립기획자들이 자신만의 새로운 컨셉과 실험정신으로 아트 바젤 주변에 행사를 기획했고, 아트 바젤은 이들과 유기적인 관계를 맺으며 ‘윈윈’하는 성과를 올리고 있는 것이다.

올해 VOLTA에 참가한 ‘원 앤 제이 갤러리’ 박원재 대표는 “아트 바젤은 전세계 최고 수준이지만 주변 위성 페어도 실험성과 참신성 면에서 우수하다”며 “10여 개에 가까운 이같은 위성 페어가 아트 바젤의 전체 콘텐트를 살찌우는 같다”고 말했다.

◆한국작가 한국작품=올 아트 바젤에 참가한 한국 갤러리는 국제 갤러리와 PKM 두 곳이다. 1층에 부스를 마련한 국제갤러리 이현숙 대표는 “올해는 베니스 비엔날레의 한국관 작가 양혜규씨를 비롯해 조덕현·신미경·이혜림씨 등 다채로운 작가들의 작품으로 전시장을 꾸몄다”고 말했다. 이불과 김상길씨의 작품으로 2층 부스를 채운 PKM 박경미 대표는 “지난해 마이애미 바젤이 최악의 행사였던 만큼 올해 미국 컬렉터들의 동향이 가장 관심거리”라고 말했다.

올해로 4회를 맞는 ‘디자인 마이애미/바젤’ 행사에는 서미갤러리가 참가했다. 서미앤투스 박필재 총괄실 이사는 “최병훈·장진·권대섭·이훈정씨 등 네 작가의 작품을 가져왔는데 첫날 거의 다 팔렸다”며 “한국 전통 세라믹과 컨템퍼러리를 조금씩 결합하며 3년간 준비한 덕분인 것 같다”고 말했다.

외국 갤러리를 통해 선보인 사진가 배병우씨의 ‘소나무’, 이불씨의 설치작품도 좋은 반응을 얻었다. 한편 이날 행사장에서는 영화배우 브래트 피트, 샤넬의 수석 디자이너 칼 라거펠트도 나타나 전시작을 살피고 다녀 눈길을 끌었다.

바젤(스위스)=정형모 기자

◆아트 바젤=1970년 10개국 90개 갤러리로 출발한 이 아트페어(미술견본시)는 이제 33개국 300개 갤러리와 17만 명의 관람객이 참관하는 세계 최대 미술시장으로 자리매김했다. 올해의 경우 각 국에서 지원한 1100여 개 화랑 중 ‘아트바젤위원회’의 심사를 통과한 300여 곳에서 2500여 작가의 작품을 들고 나왔다. 미국 화랑이 75곳으로 가장 많았고, 독일(56), 스위스(33), 영국(28), 프랑스(26), 이탈리아(22) 순이었다. 한국은 국제갤러리와 PKM 2곳이 참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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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