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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ERI Report] 비용 아껴 물가상승 부담 줄이고 정책 확장 기조는 유지를

글로벌 경기가 바닥을 다지는 듯하자 국제 원자재 가격이 급등세를 보이고 있다. 안 그래도 돈을 너무 많이 푼 게 아니냐는 판이라서 자연 물가 걱정을 하게 된다. 그렇다고 지금이 과연 물가상승 압력에 대처해야 할 때인가. 그렇다면 각국 정부가 동원해 온 경기부양과 금융 안정책들은 어찌해야 하나.

◆긴축과 확대, 그 두 가지 대응=국제 원자재 가격 등이 올라 야기되는 물가상승은 우리가 아무리 애써도 피할 수 없는 부담이다. 그러나 이런 스태그플레이션적 물가상승은 지금 같은 불황에서는 경제 전반으로 확산되기 힘들다. 원자재 가격이 오른다 해서 그 비용 상승분을 가격에 전가시키고 싶겠지만 그러기 힘들다는 얘기다. 안 그래도 불경기라고 쓰지 않고 잔뜩 움츠리고 있는데 가격마저 올린다면 누가 그걸 사서 쓰겠는가. 그건 ‘내부로의 붕괴’ 시나리오다. 공공 서비스나 독과점 품목처럼 일반 업체나 시민들이 어쩔 수 없이 사서 써야 하는 것 말고는 원자재 가격이 올랐다고 감히 물품 가격을 올릴 수 없을 것이다.


이런 때는 정부로선 (수입 확대든 관세 인하든, 진입 장벽이나 규제 철폐든) 독과점적 부문의 경쟁을 촉진시키는 것이 정공법이다. 그리고 정 급하면 지난번 유류세 환급처럼 조세부담을 줄여 소비자나 수요 업체의 부담을 줄여 주는 것도 생각해볼 수 있는 방법이다. 소비자로서는 절약할 수밖에 없고, 기업으로서는 자원을 덜 쓰거나 인건비나 고용을 억제해 비용 부담을 줄이는 것 외에 별 도리가 없다.

물가상승이 경기가 좋아져 야기되는 것이라면 얘기는 달라진다. 공급이 달릴 정도로 씀씀이가 늘어나 물가가 오르는 경우 물가 오름세가 한번 번지기 시작하면 전 분야로 확산된다. 가격을 올려도 물건이 계속 팔리기 때문이다. 총체적 물가상승이 국가 경제 전체에 끼치는 부담과 해악은 심대하다. 그래서 정부와 통화 당국이 나서야 한다.

만일 경제정책이 금융안정과 경기부양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면 그런 확장적 정책기조는 물가안정과 경기진정으로 전환되어야 한다. 정부로서는 (지난해 봄처럼) 특정 가격을 통제하려는 유혹에 빠지기 쉽지만(그게 효과가 있는 듯이 보이고, 또 그래야 당국이 민간더러 이래라 저래라 하는 맛이 있기 때문이다) 경제 전체에 골고루 영향을 미치는, 소위 거시정책 수단을 동원하는 것이 정도(正道)다. 금융통화위원회가 금리를 올린다든지, 재정지출을 억제하는 등이 전통적인 방법이다.

◆그렇다면, 지금 우리는?=지금의 물가상승 압력(과연 물가가 오르기는 오르고 있는 것인가?)이 글로벌 비용상승에 의한 것인지, 국내 경기 활황의 결과인지는 따져볼 것도 없다. 원자재 가격이 급등하고는 있지만 글로벌 경제와 우리 경제는 여전히 침체 내지 바닥으로 접근하고 있는 상황이다.

우리의 선택은 분명하다. 비용절감을 통해 글로벌 물가상승의 부담을 최소화해 가면서(수입물가 줄인다고 환율에 손을 대지 말아야 한다) 현재의 확장적 금융·재정 정책기조는 그대로 유지해야 한다. 불과 지난달까지만 해도 글로벌 디플레를 걱정했던 것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물가 운운하다가 이제 겨우 바닥으로 다가가고 있는 경기를 푹 주저앉히는 우(愚)를 범하지 말아야 한다.

김정수 경제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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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용한 연구위원 : park.yonghan@joongang.co.kr (02-751-5516)
‘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