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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 개조 프로젝트] 이번 주 참가자 서울 경복여고 2학년 김다은양

6월 중순으로 접어드는 이때. 고3 학생들은 지난 4일 치른 평가원 모의고사 성적에 따라 후반부 전략을 세우기에 여념이 없다. 고2 학생들 가운데는 벌써 내년 수능 시험까지 카운트다운에 들어간 학생도 있다. 슬슬 모의고사 성적에도 신경이 쓰이기 시작하고 서서히 긴장감이 높아진다. 만약 성적이 하향곡선을 그리고 있는 학생이라면 마음은 더욱 조급할 터. 김다은(17·경복여고2)양 역시 “갈수록 떨어지는 성적 때문에 하루하루 피가 마른다”며 답답함을 호소했다.



“정말이지 얼굴을 들 수가 없었어요. 태어나서 처음으로 ‘집에 들어가지 말까’ 하는 생각까지 했을 정도였죠.” 김다은양은 지난 5월 모의고사 성적 때문에 적잖이 마음고생을 했다. 자신 있던 언어영역 점수가 떨어진 데다 가장 공부에 힘썼던 수리영역마저 ‘최악’의 점수를 받았기 때문이다. 초·중학교 때까지 최상위권 학생이었기에 위축감은 더욱 심했다. 프로젝트팀은 “고3 수험생이 됐을 때 슬럼프를 겪을 위험이 큰 유형”이라고 설명했다. 욕심 많고 의지가 강한 만큼 일이 뜻대로 되지 않을 때 좌절하기도 쉽다는 얘기였다.

다은이는 지금 반에서 상위권 성적을 유지하고 있다. 하지만 프로젝트팀이 실시한 학습 검사에서 학습태도·진로의식·문제해결력 등의 점수는 예상 밖으로 낮았다. 프로젝트팀은 “‘지기 싫다’는 생각에 억지로 공부를 해온 것 같다”고 분석했다. 공부에 대해 ‘하기 싫다’는 부정적인 감성을 ‘해야 한다’는 이성으로 억누르고 있다는 뜻이었다. 이와 같은 상태로는 곧 한계에 다다를 수밖에 없다는 것이 프로젝트팀의 공통된 의견이었다.

진도만 나가는 학습은 도움 안 돼

다은이에게 가장 시급한 것은 공부에 대한 태도 변화. ‘학교에서 배우는 건 살아가는 데 쓸모가 없다’ ‘이 좋은 날 나는 왜 이렇게 공부하고 있어야 하나’와 같은 생각을 버려야 한다. 재미·효능감·성취감이 있을 때 공부는 즐거워진다. 대입·시험점수·석차는 공부에 몰입한 데 대한 선물 정도로 여기도록 한다.

박재원 비상공부연구소 소장은 “‘그런 생각이 안 드는 걸 어떡하냐’고 반박할지 모르지만 재미는 찾으려고 노력하는 사람에게 보이기 마련”이라고 말했다. 이어 “하기 싫다는 생각으로 공부를 하는 것과 그 속에서 즐거움을 발견하려고 하는 것 중 어느 쪽이 자신에게 유리한지 생각해 보라”고 역설했다.

프로젝트팀은 또 다은이에게 “숙제를 줄이라”고 주문했다. 현재 다은이의 하루 일과는 국어·영어·수학·과학 학원과 학교·학원 숙제 시간으로 빽빽한 상태. 스스로 복습하는 시간이 없기 때문에 배운 내용이 머릿속에서 대부분 사라질 수밖에 없다. 프로젝트팀은 “자신의 것으로 완성시키지 못하고 진도만 나가는 학습은 ‘노동’에 불과하다”고 입을 모았다.

다은이네 가족은 집 옥상에 올라 “프로젝트 참여로 가족 모두가 달라지겠다”고 공표했다. [전영기 기자]
같은 문제 풀고 또 풀어야 기초가 튼튼

하지만 다은이는 “수학 공부가 잘 되지 않아 무작정 학원 끊기가 겁난다”고 털어놓았다. 강문선 백암고 교사는 “수학은 어느 한 부분을 모르면 다 무너지는 과목”이라며 “특히 요즘은 통합형 문제가 많이 출제된다”고 말했다. 다은이는 “각각의 내용을 합치는 데 약하고 계산에서 자주 틀린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김경일 대학생 멘토는 “개념 정립을 확실히 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자신의 경우를 예로 들며 “같은 문제를 최소 네 번 풀어봐야 했기 때문에 문제집을 여러 권 풀 수 없었다”고 경험담을 들려줬다.

