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쇄신 대신 혼란 키운 한나라당

“소리만 요란했지 결과가 보잘것없다.”

쇄신 논쟁을 두고 여권 내부에서도 나오는 우려다. 용퇴 압박을 받던 박희태 대표가 8일 “화합의 전당대회를 해야 한다. 대화합에 직(職)을 걸겠다”고 하자 당 쇄신특위 등 쇄신파들은 이를 ‘조건부 사퇴’로 받아들이며 뒤로 물러섰다. 이 때문에 잠시 논쟁을 미뤄둔 것일 뿐 사실상 아무 성과도 없다는 비판이 나오는 실정이다.

특히 ‘화합형 전당대회’가 논란이다. 풀어 쓰면 전당대회에 박근혜 전 대표가 나오거나, 적어도 박 전 대표의 용인을 받은 친박계 인사가 참여해야 한다는 얘기다. 나아가 박 전 대표 또는 친박근혜계 인사가 당 대표를 맡아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문제는 당내 다수가 실현 가능성에 고개를 갸웃한다는 점이다. 친이명박계든 친박계든 “이달 말까지 박희태 대표가 뛴다고 새삼 갈등이 봉합되겠느냐”고 반문한다. 이명박 대통령과 박 전 대표 모두 화해의 기미가 없다고 보는 사람이 많다.

절차상 문제를 거론하는 인사들도 있다. ‘화합형 전대’가 사실상 특정인을 추대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기 때문이다. 친이계 중진인 안상수 원내대표는 9일 관훈토론회에서 “전대를 열면 누구나 참여할 자격과 권한이 있으며 만약 제한을 둔다면 참정권 제한”이라고 비판했다. 특히 친박계의 반발이 거셌다. 돌고 돌아 다시 박 전 대표를 압박하는 모양새인 탓이다. 일부에선 ‘박근혜 죽이기’란 표현을 썼다. 이정현 의원은 “24만 명의 선거인단이 선출하는 당 대표를 화합형 전대 운운하면서 추대 형식으로 나가는 것은 당헌 파괴적 발상으로 이것은 쇄신이 아니라 개혁 후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렇다 보니 ‘화합형 당 대표론’의 진원지로 알려진 당 쇄신특위가 해명하는 일도 벌어졌다. 김선동 대변인은 “어제 일각에서 보도된 ‘화합형 당 대표 추대론’은 오보”라며 “당헌·당규상 1만 명이 넘는 사람들이 선거권을 가지게 되는데 이를 무시하고 추대하는 것은 당헌 위반”이라고 말했다.

수도권의 한 재선 의원은 “6월 말 이후 쇄신 압박을 재개한다지만 이미 동력을 상실했다”며 “변화를 주저주저하는 한나라당의 속성까지 감안하면 지도부 교체는 이미 어려워진 것”이라고 진단했다.

◆내우외환 쇄신위=원희룡 쇄신특위 위원장은 이날 특위 회의에서 “정치는 들판에서 길을 만들어가는 가능성의 종합예술”이라며 “성역 없이 국민의 눈높이에서 책임감 있는 방안을 도출하겠다는 특위의 초심을 다시 한번 확인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회의는 15명 중 7명이 참석한 채 시작됐다. 이정현 의원은 논의 기조에 반발, 이날 사퇴서를 냈다. 이 의원은 “국정 기조 쇄신이란 근본적인 문제를 외면하고 조기 전대를 거론하는 것은 문제”라고 말했다.

고정애·선승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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