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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물연대 ‘죽창’ 시위 준비된 폭력이었다

"중앙선데이, 디시전메이커를 위한 신문"

민주노총이 주도한 화물연대 시위에서 ‘죽창’이 다시 등장했다. 평택 미군기지 이전 반대 시위(2005년 6월)와 인천 맥아더 동상 철거 시위(2005년 9월) 이후 4년 만이다. 민주노총은 이날 집회에 앞서 만장용으로 사용할 죽봉 2000여 개를 시위 참가자들에게 지급했다고 한다.

이번 죽창시위는 충격 그 자체였다. 지난 16일 토요일 밤 대전 도심은 그야말로 전쟁터를 방불케 했다. 정부 대전청사 남문광장에서 열린 전국노동자대회에 참가한 화물연대 조합원 등 6000여 명은 당초 중리동 네거리에서 대전중앙병원까지 1.6㎞만 거리 행진을 하기로 약속했다. 그러나 시위대는 약속을 깨고, 대전중앙병원에서 1.7㎞ 떨어진 대한통운까지 행진을 시도했다. 경찰이 이를 저지하자 시위대는 만장에 사용하던 죽봉과 죽창을 휘두르며 불법 가두시위를 벌였다. 바닥에 내려친 죽봉은 끝이 갈라지면서 날카로운 죽창으로 변해 있었다. 시위 현장은 집회라기보다 ‘준비된 폭력’이며 그들 스스로 내세운 명분마저 훼손한 난장판 자체였다.

그동안 시위현장에 수도 없이 나가봤지만 이번 시위는 필자가 경험한 사상 최악의 폭력집회였다. 현장지휘관인 필자는 죽봉은 강력한 살상무기가 될 수 있음을 직접 수차례 경고했다. 집시법에 정해진 절차에 따라 해산할 것을 계속 방송했음에도 시위대는 전혀 아랑곳하지 않았다. 시위대의 지휘부로 보이는 사람의 지시에 따라 마스크와 모자로 얼굴을 완전히 가린 ‘선봉대’는 일제히 만장을 뜯어내고, 이를 신호로 위력을 과시하듯 죽봉을 바닥에 두드려댔다. 대열을 정비한 이들의 손에 들린 죽봉의 길이는 4~5m에 달했다. 예전 시위현장에 등장했던 것의 두 배는 돼 보였다. 시위대는 경찰이 미처 대응할 틈도 없이 순식간에 경찰의 폴리스라인을 무너뜨리고 전·의경을 향해 죽창을 마구 휘두르고 창처럼 쑤셔댔다.

시위대가 휘두르는 죽창에 놀란 전·의경들은 후퇴하는 과정에서 혼란을 겪었다. 더구나 시위대는 길가에 세워놓은 경찰 버스를 돌·해머·쇠파이프로 무차별적으로 공격했다. 파손된 버스만 수십 대다. 일부 시위대는 버스 운전석에 앉아 있던 전·의경을 끌어내 집단 폭행했다. 보다 못한 시민들이 전·의경을 구출해 줄 정도였다.

이날 시위현장에서 20대 초반의 어린 대원이 죽창에 눈을 찔리는 불행한 일까지 벌어졌다. 시위대 측 방송차량에 치여 다친 의경도 나왔다. 경찰은 이날 104명이 부상당했고 경찰버스 99대, 진압장비 155점이 파손된 것으로 집계됐다.

그럼에도 민주노총 측은 “죽창은 추모용 만장이었다”며 “경찰이 먼저 물포를 쏘며 자극해서 어쩔 수 없이 폭력을 행사했다”고 주장했다. 사과는커녕 자신들의 불법·폭력행위를 정당화하기에 급급했다.

시위란 민주주의의 상징이며 국민의 의견을 국가에 알리는 기본적 권리다. 평화적인 집회시위는 헌법이 보장하고 있다. 경찰도 평화적인 집회시위에 대해선 다른 시민들에게 불편을 주지 않는 범위 내에서 최대한 협조하고 배려하는 등 집회 참가자의 권리를 보장하고 있다.

하지만 지난해 촛불집회 이후 분열된 국론을 통합하고 사상 초유의 경제위기 극복을 위해 모두 힘을 모아야 하는 지금, 집회를 가장한 불법·집단 폭력행위는 더 이상 국민의 지지를 얻을 수 없다. 경찰은 법과 원칙에 따라 엄정하게 대응해 나갈 것이다.

지난 3월 태국에서는 ‘아세안+3’ 행사가 폭력적인 시위로 무산돼 국가 신인도가 하락하는 등 큰 홍역을 치렀다. 이번 사태를 계기로 우리의 집회·시위 문화가 누구나 공감하고 축제처럼 어우러질 수 있는 장이 될 수 있을 만큼 한층 성숙해지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해 본다.

황덕규 1기동단장 총경 서울경찰청 기동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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