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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격적인 경기 회복, 기업들 신규 투자에 달렸다

국내 대표 기업인 삼성전자의 올 1분기 시설투자액은 600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2조8300억원)의 5분의 1 수준이다. 시설 보완을 위한 투자가 연간 평균 3조원 내외인 점을 고려하면 삼성전자는 현재까지 최소한의 시설 투자만 한 셈이다. 삼성전자는 그러나 올 1분기 어닝서프라이즈(깜짝 실적)를 기록했다.

기업 매출 등을 살펴보면 현재 국내 경기가 침체 국면에서 벗어나고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향후 본격적인 회복을 위해서는 투자가 관건인 것으로 나타났다. 경기가 본격적인 회복 국면에 접어들기 위해서는 매출 증가뿐 아니라 설비 투자가 늘어나는 것이 필수이기 때문이다. 본지가 현대경제연구원과 함께 지난달 20~25일 대기업과 중소기업 152곳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국내 기업들은 매출 등이 지난해 말보다 개선되고 있는데도 투자는 여전히 소극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그래픽을 누르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기업 매출이 개선 추세를 나타내고 있는 것은 지난해 말 기업 실적이 급락했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호전되고 있는 것으로 보이는 데다 ▶원화 가치 하락으로 인한 수출 증가 ▶금융시장 안정 ▶정부의 경기부양 정책이 복합적으로 작용해서라는 분석이다.

이번 조사에서 대상 기업의 절반가량(50.7%)은 자금 여력이 있다고 응답했다. 특히 대기업은 69.7%가 이같이 대답했다. 그러나 자금 여력이 있다고 답한 기업 중 올해 신규 투자를 늘리겠다고 응답한 기업은 23%에 불과했다. 올 초 기업의 신규 투자 분위기가 꽁꽁 얼어붙었던 것에 비하면 좀 나아지긴 했지만 아직도 소극적인 자세를 보이고 있는 셈이다.

국내 10대 그룹이 자본금의 10배가량을 잉여금으로 쌓아 두고 있는 것도 이와 관련이 있다. 10대 그룹(자산총액 기준) 상장계열사의 유보율(3월 말 기준)은 945.54%로 1년 전보다 60.8%포인트 상승했다. 유보율은 잉여금을 자본금으로 나눈 것으로 영업 활동 등을 통해 벌어들인 자금을 얼마나 쌓아 두고 있는지를 나타내는 지표다. 이 비율이 높다는 것은 재무 구조가 탄탄하다는 의미도 있지만 기업이 설비 투자 등을 미뤄 자금이 생산적인 부문으로 흘러가지 못하고 있다는 뜻도 된다.

본지 조사에서 자금 여력이 있음에도 적극적인 투자를 하지 않는 이유로 기업은 ‘경기 상황이 아직도 불투명해서’(67.3%)를 가장 많이 꼽았다.

전국경제인연합회의 배상근 경제본부장은 “대기업이 투자를 못 하는 이유는 아직도 자금 흐름이 불안정해 흑자도산 우려가 있기 때문”이라며 “은행권이 만기 연장과 신규 대출을 확대하고, 경기가 호전되면서 자금시장이 선순환 구조를 이루면 대기업 투자가 크게 늘고 경기가 본격적으로 살아날 것”이라고 말했다.

 김창규·문병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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