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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칼럼] 더 이상 방치할 수 없는 미얀마 인권사태

노벨평화상 수상자인 아웅산 수치 여사에 대한 재판이 전 세계 언론에 보도됐다. 미얀마의 민주화 투쟁을 이끌어온 수치 여사는 지난달 한 미국인이 호수를 헤엄쳐 건너 그녀의 저택에 침입한 사건 때문에 군사정권에 의해 구속됐다. 가택연금 규정을 어겼다는 게 이유였다. 아시아 및 서방 국가 정상들과 유명인사들이 수치 여사에 대한 재판 중단과 13년간 지속된 가택연금의 즉각적 해제를 촉구했다. 국제사회의 여론에 힘입어 이런 희망이 실현되길 바란다.

수치 여사의 불법적 감금뿐 아니라 지난 15년 동안 미얀마에서는 수많은 인권침해 사건들이 발생했다. 인권단체인 휴먼라이츠워치, 휴먼라이츠퍼스트, 국제사면위원회 등은 수만 명의 소년병 징집과 소수 인종에 대한 공격 등 미얀마 군사정권이 저지른 반인륜적 범죄를 알려왔다. 전 유엔 인권감시관 파울로 세르히오 핀에이로는 지난해 군사정권이 미얀마 동부 지역 3000개 이상의 마을을 파괴하거나 주민들을 강제 이주시켰다는 정보를 입수했다고 보고했다. 주로 소수 인종이 집단 거주하는 지역이었다. 최소 100만 명 이상의 주민이 군인들의 공격을 피해 살던 집을 떠났다. 이는 수단 다르푸르 지역의 난민 수에 비견되는 숫자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유엔 안보리는 반인륜 및 전쟁 범죄에 해당하는 이 사건들을 체계적으로 조사하지 않았다. 결국 미국과 유럽·아시아·남아메리카·아프리카의 법률전문가 그룹이 나서 유엔이 이 문제의 심각성을 충분히 인식하고 해결하려는 의지가 있는지 여부를 판단하기 위해 하버드대 법대 국제인권클리닉에 보고서 작성을 의뢰했다. 하버드대 팀은 유엔이 지난 15년 동안 조사해온 성폭력, 강제 이주, 고문, 비사법적 살인 등 네 가지 종류의 인권침해 사안에 대해 검증했다. 유엔 문서만을 이용한 이 검증에서 하버드대 팀은 유엔이 미얀마에서 일어나고 있는 인권침해에 대해 잘 알고 있음을 발견했다.

수많은 유엔 인권 특별감시관과 유엔 총회 및 인권위원회, 여성차별근절위원회 등이 범죄 수준에 이른 미얀마의 인권침해 사례들을 지속적으로 보고했음이 드러났다. 이들은 전쟁 및 반인륜 범죄의 유무를 입증하는 데 핵심 요소인 광범위하고 체계적인 폭력의 존재를 지적해 왔다. 이번 하버드대 팀의 보고서도 미얀마에서 아무런 제지 없이 인권침해가 자행되고 있다는 점을 유엔이 잘 인식하고 있다고 했다. 유엔 전문가들은 또 미얀마에는 독립적이고 공정한 사법 시스템이 존재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지난해 사이클론 나르기스로 인한 참사와 올해 아웅산 수치 여사에 대한 불법 재판 등으로 국제사회의 관심이 미얀마로 쏠리고 있다. 이런 관심은 계속 유지돼야 한다. 앞에서 지적한 바와 같이 유엔이 미얀마에서 자행되는 인권침해의 규모와 심각성을 인식하고 있는 만큼 안보리가 이를 조사하기 위한 위원회의 발족을 승인해야 할 것이다. 유엔 안보리는 이미 유고슬라비아·르완다·수단에서 벌어진 유사한 인권침해 사례들을 처리하기 위해 조사위원회를 발족시킨 전례가 있다. 미얀마 사태는 더 이상 방치돼선 안 된다. 조사를 정당화하는 근거 자료는 이미 충분히 축적돼 있다.

페드로 니켄 미주 인권법원 소장
정리=유철종 기자, [워싱턴 포스트=본사특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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