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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려라 공부] 책 들면 10분을 못 버텨요

서울 장충고 3학년 김득겸군의 실제 뇌파 변화가 구불구불 나타나고 있다. 디지털 뇌파 측정기로 측정했다. [황정옥 기자]
시험 때만 공부해도 반에서 중간 정도의 성적은 올린다는 김득겸(18·서울 장충고 3)군은 스스로 “집중력이 좋다”고 생각한다. 한 번 책상에 앉으면 적어도 두 시간은 자리를 뜨지 않고 책을 본다고 했다.

“제가 좋아하는 국어과목은 1시간30분 정도는 집중해 할 수 있고요. 수학같이 싫어하는 과목은 30분에서 1시간 정도요….”

그렇다면 김군의 실제 집중력 시간은 얼마나 될까.

지난 5일 서울의 한 정신과 병원에서 김군에게 문학 교과서와 수학 교과서를 10분씩 읽게 하면서 뇌파 변화를 측정했다. 뇌파를 측정하면 얼마나 집중하는지를 체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실험 결과 김군이 실제 공부에 몰입하는 시간은 채 5분을 넘기지 못했다.

문학 교과서를 보는 처음 4분30초 동안 높은 알파파와 낮은 베타파가 85% 이상을 차지했다. 알파파와 베타파가 높으면 집중하고 있다는 표시다. 이후에는 집중력이 흐트러진다는 표시의 세타파와 델타파 비율이 증가했다. 델타파가 늘어나면 다른 생각에 빠져 있거나 졸고 있다는 표시다.

수학 교과서를 읽게 한 뒤 뇌파는 또 변화했다. 알파파와 베타파 비율은 70% 후반대로 점차 줄어들었고 13분 뒤부터 델타파 비율이 3%를 넘었다.

오지희(29·여) 심리평가·치료사는 “실험 시작 13분 후부터 졸고 있었다는 의미”라며 이번 실험으로 볼 때 김군의 집중력 시간은 10분을 넘지 못한다”고 말했다. 학생들은 스스로 집중한다고 하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못하다는 얘기다.

집중력 부족은 김군에게만 국한된 얘기가 아니다.

경기도 G고 조윤희 교사는 이 학교 2학년 학생 311명을 대상으로 연속수행검사(CPT, Continuous Performance Test)를 통해 집중력을 측정했다. 청각과 시각으로 나눠 7분씩 48개 자극을 주고, 자극이 왔을 때 컴퓨터 스페이스바를 누르게 하는 실험이었다. 자극에 제때 반응하지 못한 횟수에 따라 집중력 정도를 측정했다. 청각 자극 가운데 4개 이상, 시각 자극 가운데 3개 이상을 놓쳐 스페이스바를 누르지 못한다면 ‘집중력 부족 상태’라고 한다. 청각 검사에서는 실험에 참여한 학생 294명 중 34명(11.6%)이 4개 이상의 자극에 반응하지 못했고, 시각의 경우 298명 중 28명(9.3%)이 3개 이상의 자극에 반응하지 않았다.

그렇다면 왜 집중하지 못할까.

서울성모병원 정신과 채정호(49) 교수는 학생의 집중력 저하 이유에 대해 “한 가지 일에 집중할 수 없는 외부 자극이 많은 탓”이라고 말했다. 다른 일에 대한 관심이 차단된 상태에서 한 가지 일에 빠져들어야 집중력이 향상되고, 몰입 단계로 연결될 수 있다. 하지만 집중력을 분산시키는 외부 자극이 증가하면서 학습에 몰입할 수 있는 분위기를 방해한다.

수시로 울리는 휴대전화 문자, PC만 켜면 빠져들게 하는 메신저, 자꾸만 머물고 싶은 개인 홈피와 PC 게임 등 집중력을 분산시키는 외부 자극은 갈수록 늘어난다.

채 교수는 “집중력을 끌어올리기 위해서는 한 가지 일에 몰입하는 훈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테니스를 칠 때 공의 방향에만 몰입하고, 걸어다니면서 발의 움직임에만 집중하는 등 어떤 일을 할 때 하나의 감각에만 모든 신경을 집중시키는 방식이다. 그는 “명상을 할 때도 호흡에만 신경쓰면 몰입훈련이 된다”며 “자전거를 배우긴 어렵지만 한 번 배우고 나면 또다시 배울 필요가 없듯, 몰입도 꾸준히 훈련하면 몸에 밴다”고 말했다.

집중력 부족은 곧바로 성적 저하로 연결된다. 집중력이 좋아야 공부도 잘할 수 있다는 얘기다.

어떻게 하면 집중력을 높일까. 

최석호 기자, 사진=황정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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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