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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됐어, 그만 둬’ 무심코 흘린 말이 큰 상처 됩니다

"중앙선데이, 디시전메이커를 위한 신문"

두상달 장로는 대학 3학년 때 한국대학생선교회(CCC)를 통해 기독교를 믿게 됐고 CCC 활동을 하던 김영숙 권사를 소개로 만나 결혼했다. 신동연 기자


성경에는 얼핏 봐서는 이해하기 힘든 말들이 나온다. 예수는 이렇게 말한다. “나는 너희에게 이르노니 형제에게 노하는 자마다 심판을 받게 되고 형제를 대하여 라가[‘속이 빈’ ‘쓸모없는’이라는 뜻]라 하는 자는 공회에 잡혀가게 되고 미련한 놈이라 하는 자는 지옥 불에 들어가게 되리라.”(마태복음 5:22)

중죄가 아니라 단지 ‘미련한 놈’이라는 말 한마디로 지옥의 형벌을 받게 되는 이유는 뭘까. 겨자씨 한 알이 새들이 쉬어가는 큰 나무가 되듯, 험한 말 한마디가 비극으로 자라날 수 있다는 경고가 아닐까.

가정 내에서도 배우자를 무시하는 말이나 욕설뿐만 아니라 “시끄러워” “그만 둬” “됐어”와 같은 무심코 흘린 말이 상대방에게 상처를 줄 수 있다. 부부싸움이나 무관심 때문에 뜨겁게 사랑해야 할 부부들이 딴 방을 쓰거나 헤어지고 있다.

20년간 2000여 회 행복 특강
가정을 행복과 성공 간의 끝없는 선순환의 보금자리로 복원하는 교육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곳이 있다. 두상달(69) 장로(이사장)와 김영숙(65) 권사(원장)가 운영하는 가정문화원이다. 가정문화원은 ‘건전한 가정문화 확산’을 목표로 1989년 설립돼 부부행복학교·결혼예비학교·신혼부부학교 등의 프로그램을 개설하고 있다. 두 장로와 김 권사는 20여 년 전부터 정부기관, 기업체, 교회에서 2000회 이상 가정 행복 특강을 했다. TV에도 자주 출연해 행복한 가정을 위한 전도사가 되고 있다.

가정문화원의 프로그램은 1976년 시작된 미국의 패밀리라이프(FamilyLife)를 한국화한 것이다. 1951년 창설된 대학생선교회(CCC)에서 파생된 가정 사역 운동이다. CCC는 196개국에 지부가 있는 전 지구적 선교단체다. 두 장로와 김 권사 부부는 패밀리라이프 창시자인 데니스 레이니와 바버라 레이니 박사에게서 직접 가정 사역 훈련을 받았다.

두 장로는 지난달 15일 가정의 날에 가족관계 증진에 기여한 공로로 대통령 표창을 받았다. 고려대(경제학 학사·석사)를 졸업한 두 장로는 (주)칠성산업과 (주)설악을 운영하는 기업인이며 국제기아대책기구 이사장으로도 일하고 있다. 김 권사는 이화여대(약학사)와 풀러신학대학원(목회학 박사)에서 공부했으며 안양교도소 교정위원과 서울가정법원 가사조정위원으로도 활동하고 있다. 저서로는 부부 공저인 『행복한 가정을 꿈꾸십니까?』와 『아침키스』가 있다. 서울 삼성동에 있는 가정문화원에서 가정 행복 전도사 부부를 만났다. 다음은 인터뷰 요지.

-두 분에게 기독교의 의미는 무엇입니까?
김 권사=“소금을 먹으면 물을 들이켜게 돼 있잖아요. 기독교는 소금입니다.”
두 장로=“둘 다 대학생 때 CCC를 통해 예수를 믿기 시작했습니다. CCC의 크고 작은 집회에 참가했습니다. EXPLO 74에서는 숙소·배식 담당 본부장 일을 맡기도 했습니다. 아내도 CCC에서 만났습니다. 먼발치로 알게 됐고 지도 목사님과 친구가 중매를 섰습니다.”

마주 보며, 사랑하며, 지지고 볶는 게 부부
-시장 개념으로 보면 가정문화원은 ‘부부 사랑 복원’ 시장에 속합니다. 『화성에서 온 남자, 금성에서 온 여자』와 같은 책도 그렇죠. 가정문화원의 차별성은 무엇입니까.

두 장로=“우리는 삶의 본 모습에서 출발합니다. ‘마사지’라는 상표를 등록했습니다. ‘마주 보며, 사랑하며, 지지고 볶기’의 약자입니다. 부부생활을 포함해 사람이 산다는 것은 지지고 볶는 것입니다.”

김 권사=“강의에서 우리가 알고 있었지만 잊어버린 것들을 기억 저편에서 끄집어내 잃어버린 사랑을 회복시킵니다.”

두 장로=“김 권사는 부부관계 회복을 주제로 학위를 받았습니다. 그래서 실제와 이론을 동시에 깔아줍니다.”

-가정 회복 운동을 시작하게 된 직접적인 계기가 있습니까.

