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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가 오르자 정유·대체 에너지주 희색

증시에서 바라본 최근의 유가 상승은 ‘두 얼굴’을 갖고 있다. 경기 회복의 기대감이 실려 있어 반갑긴 하지만 오름세가 너무 급해 한편으론 걱정스럽다는 것이다. 업종별로도 희비가 엇갈리긴 마찬가지다.

유가가 오를 때 ‘표정 관리’를 하는 대표적인 업종이 정유와 석유화학이다. 특히 해외 유전·광산 개발에 나선 업체들은 직접적인 혜택을 받는다. 10일 대우인터내셔널(5.56%)·LG상사(3.21%) 등 자원개발 관련주는 일제히 강세를 보였다. 한화석화(5.50%)·코오롱(4.79%)·S-Oil(4.65%) 등 정유 및 화학주도 큰 폭으로 올랐다. 유가가 상승세를 타면 석유화학 제품을 미리 사두려는 수요가 늘면서 가격이 오른다. 또 미리 원료를 사놨다가 오른 가격에 제품을 만들어 파는 ‘시차 효과’로 거두는 이익도 만만치 않다. 하이투자증권 이희철 연구원은 “석유 관련 제품이 오름세를 타고 있어 국내 주요 업체들의 2분기 실적이 당초 예상보다 좋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보통 유가 상승은 자동차 업종에는 좋은 소식이 아니다. 소비자들의 부담이 커져 수요가 위축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현대·기아차의 경우 오히려 수혜주가 될 수도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기름을 덜 먹는 중소형차 비중이 상대적으로 커 해외 시장 점유율이 높아질 수 있을 것이란 얘기다. 한국투자증권 서성문 연구원은 “연비에서 뒤지는 미국 ‘빅3’ 업체들의 위축이 가속화되면서 현대차가 반사이익을 볼 수 있다”고 내다봤다.

풍력·태양광 등 대체에너지 관련주에도 유가 상승은 호재다. 특히 대체에너지는 화석연료에 비해 생산단가가 비싼 탓에 유가가 크게 오를수록 주목도가 높아진다. 토러스증권 김재범 연구원은 “자원개발주의 경우 유가가 배럴당 100달러가 넘어가면 오히려 상승 탄력이 줄어드는 반면, 풍력주는 100달러 이상에서 상승세가 더욱 부각되는 모습을 보였다”고 분석했다.

반면 유가 상승으로 피해를 보는 대표적인 종목은 항공·해운주다. 다만 바닥까지 내려갔던 여객·운송 수요가 최근 살아나는 조짐을 보이고 있어 유가 상승의 효과가 다소 상쇄될 것이란 분석이 많다. NH투자증권 지헌석 연구원은 “지난해처럼 유가가 단기간에 너무 큰 폭으로만 오르지 않는다면 큰 영향을 주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국제 유가가 배럴당 70달러 선까지 넘어서면서 증시 전체로는 밝은 면보다는 어두운 면이 부각되기 시작했다. 유가 상승세가 경기 회복세와 보조를 맞추지 못하고 급등세를 지속할 경우 기업과 가계의 부담을 늘리고, 무역수지를 악화시켜 경제 전반에 타격을 줄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상당수 전문가들은 ‘임계점’을 배럴당 80달러 선으로 보고 있다. 동양종합금융증권 이석진 연구원은 “유가가 60~80달러 선에서 안정됐던 2006~2007년 글로벌 주가가 지속적으로 상승한 반면 80달러를 넘어서면서 증시의 변동성이 커졌고, 100달러를 넘어서자 강력한 악재로 돌변했다”고 지적했다.

조민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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