먼저 스스로 문제를 풀어본 뒤 강의를 들으며 되짚어 보고, 틀린 문제는 다시 한번 풀어 본다. 시간이 조금 지난 뒤 점검 차원에서 또다시 풀어보는 것도 잊어선 안 된다. 맞힌 문제라고 해서 그냥 넘어가면 다음 번에 틀릴 수도 있기 때문이다. 한 문제를 풀더라도 제대로 소화해야 한다는 얘기였다. 강 교사는 “언어영역도 방심은 금물”이라고 충고했다. 언어영역 시험은 사고(思考)의 긴장도를 유지해야 하는 과목이기 때문에 초조한 마음을 경계해야 한다. 강 교사는 “언어영역만큼은 일주일에 한 번이라도 실제 시험 시간만큼의 호흡을 살려 공부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또 모의고사에서 틀린 문제를 오답노트에 죽 적어 자신이 취약한 유형을 파악할 것도 권장했다.

객관적인 눈으로 자신의 성적 평가하길

다은이의 어머니 함란숙(41·양천구 목동)씨는 “아이가 자신의 상황에 대해 지나치게 부정적인 생각을 갖고 있는 것 같다”며 안타까워 했다. 다은이는 “내신 성적이 평균 2~3등급밖에 되지 않는다”며 의기소침했다. 강 교사는 “학교생활기록부에는 등급만 기재되는 것이 아니라 백분위와 석차도 표시된다”며 “내신 등급은 상대적이기 때문에 그것이 곧 내 실력을 의미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성적에 대한 객관적인 분석이 필요하다는 지적이었다.

프로젝트팀은 다은이가 학습 패턴을 바로잡아 공부 효율을 높이면 꿈과 목표를 탐색할 여유도 생길 것으로 예상했다. 이로 인해 의욕을 높이면 학습 효과가 높아지는 선순환을 기대할 수 있다. 상담을 마친 뒤 다은이네는 먼저 수학 학원부터 정리하기로 했다. 다은이가 혼자 힘으로 공부한 뒤 해결하지 못한 문제는 김경일 멘토의 도움을 받을 계획이다. 김씨 부부는 “앞으로 다은이에게 채찍보다 당근을 주려고 노력하겠다”며 “아이의 이야기에도 더 귀를 기울일 생각”이라고 다짐했다.

최은혜 기자

다은이네의 프로젝트 신청 이야기
누가 뭐라할까 걱정했지만 기사 보고 용기 얻었어요


프로젝트팀은 공부에 대한 부정적 생각을 없애라고 조언했다. [전영기 기자]
교육 관련 업체에 근무하는 김학규씨는 평소 신문에서 교육 관련 기사를 꼼꼼히 챙겨 본다. 지난 3월 ‘열려라 공부’ 섹션에 공부개조 프로젝트 첫 번째 기사가 실렸을 때 김씨는 바로 딸 다은양을 떠올렸다. 옆에서 지켜본 다은이는 언제나 누구 못지않게 열심히 공부하지만 그에 비해 성과는 만족스럽지 못해 속상해하곤 했기 때문이다. 김씨는 다은이에게 넌지시 프로젝트에 신청해 보라고 권했다.

하지만 다은이는 망설였다. 자신을 ‘범생이(모범생)’로 아는 선생님·친구들이 뭐라고 생각할까 두려워서다. 그동안 굳혀 온 공부 습관을 바꾸고 스스로도 변화해야 한다는 사실도 부담스러웠다. 하지만 다은이는 “성적이 떨어지니 누구라도 내 얘기 좀 들어 줬으면 하는 막막한 심정이 들었다”고 털어놓았다. 아버지 김씨도 나섰다. “네 얘기를 읽는 독자들에게도 도움을 줄 수 있는 일이다” “스스로 노력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건 부끄러운 게 아니다”며 설득했다. 지나간 공부개조 프로젝트 기사들도 모아서 보여줬다. 마침내 다은이의 마음이 움직였다. 다은이는 “무엇보다 기사에 난 아이들의 용기가 부러웠다”고 말했다.

덕분에 주인공으로 선정된 다은이는 “신청하길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며 웃음 지었다. “수학 점수를 올려야겠다는 생각에 가장 먼저 문제 푸는 양부터 늘렸거든요. 닥치는 대로 문제집을 사서 빨리 빨리 푸는 연습을 하려고 했어요. 상담을 받고서 그게 잘못된 방법이라는 걸 알았어요. 언어영역에서 오답노트를 만든다는 것도 처음 알았고요.” 다은이가 멋쩍은 듯 말했다.

어머니 함란숙씨는 프로젝트팀이 다녀간 뒤 처음으로 모의고사 성적표 보는 법을 배웠다. 표준편차·백분위의 뜻과 계산법 등을 인터넷으로 찾아본 것이다. 함씨는 “점수가 떨어지면 야단만 쳤던 걸 반성하고 있다”며 “이제는 다은이 편에 서서 함께 관심을 가지려고 한다”고 말했다. 김씨도 그동안 교육 문제에 대해서는 뒷짐만 지고 있던 자신의 모습을 되돌아보게 됐다. 그는 “프로젝트팀의 조언대로 일주일에 한 번씩 가족들이 모이는 시간을 갖기로 했다”며 “다은이뿐 아니라 남동생·엄마·아빠 모두 힘을 모아 변화해 가는 계기가 될 것 같다”고 힘주어 말했다.

최은혜 기자, 전영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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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