김 권사=“옛날 세대는 시집가면 그 집 귀신이 되는 것으로 알고 살았습니다. 남편에게 말대꾸나 반항 한번 하지 않고 살았죠. 남편은 성질이 급하고 나는 느립니다. 그런 경우 느린 사람이 불리합니다. 만날 혼났죠. 10년 동안 순종하고 살았습니다. 남편이 무서웠고 애들도 아버지를 보면 숨었습니다. 12년쯤 되니까 더 이상 못 살 것 같아 ‘한번 덤벼나 보고 죽자’라는 심정으로 울면서 죽으라고 덤볐습니다. 그동안 쌓인 게 폭발한 겁니다. 남편 별명이 ‘먹고가 자고가’입니다. 누구든지 오면 환대합니다. 두어 명이 아니라 20~30명씩 데리고 옵니다. 도와주는 남편도 아니었죠.”

두 장로=“나 같은 남편 있으면 나와보라고 그래’라고 하며 큰소리치고 살았었습니다. 퇴근하면 애들이 숨었는데 우리 집에 질서가 있어서 그렇다고 생각했죠. 알고 보니 내가 무서웠기 때문이었습니다. 충격이었죠. 나는 생각도 기억도 안 났지만 내 말 한마디, 표정 하나가 아내에게 상처를 준 것이었습니다. 나는 내가 자상하고, 사랑이 넘치고, 멋있는 남편이라고 자부하고 살았습니다. 그때 처음으로 내게 문제가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됐습니다.”

김 권사=“우리는 그래서 부부 상담 세미나에 참석하게 됐습니다. 남편은 ‘우리가 멀쩡한 사람들인데 그런데 왜 가느냐’며 처음엔 반발했죠. 세미나는 여자 편을 들어주는 분위기였습니다. 거기서도 설움이 북받치면서 걷잡을 수 없는 눈물이 흘렀습니다. 여자도 한 인간으로서 정당하게 대접받고 싶은 욕구가 있고 또 그런 권리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됐습니다. 공부도 하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42세에 신학 석사를 하게 됐습니다. 공부하는 게 너무 행복하고 재미있어 밤을 새워도 힘들지 않았습니다. 결국 CCC 국제본부에서 개발한 패밀리라이프 훈련을 받게 됐습니다.”

-사랑 복원 훈련을 받아도 그때뿐이고 원래대로 돌아가는 것은 아닙니까.

김 권사=“요요 현상은 있으나 기본 원리를 습득하기 때문에 달라집니다.”

두 장로=“예컨대 부부싸움을 하더라도 기본 원리를 알면 화목이 유지가 됩니다. 우리는 부부싸움을 오히려 하라고 가르칩니다. 부부싸움이 없는 경우가 더 문제입니다. 물론 필요 없는 부부싸움을 일부러 할 이유는 없겠죠. 부부싸움도 대화입니다. 잘 싸우면 가까워집니다. 강의에서 우리는 싸우는 규칙· 원칙을 제시합니다. 피붙이 거론하지 말기, 폭력·폭언 사용하지 말기, 24시간 지난 사건은 거론하지 말기 등 25가지 규칙을 제시합니다. 배우자의 오장육부를 뒤집어놓는 일이 줄어듭니다.
‘배우자가 원하는 것은 다 해주지 못해도 싫어하는 것만은 하지 말자’는 원칙에 따르게 되면 갈등이 줄어듭니다.”

김 권사=“말을 부드럽게 하자. 서로 만지며 살자고 합니다. 부드럽게 말하는 게 제일 중요합니다. 똑같은 말이라도 말투만 조금 바꿔도 다릅니다. 말에서 힘을 빼기 위해서는 부부싸움할 때 극존대를 하는 것도 한 방법입니다. 벌거벗은 감정을 표출하지 않기 위해서는 거리감을 두는 게 중요합니다.”

마음 맞추기 전에 몸을 맞춰야
-부부에게 성생활의 비중은 어떻습니까.

두 장로=“결혼의 목표 중 하나는 하나님의 명령에 따라 생육하고 번성하는 것입니다. 결혼의 원리와 목표, 갈등의 해결, 소통의 기술뿐만 아니라 아름다운 성에 대해서도 구체적으로 배울 필요가 있습니다. 고민하는 부부의 80~90%는 성생활에 문제가 있습니다. 성경에 보면 ‘한 몸이 되라’고 했지 ‘한마음이 되라’고 하지 않았습니다. 신혼여행은 호텔, 유원지, 관광지로 가지 않습니까. 한마음이 되려면 기도원이나 수도원으로 가야겠죠. 신혼여행은 ‘몸을 맞추러’ 가는 것입니다.”

김 권사=“우선 몸이 맞아야 합니다. 마음이 맞는 것은 사실 너무 힘든 겁니다.”

-결혼예비학교의 기능은 무엇입니까.

두 장로=“망가진 다음에는 회복이 힘듭니다. 낭떠러지 밑에 구급차를 대기시켜 놓을 것이 아니라 낭떠러지에 방호벽을 쳐놔야 합니다. 운전면허증 없이 운전하면 사고 납니다. 그런데 남편과 아내는 ‘결혼 면허’ 없이 살다가 사고 내고 고통받습니다. 사람이 악해서 가정이 어려워지는 것이 아니라 모르고, 서투르고, 미숙해서 문제가 됩니다.”

-사랑은 어떻게 정의하십니까.

두 장로=“사랑이라는 것을 우리는 ‘대가를 바라지 않고 상대방의 필요를 채워주는 것’이라고 정의합니다.”

김환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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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